우리 아이 행동이 느려 답답해요
우리 아이 행동이 느려 답답해요
  • 칼럼니스트 박정자
  • 승인 2018.05.17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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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부모, 현명한 부모] 우리 아이 기질과 맞춤교육
까다로운 기질의 아이 부모는 인정과 거부 사이에서 갈등을 많이 하게 된다. ⓒ베이비뉴스
까다로운 기질의 아이 부모는 인정과 거부 사이에서 갈등을 많이 하게 된다. ⓒ베이비뉴스

자녀를 두신 부모님들이 모이시면 가끔 이런 말씀들이 오고 갑니다. “○○이는 참 순해요”, “○○이는 너무 예민해요”, “○○이는 행동이 느려 답답해요” 등 저마다의 행동특성과 성향에 대해 칭찬과 하소연이 오고갑니다. 이는 아이의 기질을 의미합니다.

기질(temperament)이란 한 개인의 행동 양식과 정서적 반응 유형을 의미하는 것으로 활동 수준, 사회성, 과민성과 같은 특성을 포함합니다.(Rothbart & Bate, 1998). 기질은 아이가 태어나면서 선천적으로 지니게 되는 경향성이며 성장해가면서 성격이나 인격으로 나아간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어떤 아이는 잘 먹고 잘 자고 잘 노는가 하면, 어떤 아이는 자주 울고 떼쓰며 잠을 잘 자지 못합니다. 하물며 잠에서 깰 때나 울음의 패턴에서조차 상당한 개인차를 보이는데 이러한 개인차는 기질의 차이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기질의 세 가지 유형(Thomas & Chess, 1977)

첫째, 까다로운 기질의 아이입니다. 순한 아이와 정반대형으로 수면과 일과가 불규칙적이고 새로운 상황과 사람에 대해 매우 민감하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눈을 뜨기 전부터 울기 시작하며 자주 울고 조그만 좌절에도 강한 반응을 보이며 자신의 선호가 뚜렷하고 자신이 원하는 상태가 될 때까지 끊임없이 요구합니다. 평균적으로 표본의 10%가 해당되며 가정과 학교에서 문제행동을 나타내는 경향이 높은 편입니다.

둘째, 순한 기질의 아이입니다. 일상적인 행동들이 매우 규칙적이며 혼자서도 잘 놀고 대체로 명랑하며 부모와 또래관계가 좋습니다. 잠이 쉽게 들고 새로운 음식이나 경험을 쉽게 받아들이며 낯선 사람에게도 미소를 보이며 쉽게 친해집니다. 약 40%가 이 유형에 속하며 행동상의 문제가 거의 없어 부모나 교사가 양육하기에 수월한 편입니다.

셋째, 느린 기질의 아이입니다. 비활동적이고 수동적이며 새로운 상황에 대해 움츠러드는 경향을 보입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천천히 순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온순하지만 기분은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약 15%가 이 유형에 속합니다.

이러한 기질은 유전적 특성이 강하지만 환경에 따라 변화할 수 있습니다. 특히 부모의 양육태도에 따라 그 특성이 약해지거나 변화할 수 있습니다. 부모 또한 자신의 기질을 파악해서 자녀와 조화를 이루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자녀의 기질과 부모의 양육행동이 조화가 이루어진다면(이를 ‘조화의 적합성(goodness-of-fit)’이라 합니다) 부모자녀관계가 원만해지고 자녀의 발달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

자녀의 기질이 부모의 상호작용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기질적으로 까다로운 아이를 둔 부모는 자녀를 양육하면서 많은 좌절을 경험하게 되고 일상생활이 불규칙적이고 화를 잘 내고 공격적인 아이의 특성으로 인해 부모는 양육스트레스가 높으며 갈등상황에서 통제적인 방법과 적대적이며 무관심한 양육태도를 보이게 됩니다.

◇ 자녀의 기질에 따른 부모의 맞춤교육

첫째, 까다로운 기질의 아이는 자기주장이 강하고 좋고 싫음이 분명하며 고집이 센 편이어서 부모는 인정과 거부 사이에서 갈등을 많이 하게 되고 일관적이지 못할 경우가 많습니다. 자녀가 원하는 대로 해줄 경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자칫 아이 입장에서 ‘고집을 부리면 무조건 들어주는구나’라고 생각을 하게 되면 고집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먼저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음을 표현해주고 가능한 대안을 몇 가지 제시한 후 자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기다려줘야 합니다. 자녀의 행동에 강하게 반응한다면 까다로운 기질과 상승작용을 통해 아이의 성격을 더욱 삐뚤어지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런 자녀에게는 따뜻한 목욕이나 마사지, 물놀이 활동이나 상황에 적절한 그림책 읽어주기 활동이 좋습니다.

둘째, 순한 기질의 아이는 대체로 조용히 자기 일을 잘 알아서 하기 때문에 간과되기 쉽습니다. 부모와의 트러블을 덜 일으키는 유형이지만 자칫 자녀의 요구를 너무 무시하거나 항상 부모의 말을 따르도록 강요한다면 자율성과 주도성이 발달하지 못하게 됩니다. 아무리 순한 아이라도 자기주장이 없다면 제대로 성장했다고 볼 수 없습니다. 적절히 요구를 인정해주고 관심을 가져주고 배려해주는 양육태도가 필요합니다.

셋째, 느린 기질의 아이는 수줍음이 많고 매사에 반응이 느리기 때문에 부모는 조급증을 버려야 합니다. 적응에 걸리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천천히 조금씩 시도하도록 기회를 줘야 하며 미리 다음 일과를 예측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심도 좋습니다. 느린 아이를 다그친다면 아이를 더욱 위축시키고 자신감과 자존감이 떨어지게 됩니다. 많이 기다려주고 믿어준다면 아이는 느리기는 하지만 모든 것에 무리 없이 적응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기질은 어느 기질이 좋고 나쁨이 있다기보다는 장점과 단점이 두루 존재합니다. 선천적인 자녀의 기질을 인정해주고 장점을 키워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부모의 양육태도가 필요합니다. 결국 자녀의 무궁무진한 잠재력과 가능성도 부모에게 달려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칼럼니스트 박정자는 대학에서 유아교육과 아동학을 전공했으며 현재 여러 대학에서 영유아보육 관련 과목 강의를 하고 있다. 교사 및 원장을 역임하고, 서울시 보육교사 보수교육 강의, 서울시육아종합지원센터 아이-조아 맞춤 컨설턴트 등 영유아 보육 관련 전문가로 활동해왔다. 영유아기 인성교육을 실천하기 위해 인성교육문화연구소에서 인성교육 교재개발 및 연구를 했으며 다수의 영유아교육 관련 책을 출간하는 한편 언론에 칼럼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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