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에서 소외돼 보이는 우리 아이, 실제일까?
그림 속에서 소외돼 보이는 우리 아이, 실제일까?
  • 칼럼니스트 김지인
  • 승인 2018.05.29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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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마음 속으로] 그림 속 아이의 친구관계
자신을 친구에 비해 작지만 정성스럽게 그린 점은 아이의 외현적으로 보이는 행동은 소극적이고 내향적일지라도 내면에는 주목 받고 싶은 욕구가 내재돼 있음을 반영한 것으로 본다. ⓒ베이비뉴스
자신을 친구에 비해 작지만 정성스럽게 그린 점은 아이의 외현적으로 보이는 행동은 소극적이고 내향적일지라도 내면에는 주목 받고 싶은 욕구가 내재돼 있음을 반영한 것으로 본다. ⓒ베이비뉴스

Q. 만 5세 딸아이가 2주 전부터 아파트 단지 내 미술활동반에 다니게 됐는데, 가장 즐거운 시간을 그리는 그림에서 일렬로 8명의 친구들을 그린 왼쪽 끝에 자기를 그려서 다소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의문이 드는 점은 가장자리에 있는 제 딸아이가 친구들에 비해 키는 작지만 다양한 색상으로 가장 정성스럽게 꾸민 느낌이 들더라고요. 혹시나 딸아이가 자신이 예쁘다고 생각하며 친구들이 싫어하는 행동을 하면서 무리 안에서 소외되고 있는 건 아닐까요?

A. 미술치료 현장에서도 부모님의 공통 주 호소가 단연 ‘아이의 친구 관계와 사회성’인 만큼 이에 대한 스트레스는 당사자인 아이보다 부모님의 체감 스트레스가 클 수 있습니다. 본 칼럼에서는 의뢰하신 자녀의 그림과 유아기 아동의 또래 및 친구관계에 대하여 살펴보면서 자녀를 이해하는 데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그림으로 보는 아이의 마음

먼저 기본적인 그림 해석으로 아이의 마음을 살펴본다면, 아이 자신의 그림 속 친구들 무리에서 좌측 가장자리에 그린 부분은 또래관계는 유지하고 있으나 관계 내에서 소극적이고 자신감이 낮거나 위축된 정서가 읽혀집니다. 그러나 아이가 가장 즐거운 일화를 친구들과의 놀이 시간을 표현한 점에서는 또래·친구관계 내에서 어느 정도 아이의 긍정적 역동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자신을 친구에 비해 작지만 정성스럽게 그린 점은 아이의 외현적으로 보이는 행동은 소극적이고 내향적일지라도 내면에는 주목 받고 싶은 욕구가 내재돼 있음을 반영한 것으로 봅니다. 또 다른 접근으로 여러 명의 친구를 자유롭게 노는 것이 아닌 일렬로 그린 점에서 아이의 생애 초기부터 부모로부터 제한 및 통제를 경험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단, 일렬로 구성해 노는 기차놀이, 말뚝박이 등의 놀이는 제외).

만약 실제로 아이가 일상에서 비교적 조용한 편이고 먼저 다가가서 친해지는 편은 아니지만 함께 어울리기를 원할 때가 많다면, 어머니께서 자녀가 친구에게 적절히 접촉하고 반응하는 방법을 알려 주실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 그림을 보지 않고 그림에 대한 아이의 스토리텔링과 자세한 설명 없이 의뢰인의 짧은 설명만으로는 필자가 그림을 해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음을 유의해 주세요.

다음 의뢰 아동의 해당 연령인 만 3세에서 전학령기 5·6세 아동의 또래·친구관계의 기능과 중요성에 대한 설명을 간략하게 살펴보면서 자녀를 이해하는 데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유아기 아동의 친구관계

또래는 일반적으로 동일한 연령을 지칭하며 서로의 공통 관심사인 놀이나 다양한 활동의 만남으로 관계를 형성합니다. 여기에 서로 간의 우호적 관계로써 좀 더 친밀한 유대감을 갖게 되면 또래관계에서 친구관계로 발전합니다.

만 4세 연령대 아이들은 주로 근접성으로 친구관계를 형성합니다. 예를 들어, “너도 핑크색 구두 신었네. 나도 오늘 핑크색이야”와 같이 자신의 물건이나 장난감이 동일한 경우에 친구가 되기 쉽습니다. 또는 “아까 게임에서 1등한 애가 내 친구야”와 같이 또래들 사이에서의 뛰어난 능력기술로도 친구관계가 형성됩니다. 이처럼 유아기 아이들은 특히 놀이 동료라는 느낌을 받을 때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시기에는 아이들이 자기중심적 경향이 있으므로 상대의 입장에서 친구의 생각과 요구를 알아채거나 이에 맞춰서 행동하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유아들의 놀이 과정에서 어떠한 아이를 놀이에 동참시키지 않는다고 해서 이를 고의적으로 누군가를 소외시키는 인성이 바르지 않은 아이라고 바라보는 데는 무리가 있습니다. 이러한 유아기 아동의 특징을 이해하지 못하여 유아들의 놀이 중에 자신의 자녀가 잠깐이라도 소외됐을 때, 특정 아이를 지정해 같이 놀아야지 너희들끼리 놀면 안된다는 방식으로 부모가 직접적인 중재를 한다면 함께 놀던 아이들 모두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 엄마의 역할

앞서 언급한 대로 아이들의 놀이에 어느 한 부모가 아이의 눈높이에서 이해하지 않은 채 직접적으로 아이들의 놀이 행동에 개입을 하기 보다는 먼저 유아들의 사고, 정서, 행동 특징을 이해하면서 돕는 게 좋습니다.

의뢰 아동처럼 표현이 소극적이고 내향적 성향을 가진 아이가 자발적으로 친구를 사귀기 힘들어 할 경우에 엄마는 자녀가 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낼 시간과 장소를 제공함으로써 아이가 긍정적인 친구관계를 형성하도록 도와줍니다. 예를 들어, 키즈카페와 같이 여러 아이들과 어울리고 놀이 범위가 넓거나 아이들의 행동이 빠른 곳보다는 익숙한 자녀의 집에서 소수의 친구를 초청하여 놀잇감으로 놀게 하는 방식으로 시작하여 점차 변화를 주는 게 적절합니다. .

▶TIPs!

◇ 내향성과 소심함은 동일하다?

내향성은 개인의 기질로 보며 친구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지만 한 번에 많은 에너지를 받아들이지 못해 소수의 친구들과 어울리거나 혼자서 조용히 에너지를 충전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에 비해 소심한 아이는 상대방이 먼저 나에게 다가와주기를 바라거나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관계를 형성해 가는 과정에서 사고, 감정, 태도에 취약한 점이 있습니다.

또한 소심한 아이는 걱정이 많고 부정적인 생각을 하여 또래의 눈치를 보는 경향이 있고, 비난, 두려움에 대한 염려로 인해 누군가에게 거절당할 것 같다며 접촉을 하지 않거나 실패할 것 같은 생각에 시도조차 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내향적 아이만이 아닌 외향적 아이도 소심한 성격을 지닐 수 있고, 환경과 경험이 소심한 성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 본 칼럼에서는 필자의 매 칼럼마다 기재한 의뢰내용과 연관한 ‘엄마와 함께 하는 아이의 미술·놀이 활동 Tip’은 다음 칼럼 ‘긍정적 또래관계’에서 자세히 살펴보고자 생략했습니다.

*칼럼니스트 김지인은 한양대학교에서 예술치료교육 석사 학위 취득 및 아동심리치료 박사 과정 중에 아동청소년을 비롯한 성인의 심리, 정서를 담당하는 예술치료사로 활동 중이다. 또한 한국통합예술치료개발원의 프로그램개발 연구원이며, 정신과, 학교, 상담소, 공공기관 등의 다양한 임상 현장 경험이 있으며, 인천, 경기 지역 중·고교에서 심리치료 강의를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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