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야!"
[주부아빠의 독립육아] 아빠가 아이의 베스트프렌드가 되기까지
방의 불을 끄고 조명등을 켰습니다. 초저녁잠이 많은 둘째는 이미 잠에 곯아 떨어졌습니다.
"의선아, 이제 우리 그만 잘까?" 책을 읽던 첫째는 그제야 자리에 누웠습니다.
"아빠, 재미있는 이야기해주세요?" 한창 아빠의 잠자리 이야기에 푹 빠진 아이입니다.
"응, 그래. 오늘은 또 무슨 이야기를 해줄까?
어두컴컴한 방에서 은은한 조명 불빛 하나를 배경 삼아 아빠만의 순수 창작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한 마을에 떡을 팔던 할머니가 살았어요. 근데 그 할머니는 알고 봤더니, 늑대였어요."
아이들에게 읽어주던 전래동화의 이야기들이 고루고루 섞여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나갑니다. 가끔 앞뒤 줄거리가 맞지 않기도 하지만요. 아이는 마치 진짜 이야기를 듣는 마냥 눈을 크게 뜨고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런데 할머니가 떡을 주는 척하고 동네 아이를 글쎄 '확!'이라고 말하며 양손으로 아이의 몸을 간지럽힙니다. 아이는 깜짝 놀라서 까르르, 까르르 뒤집어졌습니다."
그렇게 아빠의 잠자리 동화 시간은 끝이 나고 다시 잠을 재우기 위해서 아이 한 손을 마주 잡습니다.
"의선아, 아빠는 의선이에게 어떤 아빠야?" 이번에는 갑자기 진지 모드로 분위기를 바꾸었습니다.
"음, 아빠는 나의 제일 친한 친구죠."
"제일 친한 친구?"
"응, 아빠는 항상 나랑 같이 있어주고 항상 내 편이잖아요. 그러니까 제일 친한 친구, 1등 친구죠."
갑자기 뜨거운 무언가가 가슴속에 차오르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이에게 감동 역습을 받은 아빠는 애써 태연한 척 말했습니다.
"그렇구나. 아빠한테도 의선이는 가장 친한 친구야. 항상 내 편이고 나를 너무 좋아해 주잖아. 내 곁에 있어줘서 고마워. 의선아."
그렇게 말하고는 아이를 지그시 바라봤습니다.
한 명의 아이를 키우다 보면 정말 다양한 감정들이 생겨납니다. 투정 부리고 말을 안 들을 때는 밉기도 하지만, 이럴 때는 정말 가슴이 벅차오르고 설명할 수 없는 미묘한 감정들이 피어납니다.
세상 무엇으로도 느낄 수 없는 어떤 사랑 비스름한 감정. 이성 간의 사랑의 감정과는 조금 다른 뭔가 순수하고 순박한 느낌이 있습니다.
아빠는 돈만 잘 벌고 일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보통의 아빠에서 아이들 속으로 들어와서 아이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된 아빠. 그때는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아이들이 바라는 건 새로운 장난감 하나가 아니라 아빠와의 시간이었더라고요.
'아이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된 아빠.'
아이가 아빠를 그렇게 느낀다면 그동안의 저의 시간들은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그동안 아이들과 평생 간직할 소중한 추억도 쌓고 든든한 평생 친구 한 명을 만들었으니까요.
*칼럼니스트 노승후는 서강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STX조선, 셀트리온 등에서 주식, 외환 등을 담당했으며 지금은 일하는 아내를 대신해 5년째 두 딸을 키우며 전업 주부로 살고 있습니다. 일과 가정 모두를 경험해 본 아빠로서 강연, 방송, 칼럼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아빠, 퇴사하고 육아해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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