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부터 익혀야 말할 수 있습니다
침묵부터 익혀야 말할 수 있습니다
  • 칼럼니스트 이정수
  • 승인 2018.08.2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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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의 결혼수업] 센스 있게 말하는 법
ⓒ베이비뉴스
센스가 없는 것은 센스 자체가 없다기보다는 자존심과 계산이 많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정수

최근에 이사를 했습니다. 이사를 통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바쁜 아내와 함께할 시간이 늘었다는 것과 다섯 살 딸이 유치원 버스를 타고 통원하게 되었다는 것이지요. 하아… 근데 이 버스 통원이라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지금까지 저는 아파트 단지에 있는 어린이집을 보냈기 때문에 3분 안에 통원이 됐고 시간적 제약도 별로 없었는데, 버스 시간이 딱 정해지니까 쫓기더라고요.

게다가 우리 딸은 아침잠이 많은 편이라서 버스시간이 다 돼서 일어나고요. 하지만 이것도 4일쯤 지나니까 적응이 되었습니다. 게다가 아내가 바빠서 저 혼자 적응한 것이라 뿌듯했죠. 그런데 오늘은 이렇게 하고 있는 제가 안쓰러웠는지 우리 아내가 나가는 시간을 늦춰가면서 아침도 챙겨주고 도와줬습니다. 손이 하나 는 것이죠.

그런데 이게 편한 게 아니라 더 정신이 없더라고요. 그냥 혼자 뚝딱뚝딱 금방 끝날 일인데, 제 마음속은 이걸 해야 하나 저걸 해야 하나 우왕좌왕이었습니다. 당연하죠. 버스 통원을 위해 아침에 호흡을 맞춰본 것이 처음이니까요. 그런데 이런 제 속마음을 말하지 않고 그냥 할 수 있는 부분을 눈치껏 했습니다.

그리고 깔끔하게 통원을 마무리 한 후에 “오늘 봄보미 덕분에 아침도 먹고 좋다! 도와줘서 고마워! 사랑해!”라고 말하고, 옷걸이 한가득 오늘 스케줄에 필요한 옷들을 싹 챙겨서 지하주차장의 아내 차에 옮겨주었습니다. 우리 아내가 기분이 좋았는지 나가는 길에 인스타그램에 사랑 가득한 이야기들을 적어 놓았네요. 아주 해피엔딩이었죠.

하지만, 저 상황에서 마음속에 있었던 이야기들을 툭 꺼내 놓았으면 해피엔딩이 됐을까요? 우리는 누구나 부부끼리 센스 있게 말하는 법에 대한 바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 센스라는 것이 그냥 생기지는 않죠. 센스가 생기는 데도 단계가 있습니다.

먼저 침묵하는 방법을 익히세요. 뭔가 욱해서 한마디 하고 싶은데, 그것이 아무리 옳은 말이어도 상황과 상대에 따라서 기분 나쁠 수 있거든요. 그런데 대부분은 욱한 나머지 그 말이 기분을 어떻게 할지 판단하지 못합니다. 그러니까 일단 욱해도 침묵해보는 거죠. 그렇게 침묵하는 법을 익히고 나면 차차 '하면 안 되는 말'을 구분할 수 있게 됩니다. 어떤 말은 해도 되고 어떤 말은 안 해야 하는지 말이죠.

이 단계까지 가능하게 되었다면 이제는 마지막 단계죠. 센스 있게 말하기입니다. 하면 안 되는 말은 안 하면 되고, 하면 되는 말의 최상급을 찾는 겁니다. '굳이 이렇게까지 말해야 하나? 이렇게까지 말할 일인가?'라는 쓸데없는 고민은 이 단계의 사람이 할 일이 아닙니다.

센스 있다는 것은 상대의 기분을 좋게 하는 것인데, 상대의 기분을 좋게 하는 방법에 계산은 필요 없습니다. 그래서 센스가 없는 것은 센스 자체가 없다기보다는 자존심과 계산이 많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말로 인해 손해를 보고 있다고 생각이 든다면 침묵부터 해보세요. 침묵한다면서 삐친 것처럼 입 다물고 있으면 침묵이 아닌 거 아시죠?

*칼럼니스트 이정수는 ‘결혼은 진짜 좋은 것’이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가며 살고 있는 연예인이자 행복한 남편, 그리고 아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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