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아이는 성격이 나쁜 것일까요?
까다로운 아이는 성격이 나쁜 것일까요?
  • 칼럼니스트 윤나라
  • 승인 2018.11.12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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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심리백과] 엄마와 아이의 궁합이 맞지 않는다면

Q. 저희 아이는 예민하고 까다로운 성격입니다. 다른 집 아이들과 비교하지 않으려고 해도 뭐 하나를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어 부딪힐 때가 많습니다. 따뜻하고 자상하게 해주다가 저도 지치면 감정에 날이 서서 고함치고 혼내게 되고요. 저랑은 반대의 성격인 것 같습니다. 저는 성격이 급하고 해야 할 일은 바로바로 처리해야 직성이 풀리는데, 아이는 꼼꼼해서 그런지 사소한 것 하나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 것처럼 보이네요. 나중에 학교생활은 잘 할 수 있을지도 걱정입니다. 어떻게 하면 잘 키울 수 있을까요?

기질적으로 까다로운 아이들이 커서도 산만하고 문제행동을 많이 일으킬 것이라는 것은 오해다. ⓒ베이비뉴스
기질적으로 까다로운 아이들이 커서도 산만하고 문제행동을 많이 일으킬 것이라는 것은 오해다. ⓒ베이비뉴스

A. 엄마와 아이의 기질이 잘 맞지 않는 상황이 많이 힘드신 것 같습니다. 기질이란 개인의 성격을 생물학적인 차이로 설명할 수 있는 개념으로 태어나면서부터 발견되는 정서, 운동, 자극에 대한 반응 및 자기 통제에 대한 개인차라고 정의됩니다. 이는 주로 유전적인 것에 의해 결정되었다가 발달 과정에서 경험하는 학습에 의해 달라지기도 합니다. 따라서 질문자의 성격이 어렸을 때는 아이와 비슷했을 수도 있고, 또는 아빠의 기질을 많이 닮은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 순한 아기와 까다로운 아기

Thomas & Chess는 미국인을 대상으로 기질에 대한 연구를 하였고, 이를 통해 아기들의 기질은 순한 아기와 까다로운 아기, 느린 아기 이렇게 세 가지로 분류하였습니다. 순한 아기는 긍정적이고 행복하며 울더라도 쉽게 달랠 수 있었습니다. 약 40%의 아이들이 이 유형에 해당하였고, 이 아이들은 규칙적이고 예측이 가능하였습니다. 반대로 까다로운 아기는 새로운 환경에 부정적이고 강한 반항을 보였습니다. 또한 순한 아기와 달리 행동이나 반응이 불규칙적이였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편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느린 아기는 새로운 환경에 느리게 적응하지만 시간에 따라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는 유형으로 까다로운 아기와 비슷해 보이지만,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이 좀 더 수동적이였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까다로운 아기가 소리를 지른다면 느린 아기는 다른 쪽을 바라보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 까다로운 아기는 성격이 나쁜까요?

위의 세가지 기질을 처음 분류했을 때, 연구자들은 기질적으로 까다로운 아이들이 커서도 산만하고 문제행동을 많이 일으킬 것이라고 예상하고 추적연구를 해봤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어렸을 때 까다로운 아이로 분류됐던 아이들도 학교에 잘 적응해서 문제없이 생활하는 아이들이 많이 있었고, 반대로 순한 아이들 중에서도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들이 있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어떻게 이런 변화가 일어났는지 찾아보았더니, 바로 엄마와 아이의 기질 적합성(Goodness of fit)이 핵심이었다고 합니다. 엄마와 아이의 기질이 비슷하거나, 또는 아이가 까다롭다고 해도 인내심 많고 민감한 양육을 받는다면 이후 더 이상 까다로운 기질로 분류되지 않거나 문제행동을 보이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아이의 기질에 따라 부모의 양육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는 추가적인 내용도 보고하였습니다.

◇ 급한 엄마와 꼼꼼한 아이

소심한 아이를 부모의 성격대로 무언가 빨리빨리 하도록 하거나 새로운 상황에 대한 적응을 강요하게 된다면 아이는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환경에서 보호받지 못하게 되고 결국 더 내성적이고 많은 정서적인 문제를 표출하게 될 것입니다. 반대로 엄마가 아이의 기질을 이해하고 한템포 천천히 아이에게 발을 맞추면서 민감하고 수용적인 환경을 제공한다면 아이는 자신이 견딜 수 있을 만큼을 하면서 조금씩 자신감을 얻게 되고, 그런 것들이 모여서 사회적이고 정서적으로 안정된 성인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엄마가 아이에게 눈높이를 맞추려고 노력하는 것을 아이도 곧 알게 될 것이고, 그런 모습을 보고 아이도 한걸음 더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칼럼니스트 윤나라는 두 딸을 키우며 많은 것을 배워가는 워킹맘입니다. 사랑 넘치는 육아로 슈퍼맘, 슈퍼대디가 되고 싶지만 마음같지 않을 때가 많은 부모님들과 함께 시행착오를 겪으며 고민하고자 합니다. 한국통합예술치료개발원 교육현장개발부 선임연구원이자 국제공인행동분석가(BCBA)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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