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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방학은 언제나 두렵다?

[주부아빠의 독립육아] 긍정으로 승화시킨 아이 방학 사용법

shno1147@naver.com

올해도 어김없이 추운 겨울이 오고 어김없이 아이들의 방학도 왔다. 아이가 어린이집, 유치원 다닐 때는 방학이라는 존재가 그렇게 무섭고 두렵지는 않았다. 방학 기간이 고작 일주일 정도였으니까. 어차피 여름에는 바캉스를 한번 가야 하고 겨울에도 겨울여행 한번 떠나면 어찌어찌 되었다. 

그런데 초등학생이 되니 달라졌다. 바로 방학이 한 달로 늘어난 것이다. 여름방학 한 달, 겨울방학 한 달 그리고 봄방학 2주까지. 1년에 거의 세 달이 아이들 방학이다. 

방학을 맞이하는 아이들 입장에서는 환영할 만하겠지만, 아이들을 대하는 부모의 입장에서는 그리 환영할 만하지 못하다. 하루 삼시 세 끼 준비하는 것부터 하루 종일 아이들을 향한 집중 케어가 다시 시작되기 때문이다.

유아기 때의 집중 육아기를 거쳐서 점점 아이와 떨어지는 생활에 익숙해가던 차에 초등학생이 되니 다시 방학이라는 집중 케어의 기간이 왔다. 육아가 갈수록 편해지던 부모의 입장에서는 한 달간의 방학은 갑자기 적응이 안 된다. 한마디로 아이들의 방학이 오는 게 두려울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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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 부부의 경우는 더 심하다. 엄마들이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회사를 그만두는 이유 중 하나도 방학 때문이다. 학기 중에는 어느 정도 케어가 가능하지만 한 달간의 방학에는 한 사람의 손이 전적으로 필요해진다. 

올해 초등학교 4학년, 2학년 올라가는 두 딸은 이번 겨울방학을 역시나 나와 함께 보내고 있다. 나도 벌써 세 번의 여름방학, 세 번의 겨울방학을 같이 보내고 있다. 아이들이 학교에 등교를 한 이후로는 나만의 시간이었는데, 다시금 그 시간이 사라지게 되었다. 물론 육체적, 정신적인 부담감도 무시할 수는 없다. 아무리 사랑하는 내 자식이지만 부모의 속마음은 그렇다. 

매번 무서운 방학이 찾아오지만 사실 그 직전까지만 두렵다. 막상 부딪히고 나면 또 그 안에서 어느새 잘 적응하며 매번 즐거운 방학의 추억을 만들어냈다.

얼음축제에서 즐거운 아이
얼음축제에서 즐거운 아이 ⓒ노승후

지난 나의 경험에 따르면 여름방학이 겨울방학보다 조금 더 난이도가 높은 것 같다. 무더운 날씨 탓에 여름에는 기본적으로 사람이 지치고 쉽게 짜증이 난다. 여름 바캉스도 며칠이지, 남은 날들은 실내에서 답답하게 머물러야 했다.

시원한 실내 시설에 머무는 것도 다 비용이고 집에서는 가끔씩 에어컨을 트니 덥고 답답해하는 아이들과 지지고 볶느라 무척 힘들었다. 지난 여름방학은 한 달 동안 수영강습을 듣게 하여 그나마 시원하고 건강하게 보냈다. 

겨울방학은 봄방학까지 이어져 있어서 여름방학보다는 조금 더 길지만 나는 더 선호한다. 날씨가 추워서 야외활동을 자주 못하는 단점은 있지만 집이라는 공간에서 아이들과 차분하고 따스하게 보낼 수 있다. 

공부 측면에서도 여름보다는 겨울이 훨씬 좋다. 뇌까지 더워서 멍해지는 여름보다는 추운 겨울이 아이들 공부하기에 훨씬 좋은 계절이었다. 특히 학년이 끝나기 때문에 지난 1년간 배운 내용을 마지막으로 복습할 수 있는 시간 역시 겨울방학이다. 

그렇게 아이들과 집에서 학년 마무리 복습도 하고 책도 읽고 놀이도 하면서 겨울방학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물론 삼시 세 끼 만들어 먹이고 살림도 하면서 말이다. 그나마 아이들이 커서 스스로 할 수 있는 부분이 늘어나서 조금은 수월하다. 가끔 부리는 나의 투정과 짜증도 이제는 아이들이 이해하고 받아줄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이번에도 역시 두렵기만 했던 겨울방학이었는데, 어느덧 절반이 지났다. 방학이라 아이들은 늦잠도 실컷 자고 자유의 시간도 마음껏 즐기고 있다. 학기 중에는 비몽사몽간에 잠을 깨워서 아침을 먹이고 서둘러 학교를 보냈는데 방학의 아침 시간은 여유롭기만 하다. 눈이 떠지면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생체리듬에 맞게 느릿느릿 하루를 보낸다. 

학기 중보다 훨씬 편안해지고 여유로워진 아이들을 보니 방학이라는 게 왜 필요한지 이제야 알게 되었다. 동물들에게도 겨울잠이 필요하듯이 어린아이들에게는 아직까지 방학이라는 휴식기간이 필요해 보인다. 방학 동안 그야말로 충분한 재충전을 하고 다시 씩씩하게 새 학기를 맞을 수 있을 것 같다.

덕분에 나 역시 방학 동안 부쩍 아이들과 더 친해진 것 같다. 평소보다 더 많이 대화하고 아이들과 부대끼면서 이제는 그 시간마저도 즐기고 있다. 매번 두렵게만 느껴지는 방학이지만 막상 시작되면 또 그 안에서 새로운 추억과 즐거움을 만들어내고 있다.

나의 방학은 아니어서 그렇게 즐겁지는 않지만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매번 기다려지는 방학이고 그 추억은 부모만이 만들어줄 수 있으니까.

*칼럼니스트 노승후는 서강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STX조선, 셀트리온 등에서 주식, 외환 등을 담당했으며 지금은 일하는 아내를 대신해 5년째 두 딸을 키우며 전업 주부로 살고 있습니다. 일과 가정 모두를 경험해 본 아빠로서 강연, 방송, 칼럼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아빠, 퇴사하고 육아해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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