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약간의 불편과 부족을 경험하게 하세요
아이가 약간의 불편과 부족을 경험하게 하세요
  • 칼럼니스트 주혜영
  • 승인 2019.03.0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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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지키는 유아권리] 아이의 자아탄력성 키우기

인생에서 어려운 일을 겪거나 힘든 일이 닥쳤을 때 빨리 극복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상황에서 쉽게 헤어나오지 못하고 계속해서 스트레스를 받으며 극복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자신에게 닥친 역경이나 위험을 회복하거나, 적응하는 능력을 ‘자아탄력성’ 이라고 한다, 고무줄이 늘어났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것을 '탄력성'이라고 하듯이, 사람에게도 어려움이 닥쳤을 때 정상적인 상태로 빨리 회복하는 것을 ‘자아탄력성이 높다’라고 말한다. 

자아탄력성이 높은 사람은 어려운 일이 있을 때 그것을 긍정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극복한다. 어린 시절 학교에서 퇴학을 당했지만 커서 위대한 발명가가 되거나, 책 한 권도 못 살 만큼 가난했지만 한 나라의 위대한 대통령이 됐다는 등 유명한 위인들의 생애에도 어려움과 역경이 있었다. 그 어려움을 잘 극복해 내고, 성장하는 인간이 되었다는 것은 그 사람이 가진 자아탄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자아탄력성이 높은 아이의 특징은 안정된 정서와 자신감이다. ⓒ베이비뉴스
자아탄력성이 높은 아이의 특징은 안정된 정서와 자신감이다. ⓒ베이비뉴스

자아탄력성이 높은 유아는 어려움이 있을 때 긍정적 정서를 사용해 유연하게 대처한다.

자아탄력성이 높은 사람은 어려움을 쉽게 극복하고 오히려 자신의 역경을 배움의 기회로 삼아 앞으로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인생을 더욱 성공적으로 살 가능성이 높다. 인간은 때로 인생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배움을 얻고 더 성장하기 때문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만나는 크고 작은 어려움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겨내느냐에 따라 아이에게 배움이 될 수도 있고, 어려움으로 좌절하며 현실에 안주하게 만들 수도 있다. 자아탄력성이 높은 아이일수록 스트레스를 경험했을 때 효과적인 정서조절기제를 활용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적극적으로 대처한다. 

효과적인 정서조절기제란 문제나 어려움이 발생했을 때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부모의 싸움을 보면서 ‘부모님들이 싸우는 것은 내 탓이 아니야’, ‘부모님은 그래도 나를 사랑해’라고 생각하는 자세나, 친구가 나를 괴롭힐 때 ‘괴롭히는 아이의 행동이 잘못된 거야’, ‘나는 이 일을 이겨 나갈 수 있어’, ‘상관하지 말자’ 등 문제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 효과적인 정서조절기제라고 말 할 수 있다.

◇ 아이에게 조금 어렵고 불편하고 부족함을 경험하게 하자

아이에게 조금 불편하고 어렵고 힘든 일을 경험하게 하는 것은 예방주사와 같은 것이다. 병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약하게 만든 병원체를 우리 몸에 주사해서 인체가 그 병원체와 싸울 수 있는 면역을 길러내는 것이 예방주사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겪는 또래들과의 크고 작은 갈등, 여러 가지 좌절, 적당한 스트레스 등은 아이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겪을 어려움을 극복하는 작은 씨앗과 같다. 어려움 없이 자란 아이는 작은 문제에도 당황하거나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충분하지 않은 장난감, 함께 하기에 어려움이 있는 친구, 편안하지 않은 여행 잠자리 등 아이에게 부족함을 경험하는 환경은 아이에게 약이 된다. 아이가 원하기만 하면 사주고, 친구 문제에 조금만 어려움이 있어도 부모가 직접 나서서 해결해 주려는 등 아이에게 불편함 없는 완벽한 환경을 제공하려는 부모들이 있다.

친구에게 거부당했던 경험을 극복했을 때 아이는 다음에 비슷한 일이 생겼을 때 극복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그 극복하고 회복하는 능력이 바로 자아탄력성이다.

◇ 아이가 겪는 어려움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기

나에게 닥친 어려움에 너무 매몰되면 그것을 극복하는데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그 사람이 왜 나한테 그랬지? 나한테 왜 이런 일이 일어났지?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 너무 억울하다 등 어려움에 매몰되면 그것을 극복하는데 에너지를 쓸 수 없기 때문에, 더 많은 회복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일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대수롭지 않은 태도를 가진다는 것은 문제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긍정적인 태도는 자신이 겪는 어려움이나 문제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해결방안이나 극복할 방안을 모색할 수 있게 해준다. “다치면서 크는 거야”, “친구들끼리는 원래 싸우면서 친해지는 거야” 등 아이가 겪는 불편함에 부모가 조금 초연하게 대처해 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어떤 문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아이는 부모의 반응을 보며 그 문제를 부모와 비슷하게 인지한다. 즉 문제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모의 자세를 아이가 은연중에 학습하는 것이다.

또래 관계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부모의 태도에서 자녀는 또래 관계를 예민하게 인식하고, 청결에 예민한 부모의 아이도 그 문제에 더 예민한 경향을 보인다. “~가 때렸어”, “~가 나한테만 과자 안 줬어”, “친구들이 나만 빼고 놀았어” 등 어린이집에서 일어난 사건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모는 아이도 그 부분을 크게 생각하게 되고 더 예민하게 부모에게 호소하기 마련이다. 

부모는 아이의 감정 상태에 충분히 공감하되,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상황을 자꾸 캐묻는 등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것이 좋다. 문제를 해결하려고 동분서주하는 부모를 보며 아이 또한 이 일이 엄청 큰일이라고 느끼게 된다. “음. 그래. 화났겠구나“, ”그럴 수도 있어“, ”다 그런 거야“ 등 유연하게 대처하는 자세를 가진다면 아이도 부모의 반응으로부터 자신의 태도를 형성한다.

“왜 친구가 때렸어?”, “오늘도 그 친구가 때렸니?”, “엄마가 선생님한테 이야기해 줄게” 등 아이가 겪는 일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자꾸 캐묻고, 부모가 당장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추려는 등의 자세는 그 문제에 대한 민감도를 높이는 일밖에 되지 않는다. 부모는 그저 아이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정서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 된다.

◇ 어려움을 이겨내는 자신감이 있는 아이

자아탄력성을 이루는 근간은 어려움이 생겼을 때 부모가 문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정서적으로 지원 해 주는 것이다. 아이가 어려움을 극복했을 때 아이에게 그것을 상기시키며 격려한다면 아이에겐 자신감이 생기고, 다음에 비슷한 일을 겪어도 극복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친구 관계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아이에게 “너도 같이 때려야지, 싫다고 말해야지” 등 아이가 못한 것만 지적하고, “엄마가 그 친구의 엄마한테 이야기해서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할게”, “엄마가 그 아이한테 그러지 말라고 말했어”라는 등 문제 해결에 직접 개입하는 방법은 아이에게 극복할 기회를 빼앗고 아이의 문제를 지적하는 데에만 초점을 둔 방식이다.

부모는 그저 아이의 행동을 지지하고, 아이가 힘들어 할 때 함께 그 문제에 대해 아파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행동은 아이가 할 수 있게 두어야 한다. 이것은 부모가 직접 해결에 나서는 방식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아이 스스로 해결할 힘을 갖도록 돕는 길이다.

자아탄력성이 높은 아이의 특징은 안정된 정서와 자신감이다. 자아탄력성은 이겨내는 용기, 자신감, 자신의 삶을 통제할 수 있는 힘, 회복 능력 등이 혼합된 능력이기 때문에 부모는 아이가 문제 상황을 극복하도록 격려하며 자신감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칼럼니스트 주혜영은 단국대학교 특수교육과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어린이집에서 본인의 교육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아동인권으로 박사학위 논문을 썼으며, 어린이집 운영 이후 숲생태유아교육과 유아교수방법 등으로 전공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아동발달심리연구회 창립멤버로서 12년째 연구모임을 통해, 교육현장의 사례를 발표하고 연구회에서 공부한 것을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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