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엄마보다 아이돌이 더 좋아
난 엄마보다 아이돌이 더 좋아
  • 칼럼니스트 윤정원
  • 승인 2019.06.18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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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를 알고 하는 교육] 아이에 충분한 관심 갖기

Q. 저는 초등학교 6학년과 2학년 자매를 키우고 있습니다. 큰아이가 아이돌에 관심이 많고 좋아하는데 동생도 자연스럽게 언니의 영향을 받아 아이돌을 좋아합니다. 요즘 아이들의 대체적인 현상이려니 생각하다가도 제 말보다 아이돌이 하는 이야기를 더 믿고 따르는 것을 보면 너무 지나친 것 같고 모든 관심이 아이돌에게만 집중되어 있어서 걱정이 됩니다.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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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마음의 현상을 설명하는 심리학 용어 중에 '반동'이라는 심리 기제가 있습니다. 미워하는 친구에게 더 잘해주며 미워하는 마음에 대한 죄책감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미운 아이 떡 하나 더 준다'는 속담과 유사하죠.

아이가 부모님에게 불만이 있는데, 그것을 표현하기가 어려워 감정적인 반동 현상으로 좋아하는 아이돌에게 더욱 빠져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이에게 나타나는 행동은 심리적인 작용의 결과물일 수 있습니다. 아이의 행동에 관심을 갖고 의미를 찾으며 탐색하는 것이 아이를 이해하는데 도움 될 수 있습니다. 

◇ 보상받고 싶은 마음을 알아주어야 합니다

아이는 욕구가 충족되지 않을 때 보상받고 싶은 마음이 강해집니다. 예를 들어 친구와 놀고 싶은데 잘 안 되면 대신 다른 것을 요구하게 되는데 그것이 게임이나 음식일 수 있습니다. 그때 맛있는 것을 먹으면 보상감이 순간 충족되는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친구와 놀고 싶은 마음의 의미는 관계를 통한 만족감입니다. 결국 그것이 해결되지 않으면 보상받고자 하는 마음은 멈추기 어렵습니다. 부모에게 사랑과 관심을 받고 싶은데 충분히 충족되지 않았을 때, 그 관심을 대신할 무언가를 찾는데 아이는 자신의 정서에 접촉하는 것에 반응하고 빠져듭니다. 그러므로 아이가 무언가를 지나치게 좋아한다면 그것을 통해 보상받고자 하는 것은 아닌지 살피고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밑 빠진 항아리에 물을 채울 수 있을까요? 물을 쏟아 넣으면 항아리가 채워지는 듯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물은 모두 빠져버리게 됩니다. 항아리는 아이, 물을 채우는 것은 부모라고 비유해 봅시다. 물을 붓는 것은 보상의 의미입니다.

결국 근본적으로 항아리를 단단하게 만드는 것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아이는 이미 부모에게 관심과 사랑을 달라고 외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부모만 밑바닥 빠진 항아리에 물을 붓는 데 집중하느라 아이의 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 아이돌이 되고 싶어서일 수도 있습니다 

심리적인 보상과 유사하게 대리만족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아이돌을 유독 좋아한다면 ‘나도 돋보이고 싶고, 주목받고 싶어. 주인공이 되어 인기가 많았으면 좋겠어’라는 마음이 아이에게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은 아이돌을 좋아하면서 대리만족하곤 합니다. 

역설적으로 아이돌이나 유명인에 대해 유난히 무관심하거나 싫어하는 티를 내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이런 행동은 잘난 사람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서 비롯하거나, 사실 속으론 나도 유명해지고 싶지만 그렇게 될 수 없다는 마음이 무의식적으로 반동을 표현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아이돌이 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서, 아이돌을 좋아하면서 대리만족을 한다면 괜찮을까요. 주의 깊고 세심하게 생각해 봐야 합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건강한 대리만족이 될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바로알기 : 나는 아이돌이 왜 좋을까? 노래를 잘해서? 예뻐서?

▲관찰하기 :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과 나의 공통점 혹은 다른 점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기 : 아이돌과 나는 다른 특징이 있는 사람이구나!

▲인정하기 : 내가 아이돌이 되는 건 다양한 이유로 힘들 거 같아  

▲아이돌을 아이돌로 좋아하기 : 아이돌을 좋아하는 주체인 나를 분명히 하고 중심 잡기 

▲생활의 활력소로 아이돌을 이용하기 : 아이돌이 생활에 지나치게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 않게 균형을 맞추기

◇ 아이들의 문화에 충분히 관심을 가져 봅시다

관계를 잘 맺는다는 것은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에 관심을 갖는다는 말과도 통합니다. 아이가 아이돌을 너무 좋아한다고 평가하기보다는 아이가 좋아하는 '무엇'에 관심을 보이고, 그다음이 아이돌이라는 순서로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아이에게 너무 아이돌에 과하게 빠져드는 것은 옳지 않다고 통제하면 아이는 오히려 아이돌에 더 집착하게 되고 조절하거나 판단도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부모와 자녀가 소통하다 보면 아이가 아이돌을 좋아하는 것도 자연스럽게 지나가는 과정이 될 것입니다. 소통은 상호적이어야 하므로 아이가 좋아하는 것뿐만 아니라 부모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집안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문화를 어른들이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더욱 자신들만의 세상에 의도적으로 고립되기도 합니다. ‘요즘 아이들은 왜 그래’라기 보다는 ‘요즘 아이들은 그렇구나!’라고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변화의 흐름에 속도를 맞추려는 어른들의 노력이 필요하겠습니다. 아이들의 문화에 관심을 보이며 먼저 다가가는 것이 건강한 부모-자녀 관계 형성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 석사를 마친 후, 한양대 의과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현재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한양아동가족센터 상담연구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사람과 예술을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의 이해에 기본이 될 수 있는 정신분석적 접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오늘도 마음과 귀를 열고 듣고 담을 준비가 돼 있는 미술심리치료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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