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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0g 아이가 잘 자란 건 모유의 힘”

② ‘모유수유성공 수기공모전’ 서울특별시장상 강경아 씨

eun3n@ibabynews.com

2012 세계모유수유주간을 맞아 인구보건복지협회와 서울시,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공동주최로 지난 1일 오후 서울시 동작구 대방동 여성플라자 아트홀에서 열린 기념 연합행사에서 ‘어려운 환경에서의 모유수유 성공사례’ 공모전 우수작품으로 선정된 수기 전문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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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세계모유수유주간을 맞아 인구보건복지협회와 서울시,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공동주최로 지난 1일 오후 서울시 동작구 대방동 여성플라자 아트홀에서 열린 기념 연합행사에서 ‘어려운 환경에서의 모유수유 성공사례’공모전 서울특별시장상을 수상한 강경아 씨(사진 왼쪽에서 네번째)가 다른 수상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인구보건복지협회
2012 세계모유수유주간을 맞아 인구보건복지협회와 서울시,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공동주최로 지난 1일 오후 서울시 동작구 대방동 여성플라자 아트홀에서 열린 기념 연합행사에서 ‘어려운 환경에서의 모유수유 성공사례’공모전 서울특별시장상을 수상한 강경아 씨(사진 왼쪽에서 네번째)가 다른 수상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인구보건복지협회

 

2008년 1월 21일. 이날은 우리 아이들이 태어난 기쁘고도 슬픈 날 입니다.

 

저는 현재 40세의 주부입니다. 결혼 후 5년 만에 아이를 갖게 되었을 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더구나 쌍둥이라니,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쌍둥이들을 만날 날만을 기다리면서 충실하게 정기검진도 받으러 다니고 좋다는 음식에 태교에 좋다는 생각, 말, 행동을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정기검진을 받고 10일 정도 지난 즈음에 갑자기 맑은 이슬이 비쳐 병원에 급히 가게 되었습니다. 조산기가 있다고 해서 급히 입원을 했고, 분만실에 있는 침대위에서 버티기 전쟁을 하게 되었습니다.

 

병원에서는 24주에 태어난 미숙아를 키워낸 경험이 없다고 하면서 남편에게 다른 병원을 알아보라고 제안을 했고, 하필 제 주치의는 휴가기간이어서 주말이 지나야지만 올 수 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남편은 집과 회사를 오가며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사골곰탕을 끓여서 병원으로 가져왔고, 저는 화장실도 가지 못한 채 오직 침대에서만 모든 생활을 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오로지 32주 이상 까지만 버티려고 모든 노력을 다했습니다만, 일요일 오후에는 담당의사가 아이들이 곧 출산할 수 있기 때문에 24주의 미숙아를 돌볼 수 있는 서울시내 대형병원 NICU(신생아 집중 치료 시설)에 연락을 해보니 자리가 없다면서 최악의 경우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전해주어 저는 무척 두렵고 무서웠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주치의가 돌아오는 월요일까지는 버텨보자고 저를 독려했습니다.

 

운명의 월요일, 주치의 선생님이 이른 시각부터 저를 진찰하기 시작했고 여기 저기 알아보는 눈치였습니다. 오전 8시 30분경 갑자기 뭐가 나오는 느낌에 저는 소리를 질렀고, 어떤 처치를 해볼 겨를 없이 의사가 자궁입구를 손으로 틀어막으면서 급히 수술실로 옮겨서 8시 58분, 59분 1분 간격으로 저희 아이들은 세상으로 나왔습니다.

 

아들과 딸 이었습니다. 아들은 심장이 뛰지 않아서 심폐소생술과 약물로 호흡하게 했다고 전해 들었고, 남편과 저는 모든 것을 하늘의 뜻에만 맡기는 상황이었습니다.

 

천우신조로 분당 서울대 병원에서 두 아이를 모두 받아줄 수 있다는 연락이 와서 점심 시간대에 남편과 두 아이는 분당 서울대 병원 NICU로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그 다음날 남편이 시어머니와 시누이와 같이 아이를 보여주기 위해서 면회를 가는 시간에 병원에서 급히 전화가 왔다고 합니다. 아이가 위급하니 빨리 병원에 와달라고…. 결국 딸 아이는 갑작스런 내출혈로 세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저나 아이가 좀 안정될 때까지 병원 면회를 못하게 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이를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 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TV에서 ‘모유의 신비’라는 프로그램을 우연찮게 시청하게 되었습니다.

 

씩씩하게 자라 어느덧 다섯살이 된 승현군과 엄마 강경아 씨. ⓒ아름다운 엄마 모유클리닉 최희진 대표
씩씩하게 자라 어느덧 다섯살이 된 승현군과 엄마 강경아 씨. ⓒ아름다운 엄마 모유클리닉 최희진 대표

모유는 아기에게 있어서 최고의 음식이자, 생명의 원천이라고 말이죠. 그때부터 저와 남편에게는 명확하게 해야 할 일이 생기기 시작했고, 한 가지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유축기를 대여해서 열심히 모유를 짜내고 냉동실에 보관하면서 비축하기 시작했습니다. 인큐베이터에 있는 아이가 열심히 먹어주길 바라며 말이죠.

 

처음에는 제가 모유가 부족해 아이가 분유를 먹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분유에 대해서 반응이 안 좋았습니다. 변 상태도 안 좋고, 가스도 차고 말이죠. 그래서 저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모유 강화제’라는 제품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병원 주치의 선생님의 동의하에 저희 아이에게 모유를 줄 때 모유강화제를 같이 섞어서 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미처 못 다한 태교를 위해 MP3플레이어에 태교음악을 넣어서 아이가 항상 들을 수 있도록 의료진에게 부탁을 드렸습니다.

 

아이는 24주 840g 몸무게로 태어나서 NICU에서 3개월간 있는 동안 미숙아 망막증, 장에 가스가 차는 등의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퇴원 시 2.5kg으로 부쩍 자라나게 되었습니다. 워낙 안 좋은 상황에서도 아기가 다른 아기들에 비해서 잘 견뎌낼 수 있었던 것은 모유의 힘이라고 저희는 믿습니다.

 

퇴원할 때 인공호흡기를 완전히 떼지 못하고, 휴대용 인공호흡기를 대여 받아서 집에 오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두려움이 몰려오는 시기였습니다. 지금까지는 병원 의료진에 의지해서 아이를 키워왔는데 이제는 저희 부부가 전적으로 책임지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죠. 제 남편은 집을 NICU처럼 만들자고 제안을 했습니다. 병원에서 쓰는 물품들과 똑같은 제품들을 구입해서 집안을 꾸미고 나서야 비로소 아이를 집으로 데려오게 되었습니다.

 

놀랍게도 아이는 집에 오자마자 젖을 직접 빨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우리의 불안한 마음을 지워주는 것처럼, NICU에서도 부족하게 연습했던 직수유가 집에 오자마자 바로 성공한 겁니다. 그때의 다행스런 마음은 지금도 잊히지 않습니다.

 

저희 부부는 모유는 곧 아이에게 있어서 생명의 음식이라고 굳게 믿었고, 제가 먹는 음식도 오로지 모유가 잘 나오게 하는, 그리고 아이가 먹어도 되는 음식들로만 먹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저희에게도 위기가 닥쳤습니다. 모유가 줄기 시작한 겁니다. 유축기로 짜내고 아이가 열심히 빨아도 젖몸살이 오고, 젖양도 줄고 말이죠. 이 때 저희에게는 또 한 번의 운명적인 도움이 있었습니다. 서초구 보건소에서 모유도우미라는 제도를 처음 시범적으로 시행하는데 저희가 첫 수혜자가 된 것입니다.

 

모유전문가 선생님이 직접 오셔서 아이가 젖을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자세도 알려주시고, 제가 걱정하고 심란해 하는 것들에 대해서 이것저것 친정어머니처럼 자상하게 알려주셨습니다. 저희는 그 위기를 극복한 다음에도 질문이 있을 때마다 모유수유선생님에게 직접 문의를 해가며 모유수유를 잘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저희 아이는 이제 5살이 되었습니다. 언제 이렇게 컸나 싶을 정도로 대견하게 자랐습니다. 물론 1년에 한 번 씩 폐렴에 걸려서 병원에 입원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미숙아 망막증 수술도 퇴원 후에 받았지만 후유증도 다행히 없고, 폐이형성증에 대한 예우도 좋아서 완치 판정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저희 아이는 지금도 가끔씩 젖을 달라고 하고 있습니다. 젖을 빨 때 느끼는 마음의 안정 때문인 것 같습니다. 4살까지는 우스갯소리로 입가심정도의 모유를 먹어왔습니다.

 

저희 아이가 태어났을 때 아이를 돌봐줄 수 있는 NICU가 태어난 날 당일에 자리가 생겼던 점과 어떻게 돌봐줘야 할까 고민하던 순간에 ‘모유의 신비’라는 프로그램을 볼 수 있었던 점, 서초구 보건소의 모유전문가 프로그램의 연계가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행복을 누릴 수 있었을까 싶습니다.

 

저는 다른 것보다 저희와 같이 어려움에 계신 분들에게 꼭 전해드리고 싶은 말이 있어서 이번 수기에 응모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항상 길은 있기 마련이고, 우리의 아기들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강인하고, 우리가 힘들다고 생각하는 이 기간도 묵묵히 믿음을 갖고 이겨내면 반드시 웃을 수 있는 순간이 오며, 무엇보다도 우리의 아기들에게는 모유 그 자체가 신비로운 생명의 힘이라는 것을 잊지 마시고, 그 어떤 경우라도 아기를 위해서는 모유수유를 절대로 포기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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