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는 부모의 불안감 해소 수단이 아닙니다 
'통제'는 부모의 불안감 해소 수단이 아닙니다 
  • 칼럼니스트 윤정원
  • 승인 2019.08.28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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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를 알고 하는 교육] 자꾸 행동을 확인받는 아이, 불안하고 강박적인 엄마 

Q. 여섯 살 우리 아이. 자꾸 확인을 받은 뒤에 행동합니다. 유치원에서는 색종이 접기를 잘하다가도 계속 맞게 하고 있는지 선생님께 확인한다고 합니다. 아이가 왜 이러는지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제가 통제를 많이 해서 그런 것 같아요. 제가 먼저 행동을 고치면 되는데 그게 잘 안 되네요. 어떻게 해야 저도, 아이도 편해질 수 있을까요?

"엄마 나 잘했어? 정말로 잘했어?" ⓒ베이비뉴스
"엄마 나 잘했어? 정말로 잘했어?" ⓒ베이비뉴스

◇ 아이는 무엇을, 누구를 위해 확인받는가… '엄마를 안심시키기 위해'

A. 아이들의 모든 행동에는 다 원인이 있습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에 비해 원인은 쉽게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행동을 보며 "도대체 얘가 왜 이래?"라는 말을 자주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러나 아이의 속마음을 알아야 아이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자주 확인하는 아이의 속마음을 알아볼까요?

속마음 : 잘못해서 혼나면 어쩌지?

의미 : 자주 물어봐서 엄마의 반응을 미리 살펴봐야 해.

속마음 : 나 잘하고 있나?

의미 : 잘하고 있는지 엄마에게 확인받아야 해. 잘해야 엄마가 기뻐하니까.

엄마가 평소 컨디션이나 감정에 따라 아이를 다르게 대한다면, 아이는 어떤 행동을 하기 전 확인하면서 엄마의 반응을 살피기 마련입니다. 이때 아이에게는 자신이 잘하고 있는지보다 엄마의 반응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즉 엄마를 안심시키기 위해 확인하는 행동을 보이는 것입니다.

◇ 부모의 통제, 아이의 자율성 키워주는 '수단'이어야…

아이를 어떻게 통제하고 어느 정도까지 허용해야 할까요? 통제와 허용은 부모의 끊이지 않는 숙제입니다.

부모가 아이를 통제하는 이유를 아이에게 초점을 맞춰 생각해보면 '아이가 위험할 수 있어서', '규칙을 잘 지켜 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좋은 습관을 들이도록' 등 다양한 이유가 있습니다.

부모 자신에게 초점을 맞춰 생각해보면 '원하는 대로 상황을 이끌어가기 위해서', '주변이나 아이를 통제해야 생활의 질서가 잡히고 가정이 원만히 유지될 수 있어서'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또 아이가 자신이 원하는 대로 크지 않을까 봐 불안해서, 통제를 통해 그 불안을 조절하려는 것이기도 합니다. 

아이를 과도하게 통제한다면 불안의 강도와 강박적인 사고 패턴에 대해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이가 잘못될까 봐, 혹은 부모가 좀 더 관리해주면 아이가 더 잘 될 수 있다는 생각은 불안을 먹고 자라는 생명체처럼 생동하고 강렬합니다. 통제를 하면 수정된 행동을 바로 확인할 수 있어 잘못된 것이 바로잡히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아이에게 잠복한 불만과 반항심은 점점 커져간다는 것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다만 아이의 자기조절능력을 키우는 데 통제력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통제력이 부족하면 절제와 결단에 어려움이 생기고, 지나치면 강박적이고 유연한 사고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부모가 아이를 통제한다는 것은 아이 스스로 조절 능력과 통제력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수준이어야 합니다.

자신의 불안 때문에 아이를 통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이후 아이의 원만한 사회성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통제는 아이의 자율성을 키워주는 수단이어야 합니다.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자율성은 중요한 발달 과업입니다. 부모의 통제와 지시에 따르는 생활에 익숙한 아이는 앞으로 자율적으로 행동하기 어려워지고 의존성이 강해질 수 있습니다.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잘하고 있는 건지 확인하고 부모의 반응을 살펴가며 행동하는 것입니다.

부모는 아이가 판단하고 결정할 때 미숙함과 한계가 있더라도 아이의 의견과 생각을 존중해주고 허용해줘야 합니다. 아이는 자신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부모에게서 안정감을 느끼고 자율성을 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 석사를 마친 후, 한양대 의과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현재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한양아동가족센터 상담연구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사람과 예술을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의 이해에 기본이 될 수 있는 정신분석적 접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오늘도 마음과 귀를 열고 듣고 담을 준비가 돼 있는 미술심리치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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