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아이, ‘용돈갈등’ 시작됐나요?
부모와 아이, ‘용돈갈등’ 시작됐나요?
  • 칼럼니스트 장성애
  • 승인 2019.09.19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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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질문공부] 어릴 때부터 '돈'을 가르쳐야 합니다

추석이 지났습니다. 명절 때마다 문제로 떠오르는 주제가 있습니다. 바로 아이들이 받는 ‘용돈’입니다. 가끔 아이들이 조부모님이나 친척들에게 용돈을 받아올 때 걱정하는 부모님도 계십니다. 아이가 아직 어린데 너무 큰 금액을 용돈으로 주는 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유아는 돈에 대한 개념이 없으니, 이때까지는 돈의 사용처를 놓고 어른과 아이가 마찰을 빚을 일은 거의 없습니다만, 다른 문제가 있다고 합니다. 아이가 어른에게 용돈을 받자마자 “엄마! 자~” 하고 엄마에게 그 돈을 건네줄 때 어른들 보기에 참 민망하다고 합니다. 

◇ “내가 받은 용돈을 왜 엄마가 관리해?”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어 돈에 눈을 뜨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문제가 커집니다. “내가 받은 용돈을 왜 엄마가 가지고 가?”라며 불만이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아이가 관리하기에 지나치게 많은 돈을 당연히 부모가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어른과, 내가 받은 내 용돈을 왜 부모가 관리하냐고 항의하는 아이들 사이를 중재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돈을 놓고 부모와 아이 사이 갈등이 일어났다는 것은 아이에게 돈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이런 큰 문제가 있음에도 우리는 그저 아이들이 괜히 떼를 쓰고 억지를 부린다고 생각합니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돈을 가르쳐야 합니다. 돈의 존재를 숨기는 것은 미덕이 아닙니다. ⓒ베이비뉴스
아이가 어릴 때부터 돈을 가르쳐야 합니다. 돈의 존재를 숨기는 것은 미덕이 아닙니다. ⓒ베이비뉴스

얼마 전 어떤 라디오 방송에 출연했습니다. 방송에서 저는 전문가로서 용돈을 줘도 되는 나이, 적정 금액 등 명절 용돈과 관련한 주제로 인터뷰를 했는데요, 경제교육은 어릴 때부터 시작할수록 좋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소비생활을 하는 아기들은 성장하며 자신도 모르게 경제시스템에 속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만큼 돈에 대해 교육하지 않는 나라도 드물 겁니다. 아이가 어른이 되고 돈을 벌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돈에 대해 알게 될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왜 ‘돈 교육’을 소홀히 할까요?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던 최영 장군의 말을 따르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돈이나 재화보다 덕을 더 귀하게 여기라고 했던 유교 사상 때문일까요? 

인간관계에 가장 큰 갈등을 초래하는 돈. 이 돈에 대한 교육을 미리 하지 않는다는 것은 매우 아이러니합니다. 그래서 저는 유아기 때부터의 경제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우리가족 경제캠프에 참가한 아이들의 모습. ⓒ장성애
우리가족 경제캠프에 참가한 아이들의 모습. ⓒ장성애

우리가족 경제캠프는 올해로 11회를 맞았습니다. 3살 유아부터 고등학생까지 부모와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인데요, 이 캠프에서는 직접 종잣돈을 마련하고, 엄마와 함께 돈을 어떻게 쓸지 계획을 세우고, 장을 보고, 음식을 만들어 팔면서 돈과 노동의 가치를 배웁니다.

쿠폰이 아닌 현금으로 거래가 이뤄지고요, 부모들과 스태프들은 아이들과 흥정하면서도 물건을 쉽게 사주지 않습니다. 장사를 마치고 아이들이 벌어들인 돈에 부모가 그만큼의 돈을 더해 CMA 통장을 만들어 적립하는 교육까지 하는데요, 참가한 가정 중 아이들과 정기적으로 기부하는 가정도 많습니다. 장사를 준비하고 마치는 데까지 5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이 과정에서 우리는 아이들의 인내, 창의력, 용기가 깃든 도전정신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아이들이 장사를 경험하며 성장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며 이런 자리를 많이 마련해주는 것이 어른의 역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경험이 없으니 진정한 돈의 가치도, 돈을 쓰는 방법도 모르는 것 아닐는지요. 

◇ ‘쩨다카’, 유대인이 아이에게 가장 먼저 가르치는 ‘돈 잘 쓰는 법’ 

유대인들은 아이들의 손에 힘이 생기기 시작하면 돈 쓰는 법부터 가르칩니다. 돈을 쓸 때 가장 큰 가치를 지닌 ‘나눔’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쩨다카’라는 저금통에 돈을 넣는 법부터 가르칩니다.

인간이므로 돈을 가치 있게 써야 한다고 가르치는 것인데요, 나눈다는 것은 인간의 행동 중 가장 가치 있는 행동입니다. 마음 부자, 몸 부자, 생각 부자, 관계 부자, 경제 부자를 만드는 고귀한 행동입니다. ‘부의 비밀’은 바로 ‘나눔’에 있다는 것을 유대인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들의 기부는 평생 계속됩니다. 

유대인들은 나눔이란 '신께서 주는 이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릴때부터 돈을 잘 쓰는 법으로 '나눔'을 가르칩니다. ⓒ베이비뉴스
유대인들은 나눔이란 '신께서 주는 이자'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릴때부터 돈을 잘 쓰는 법으로 '나눔'을 가르칩니다. ⓒ베이비뉴스

우리 아이들은 어떤가요? 돈의 개념도 제대로 배우기 힘들뿐더러, 돈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도 모르고 있습니다. 명절에 받은 용돈을 부모가 대신 저금하는 것은 내가 아직 어리니까, 나중에 대학에 들어갔을 때 학자금으로 쓰일 것이라고 생각할 뿐입니다. 또 '용돈'이란 ‘돈 쓰는 법을 배우는 수단’이 아닌, 출출할 때 간식 한 번 사 먹을 정도의 돈, 나의 잡다한 일에 쓰는 돈이라고 여기는듯 합니다. 

그러나 돈을 나누는 행위를 가르치지 않는 것은 돈을 불리는 방법을 가르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돈을 나누는 것은 복리 이자를 넘어 신(神)에게도 이자를 받는다는 원리가 적용되는 듯합니다. 이 원리를 아는 유대인들의 사고가 놀라울 정도입니다. 

◇ 부모가 돈 쓰는 모습을 보면 아이의 미래가 보인다 

유아기의 경제교육은 부모의 말과 행동에서 시작됩니다. 부모가 돈에 대해 너무 쉽게 말하거나 불평을 해서는 안 됩니다. 부모가 돈 쓰는 모습에는 ‘나중에 아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또, 부모가 돈 쓰는 모습은 부모가 어떤 사람인가를 보여줍니다. 부모가 가계부를 쓰는 모습을 보이며 아이에게 돈의 쓰임에 관해 설명해주면 아이는 더이상 부모를 ‘카드로 무한정 소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이에게 돈에 대한 개념이 생기기 전, 진정한 나눔에 대한 개념을 부모부터 확립해야 합니다. 나눔이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바로 유아기 때 시작하는 경제교육의 핵심입니다. 돈에 대한 교육을 나누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면 진정한 돈의 원리와 가치를 함께 가르칠 수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함부로 돈을 쓰지 않고 옳은 일에 돈을 쓸 수 있는 용기를 가르쳐야 합니다.

*칼럼니스트 장성애는 경주의 아담한 한옥에 연구소를 마련해 교육에 몸담고 있는 현장 전문가이다. 전국적으로 부모교육과 교사연수 등 수많은 교육 현장에서 물음과 이야기의 전도사를 자청한다. 저서로는 「영재들의 비밀습관 하브루타」, 「질문과 이야기가 있는 행복한 교실」, 「엄마 질문공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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