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육아란 없다
육아 전담 한 달을 보내면서
[연재] 볍씨 아빠의 육아일기
육아 전담 한 달. 한 달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아이의 기저귀를 갈아주고, 때맞춰 분유를 타 먹이고, 아이가 자는 동안 바삐 이유식을 만들어 깨면 먹여 주는 것, 대변을 눴을 때 아이의 옷을 벗겨서 깨끗이 씻겨 주는 것, 자다 깨서 울면 잘 다독여 다시 재우는 것, 칭얼대는 아이를 안아주고 놀아주는 육아의 이 모든 것이 내게는 아주 낯선 일들이었다.
그런데 지난 한 달 동안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토피성 피부염으로 인해 아이가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지켜보는 일이었다. 유례없는 폭염과 땀이 많은 아이 기질 덕분에 목과 팔 주변에는 빨간 띠가 나타났다. 그래서 실시간 땀이 차지 않도록 가재수건으로 부지런히 닦아 줘야 하는 수고로움은 아이에게서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육아를 하면서 꿈꿨던 로망은 분유를 먹일 때 아이와의 눈 맞춤을 통한 교감. 재미난 놀이를 할 때 ‘까르르’ 웃는 아이의 얼굴. 시간에 맞춰 분유도 잘 먹고 새근새근 잘 자는 모습이었다. 그저 아빠의 움직임에 따라 아이가 따라와 주는 것만을 상상했다.
그러나 나의 로망은 환상에 불과했다. 원래 로망이라는 것은 우리가 이상적으로 꿈꾸는 것이지 않은가? 배고프다고 울어서 분유를 먹이면 조금 먹곤 중단해 자지러지게 우는 아이를 보며 내가 뭘 잘못했을까, 라는 자책이 앞섰다. 아이랑 열심히 놀아주고 웃겨 봐도 아무 반응이 없을 때의 당혹감은 이제는 익숙하다.
언젠가 아는 친구가 ‘우아한 육아’를 하고 싶다고 했었다. 그 말을 듣고 그래, 아이를 키우면 얼마나 즐거울까 생각하면서 그냥 넘겼다. 그땐 몰랐다. 주부들이 육아만 하는가? 집에서 가족들 빨래, 청소, 반찬, 기타 등등의 집안일과 더불어 육아를 해야 한다. 밤새 아이와 함께 자다 깨다를 반복한 주양육자는 아이가 낮잠 잘 때 같이 자두면 좋으련만, 그 사이에 밀린 집안일을 해야 한다. 그러다가 바깥 소음에 아이가 깨면 빨리 가서 아이를 안아 다시 재우려 해도 하던 집안일을 손에 놓을 수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들.
육아는 우아할 수 없다. 아이가 싼 배설물이 입에 들어가기도 하고 아이를 달래려고 땀범벅이 되며 지내야 한다. 아이랑 함께 방바닥을 뒹굴고 기어가면서 아이의 발달 단계를 발전시켜줘야 한다. 그리고 육아에서 가장 고된 점 중에 하나는 주양육자는 절대로 아프면 안 된다는 사실이다. 주양육자가 아프면 다른 것들에 과부하가 걸린다. 얼마 전 나는 사랑니를 뽑고 심한 몸살을 앓았다. 덕분에 아이와 재밌게 놀아줄 수 없는 상황이 생기고, 아이에게 많이 미안했다.
그래도 밖에서 일을 하는 것보다 훨씬 즐겁다. 내가 하는 만큼 아이는 반응한다. 열심히 놀아주면 그만큼 웃어주고, 열심히 먹이면 행복해하는 얼굴들. 새근새근 잠자는 아이의 얼굴은 세상에서 가장 값진 평화다. 아이는 솔직하다.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분명하다. 그만큼 아이를 대할 때는 거짓이 있으면 안 된다. 항상 최선을 다해야 하고, 진실해야 한다.
이제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았다. 아빠를 잘 부탁한다. 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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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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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2012.08.22 03:23
제발
아빠들도 한번 읽어
럭*공2012.08.21 00:07
정말피곤해요
아이가 말귀라도 알아듣고 잘 따라주면 좋으련만..
정말이지 우아한 육아
찡***맘2012.08.20 23:21
정말...
남편들도 꼭 읽었으
엔*맘2012.08.20 22:35
우아란 육아란 없다
정말 육아에 우아란 말은 어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