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울어서 숨도 못 쉬는 아이, 병원 가야 하나요?
너무 울어서 숨도 못 쉬는 아이, 병원 가야 하나요?
  • 칼럼니스트 김영훈
  • 승인 2019.10.1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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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의 두뇌훈육] 아이가 심하게 울다 호흡이 멈추는 '호흡정지발작'

Q. 생후 7개월에 접어든 우리 아이, 우리 아이는 울 때 온몸이 시퍼렇게 변합니다. 심할 때는 우는 소리도 안 나고 심지어 숨도 못 쉬면서 온몸이 뻣뻣해지기도 해요. 안아서 두드려주면 한참 있다가 진정되긴 합니다. 영유아 검진에서는 별 문제 없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걱정되는 마음은 어쩔 수 없네요. 큰 병원에 가보지 않아도 괜찮을까요? 

숨 넘어가게 울다가 진짜 숨 멎는 아이, 큰 병원 안 가봐도 될까요? ⓒ베이비뉴스
숨 넘어가게 울다가 진짜 숨 멎는 아이, 큰 병원 안 가봐도 될까요? ⓒ베이비뉴스

A. 아기가 울 때 몸이 시퍼렇게 변하는 증상. ‘호흡정지발작’이라고 한다. 호흡정지발작은 놀람, 아픔, 불만, 분노 등의 이유로 갑자기 울음을 시작한 아이가 호흡을 정지했을 때 혈중 산소 농도가 떨어지고 뇌에 급격한 무산소증이 초래돼 발생한 것으로 여겨진다. 호흡정지발작은 아이가 신체에 통증을 느끼거나 감정이 상했을 때 발생하는데, 창백함, 호흡 정지, 의식 손실 및 발작 등의 증상을 보인다. 

증상은 극단적이지만 호흡정지발작은 위험하지 않다. 호흡정지발작은 건강한 아이의 5%에서 발생한다. 생후 1세 경에 시작해 2세 경 가장 심한 증상을 보인다. 발작을 보이는 아이들 중 50%는 4세 경에 발작을 멈추고 83%는 8세 경에 증상이 사라진다. 성인이 될 때까지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이 있는데, 그 비율은 아주 낮다. 

◇ 호흡정지발작, 위험하거나 무서운 '질병'이 아니다

호흡정지발작은 청색증이 나타나는 경우와 창백해지는 경우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청색증은 아이가 울다가 호흡을 멈췄을 때 청색증 및 의식 소실, 전신성 간대발작, 후궁반장(opisthotonus)을 보이는 경우로, 호흡정지발작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2세 전후에 최고조에 이르며, 5세 이후에는 드물어진다. 

야단을 맞거나, 다른 속상한 일 때문에 울기 시작한 아이가 크게 울고, 크게 숨을 내쉰 다음 호흡이 멎는다. 피부가 청색으로 변하고 아이는 의식을 잃는다. 이때 단기발작이 일어날 수도 있는데, 몇 초 후 호흡이 다시 시작되고 피부색과 의식도 돌아온다. 

창백해지는 경우는 아이가 머리를 부딪치거나, 넘어지거나, 갑자기 놀랐을 때 호흡이 멈추며 의식이 소실되고 근긴장 저하 상태를 보일 때 나타난다. 이는 미주신경의 과민 반응에 의한 반사성 무호흡 발작이다.

아이가 깜짝 놀랄만한 통증을 경험하면 아이의 뇌에서는 미주신경을 통해 심박수를 크게 낮추라는 신호를 보내 의식이 소실된다. 즉 의식 소실과 호흡 정지는 놀람에 대한 신경반응으로 심박수가 낮아져 나타나는 증상이다. 이때 발작 또는 요실금이 나타날 수 있으며, 대개 발작 중에는 심장이 매우 느리게 뛴다. 

이 두 형태는 소아가 의도적으로 호흡을 정지할 수도 없고, 발작을 통제할 수도 없음을 의미한다. 호흡정지발작은 일부 소아들에게서 나타나는 단기간의 자발적 호흡정지 증상과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자발적으로 호흡을 정지하는 소아는 의식을 잃지 않고 원하는 것을 얻은 후, 또는 호흡정지 상태가 힘들어지면 다시 정상적으로 호흡하기 때문이다. 

◇ 아이의 화와 두려움이 만들어낸 발작… 올바른 훈육이 최선의 예방 

호흡정지발적은 화, 두려움, 좌절 등 강력한 감정에 대한 반응이다. 건강한 아이들에게서 나타나며, 의도한 것이 아닌 불수의적인 증상이다. 즉 아이에게 행동상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발작 후에는 따로 치료를 받지 않아도 심장 박동이 다시 빨라지고 호흡과 의식이 돌아온다. 호흡정지발작은 아이에게 해로운 것이 아니며 의식을 완전히 잃는 것이 아니다. 발작이 보기에 무서워 보일지라도, 소아는 이 발작에 장기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이가 호흡정지발작을 보일 때 부모는 아이의 발작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려라. 간혹 아이의 호흡정지발작을 경험한 부모들은 아이가 또 발작을 일으킬까 봐 아이가 고통, 두려움, 상처, 화, 분노를 경험하지 않을 수 있도록 신경 쓰는데, 이러한 시도는 아이가 도리어 부모에게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호흡정지발작을 강화하고 반복하게 만들기도 한다. 

아이가 화를 낼 때 주의를 분산시켜 격노로 이어지는 상황을 막아라. 아이의 격노를 막는 것만으로도 호흡정지발작을 예방할 수 있다. 아이가 발작을 일으킬 때 아이의 입에 음식이나 다른 물건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아이가 의식을 되찾았을 때 질식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발작을 일으킨다면 우선 주변의 물건이나 가구 등은 치워놔야 한다. 

호흡정지발작 중 호흡 곤란이 심해졌다면 응급실에 방문하라. 호흡정지발작이 일어난 아이는 보통 수 분 안에 호흡이 다시 돌아온다. 그러나 만일 아이의 청색증이 계속되거나 1분 이상 숨을 쉬지 않는다면 119에 연락해야 한다. 호흡정지발작 중 창백증이 심한 경우에는 종합병원에서 뇌파를 찍고 약물치료를 하기도 한다. 

아이가 처음 호흡정지발작 증세를 보였다면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 비록 호흡정지발작이 해로운 것은 아니더라도 아이의 건강은 체크해야 한다. 의사는 무엇이 아이의 호흡정지발작을 유발하는지,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호흡정지발작이 아닌 다른 의학적 증상에 따른 발작인지를 알려줄 것이다.  

빈혈은 호흡정지발작의 발생 빈도를 높인다. 철분제 투여가 호흡정지발작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따라서 호흡정지발작 이후 병원에 갔을 때 빈혈 여부를 확인하는 혈액검사를 할 수도 있다. 아이가 철 결핍성 빈혈이 아니더라도 철분 보충 치료를 하면 호흡정지발작에 반응할 수 있다. 

무엇보다 아이의 분노발작과 고집스러운 행동에 부모가 항복해선 안 된다. 아이가 호흡정지발작을 하지 않도록 아이를 훈육하는 길을 발견해야 한다. 

*칼럼니스트 김영훈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소아신경과 전문의로 가톨릭의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현재 한국두뇌교육학회 회장과 한국발달장애치료교육학회 부회장으로 학술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아이가 똑똑한 집, 아빠부터 다르다(2017)」 「4-7세 두뇌습관의 힘(2016)」 「적기두뇌(2015)」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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