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아이들과 가볍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개념으로 공부하는 질문에 대해 한번 알아볼까 합니다. 필자가 주장하는 질문공부의 방법 중 한 가지는 주변을 탐구해 보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연과 연결하고 일상과 연결하는 질문에 대한 관심과 그에 대한 이야기들을 해보려 합니다.
개념으로 연결해가면 단순한 질문이 새로운 사실의 발견으로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개념이 있는 질문공부는 언제 어디서나 부모와 아이가 함께 배울 수 있는 신기한 장면이 많이 연출됩니다.
유아들과의 질문공부에 관심이 많은 부모님들은 질문이 특별하고 어렵다고 생각을 하시는 듯합니다. 그래서 선뜻 시작을 못한다는 말씀들을 하시곤 하는데 사실 질문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데는 상당한 공부와 내공이 필요할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아이들과 같이 공부한다는 관점에서 바라보면 오히려 더 설레고 기대되는 시간입니다.
최근 부모교육 강의를 할 때 이런 질문을 해봤습니다.
1. "하늘은 왜 파란 가요?"
2. "바람은 왜 불까요?"
3. "불꽃은 왜 타오를까요?"
우리 주변에서 보는 현상들이지만 답을 잘 할 수가 없다고 하셨습니다. 몰라서라기보다는 갑자기 당연한 것에 대해 질문을 받으니 더 당황하기도 했을 겁니다. 그래서 같이 공부하자는 의미에서 딸기를 가지고 질문을 한번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1. "딸기는 왜 씨가 밖에 있을까?"
2. "딸기씨는 왜 많을까?"
3. "왜 딸기는 익으면 빨간색이 될까?"
4. "왜 이름이 딸기일까?"
5. "딸기씨는 왜 노란색일까?"
6. "왜 모양이 하트 모양으로 생겼을까?"
7. "딸기 꼭지는 왜 초록색으로 그대로 있을까?"
8. "딸기는 익으면 왜 달콤할까?"
어떻습니까? 꽤 많은 질문이 금세 만들어졌습니다. 그렇지만 만들어진 답에 대해 쉽게 답을 할 수가 없었죠. 물론 저도 답을 잘 모릅니다. 하지만 공부를 할 거리가 생겼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름이 뭐야?"
"색깔은 뭐지?"
이런 질문에는 하나의 답만 말하고 나면 더 이상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소위 열린 질문이라고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열린 질문이라고 하더라도 탐구할만하고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내용이라면 더 좋은 질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아이의 질문, 실제로는 부모가 공부해야 이끌어나갈 수 있습니다
이중에서 하나의 질문만 가지고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딸기씨에 관한 질문입니다.
"딸기 씨는 왜 밖에 있을까?" 이 질문은 딸기 씨는 왜 많을까 하고도 연관이 되는 듯합니다. "딸기 씨는 왜 밖에 있을까요?"라는 질문에 부모님들도 아이들도 많이 해준 답이 번식을 위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번식을 위한 것이라면 씨가 많으면 더 좋겠지요. 하지만 그것으로 이야기가 끝이 나면 재미가 없습니다. 탐구하기 위한 질문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딸기씨를 심으면 딸기를 생산할 수 있을까?"
에디슨의 엄마라면 어떻게 했을까요? 아마 딸기씨를 어린 에디슨과 같이 심어보았을지 모릅니다. 필자는 실험을 해보지 않았지만 자료를 찾아봤습니다. 딸기씨는 대략 150개 정도라고 합니다. 딸기씨로는 거의 번식을 못하지만 몇 개는 번식에 성공을 한다고 하는군요.
연약한 딸기는 아무리 많은 씨를 만들어내어 번식을 하고 싶었지만 제대로 되지 않았음에 틀림없습니다. 그래서 자기 몸 밖에다 두어도 봤지만 성공률이 없었죠. 그래서 딸기는 씨앗으로 번식하기보다는 줄기로 번식하기로 마음먹었는지 모릅니다. 갑자기 이런 딸기를 주인공으로 하는 동화를 써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아이들과 자연스럽게 하는 질문이지만 실제로는 공부를 해야 이야기를 끌고 갈 수가 있고 아이들에게 질문을 해서 다르게 그리고 깊으면서 폭넓게 공부를 할 수가 있겠지요. 줄기 번식을 하는 또 다른 식물들도 찾아보고, 씨로 번식하는 식물들은 씨의 종류가 어떤 것들이 있는지도 자료를 찾아 공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유아들이 하는 질문도 실제로는 개념을 품고 있는 질문들이 많습니다. 왜곡된 지식이 없으므로 눈에 보이는 그대로, 마음에 와닿는 대로 질문을 합니다. 그래서 유아들의 질문은 중요하고 소홀히 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아서 부모들에게도 충분한 공부거리가 됩니다. 이런 소중한 시기에 부모는 좋은 질문으로 아이들과 함께 어렵지만 재미있게 공부하는 일상이 됐으면 합니다.
*칼럼니스트 장성애는 경주의 아담한 한옥에 연구소를 마련해 교육에 몸담고 있는 현장 전문가이다. 전국적으로 부모교육과 교사연수 등 수많은 교육 현장에서 물음과 이야기의 전도사를 자청한다. 저서로는 「영재들의 비밀습관 하브루타」, 「질문과 이야기가 있는 행복한 교실」, 「엄마 질문공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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