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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다 잠든 엄마 때문에 화난 아기, 이 책의 반전은?

[이런 그림책 어때요?] 반전 그림책 「곰돌이 팬티」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 「또 읽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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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이야기할 주제는 '반전 그림책'이에요."

요즘 격주에 한번 '그림책 읽는 모임'을 하고 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부터 직장맘, 할머니, 미혼인 직장인까지 두루 세대를 아우르는 지역 모임이다. 군포평생학습원에서 그림책 공부를 함께 하다가 그냥 헤어지기 아쉬워서 모임을 만든 게 벌써 1년 전의 일이다.

이번 주 주제는 '반전 그림책'. 메시지를 보고 어떤 반전을 말하는 건지 궁금한 마음이 들었지만 누구 하나 "그게 뭐냐?"라고 묻는 사람이 없었다. 나도 그랬다. 모임 하루 전날까지 고민했지만 마땅한 그림책을 찾기 어려웠다. 단톡에 샘플본 책을 올려달라고 물어볼까, 잠시 고민했지만 실천에 옮기지 않았다.

그러길 잘했다. 모임에 가보니 나처럼 각자가 생각하는 '반전 그림책'이 조금씩 달랐다. 그런데 오히려 주제가 애매해서 조금 더 다양한 그림책이 소개되고 풍성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이날 주제대로 모임 분위기도 '반전'이었던 셈이다. 발제자의 의도는 생각보다 단순했다. 책 앞뒤 표지가 다른 걸 반전 그림책이라고 한 거였다. 「푸른 개」와 「나는 개다」 처럼 내용 상 반전과는 전혀 상관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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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에 나온 사람들은 '그럴 줄 알았다'는 이들과 '그런 건 줄 몰랐다'는 이들로 나뉘었다(다행히도 '전쟁 반대'를 뜻하는 반전(反戰) 그림책은 없었다!). 표지와 상관없이 내용상 반전 있는 그림책을 골라온 이들 때문에 더 알찬 모임이 되었다. 이날 소개된 그림책은 「this is not a book」, 「곰돌이 팬티」, 「돼지 안 돼지」,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무화과」, 「또 읽어줘」, 「지구를 지켜라」 등등. 그중 가장 내 눈에 띈, 새롭게 발견한 그림책 3권을 소개해 볼까 한다.

◇ 곰돌이의 팬티는 어디로 사라졌을까요? 「곰돌이 팬티」

「곰돌이 팬티」(투페라 투페라 지음, 김미대 옮김, 북극곰, 2014년).?ⓒ북극곰
「곰돌이 팬티」(투페라 투페라 지음, 김미대 옮김, 북극곰, 2014년). ⓒ북극곰

책 표지가 인상적인 그림책입니다. 책 띠지가 곰돌이가 입고 있는 팬티 모양이거든요. 실제로 제 둘째 녀석이 세 살 무렵인가 이 팬티 모양의 띠지를 입어보겠다고 한쪽 다리를 끼워본 적이 있어서 제게는 특히 기억에 남는 그림책입니다. 그 아이는 어느새 아홉 살이 되었고요. 저는 한동안 이 그림책을 잊고 있었는데요. 닉네임 '아들셋' 님이 읽어주니까 옛날 추억이 방울방울, 이야기도 어찌나 재밌게 들리던지요.

그림책 모임을 하면서 알게 된 건데요. 그림책은 대부분 아이들에게 읽어주는 책이잖아요. 하지만 이런 시간을 통해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읽어주는 것을 듣는 재미도 어마어마한 것 같아요. 마치 남이 해주는 밥은 전부 다 맛있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이 또한 그림책의 넘치는 매력 중에 하나겠죠?

자자, 본론으로 넘어가 볼게요. 그림책 이야기는 참 단순합니다. 곰돌이가 잃어버린 자신의 팬티를 찾으러 가는 이야기예요. 안타깝게도 제일 가까이에 팬티를 두고도(이게 어딘지가 핵심 반전입니다) 한참을 찾았지 뭐예요. 아이들과 함께 책장을 펼치면서 동물들의 다양한 팬티를 맞춰볼 수도 있고, 마지막 반전으로 재미까지 갖춘 그림책입니다. 자신만의 팬티를 만들어보는 독후 활동도 재밌을 것 같아요.

◇ 아모스 할아버지와 동물들의 따뜻한 우정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필립C. 스테드 지음, 에린E. 스테드 그림, 유병수 옮김, 별천지, 2011년). ⓒ별천지(열린책들)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필립C. 스테드 지음, 에린E. 스테드 그림, 유병수 옮김, 별천지, 2011년). ⓒ별천지(열린책들)

동물원에서 동물들을 돌보는 아모스 할아버지. 매일 같은 시간, 습관처럼 동물원으로 출근 해 코끼리와는 체스를 두고, 거북이와는 달리기 시합을 하고, 수줍음이 많은 펭귄의 곁에 조용히 함께 있어 주는 동물들의 친구 같은 존재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할아버지가 몸살감기에 걸려 출근을 못 하게 되죠. 아모스 할아버지를 기다리다 못한 동물 친구들은 직접 할아버지를 만나러 갑니다. 아모스 할아버지를 만난 동물들은 어떤 하루를 보낼까요? 

아모스 할아버지와 동물들이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을 연필로 그려낸 아름다운 그림책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 저는 이날 처음 알았는데 그림을 그린 에린E. 스테드와 글을 쓴 필립C. 스테드는 부부라고 해요. 특히 그림을 그린 에린E. 스테드는 「바다 우체부 아저씨」, 「고래가 보고 싶거든」을 그린 유명한 작가라고요. 이 책을 보고 나니 그가 그린 다른 그림책들도 꼭 한번 살펴보고 싶어졌어요.

◇ 아이에게 책 읽어주다 지쳐본 엄마라면 공감 100% 「또 읽어줘!」

「또 읽어줘!」(에밀리 그래빗 지음, 공경희 옮김, 푸른숲주니어, 2011년). ⓒ푸른숲주니어
「또 읽어줘!」(에밀리 그래빗 지음, 공경희 옮김, 푸른숲주니어, 2011년). ⓒ푸른숲주니어

'아들셋' 님이 읽어주자마자 마음 속으로 "심봤다" 하고 외친 책이에요. 그림책 모임을 하고 나면 그동안 몰랐던 좋은 그림책을 알게 되는 기쁨을 누리게 돼요. 보물찾기에 성공한 듯 신이 납니다. 마치 아이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이날 이 그림책이 그랬어요.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말, "또 읽어줘". 글을 모르는 아이들이 책을 통째로 외운다는 육아 선배들의 이야기는 결코 거짓이 아니었어요. 그렇게 마르고 닳도록 읽어주니 외울 수밖에요.

이 책에 등장하는 아기 드래곤도 책 읽기가 너무 좋은가 봐요. 엄마의 다크서클 따위는 전혀 고려할 대상이 아니라는 듯 "또 읽어줘"를 반복합니다. 아, 제가 다 지칠 정도예요. 피곤에 지친 엄마 드래곤은 결국 잠이 들어버리는데요. 화가 난 아이 드래곤 얼굴은 점점 빨개집니다. 그러다 정말 더 화가 난 아기 드래곤은…! 세상에나. 아이들이 "또 읽어줘" 100번을 요구할 만한 책이긴 합니다만, 이 책의 반전은 꼭 확인해보시길 바랄게요.

*칼럼니스트 최은경은 오마이뉴스 기자로, 두 딸을 키우는 직장맘입니다. [다다와 함께 읽은 그림책] 연재기사를 모아 「하루 11분 그림책, 짬짬이 육아」를 펴냈습니다. '이런 그림책 어때요?'에서는 그림책 모임 '위픽(with picturebook)'에서 이야기한 주제별 그림책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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