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된 엄마… 아이 잘 키울 수 있을지 고민입니다
혼자 된 엄마… 아이 잘 키울 수 있을지 고민입니다
  • 칼럼니스트 윤정원
  • 승인 2019.11.25 11: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AD
[심리를 알고 하는 교육] 한부모 가정의 양육 문제

Q. 저는 남편과 사별하고 혼자서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고 있어서 외할머니가 아이를 돌봐주고 계시는데, 제 마음과는 다르게 아이와 정서적인 교감이 잘되지 않아서 고민입니다. 한부모 가정에서 어떻게 해야 아이를 잘 돌볼 수 있을까요?

A. 사회가 변화함에 따라 가정의 형태와 환경도 다양해지지만, 편견은 참 변하지 않습니다. 편견은 열린 생각과 깊은 이해와는 거리가 있고, 늘 단순하게 정의하며 때론 위험한 판단을 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게 편견인가?”라는 의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가 성숙하게 발전한다는 것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고정관념이나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 아닐까요? 한부모 가정은 당사자보다 사회적인 시선의 변화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한부모 가정에서 아이를 키울 때 생각해야 할 것들. ⓒ베이비뉴스
한부모 가정에서 아이를 키울 때 생각해야 할 것들. ⓒ베이비뉴스

◇ 한부모의 빈 자리는 비어둔 채로 직면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프랑스 철학자이자 정신분석학자인 자크 라캉(Jaques Lacan)은 ‘어떤 사람도 어떤 현상도 절대로 완벽할 수 없고, 충족되지 못하는 잔여의 원초적인 결핍’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라캉에 의하면 결핍은 ‘소유와 존재’ 두 가지 차원으로 나타나는데 우선 ‘소유’에 대한 결핍은 완전한 존재를 추구하는 것이고 ‘존재’에 대한 결핍은 소유가 너무 적음에 대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있어야 할 것이 없거나 부족한 상태, 혹은 필요한 부분이 채워지지 않으면 결핍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결핍에 대한 깊은 이해는 소유와 존재에 대한 개념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완전함을 추구하는 욕망은 결핍에 대한 자리를 크게 만들 수 있고, 채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어져서 정서적으로 불편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한부모 가정은 다양한 상황으로 인해 이루어지는데, 우선 사별하거나 이혼인 경우는 마음의 상처와 아픔을 극복하는 시간을 잘 보내는 것이 필요합니다. 한부모 입장에서는 있었던 배우자가 없는 상실감이 결핍을 느끼게 하며 아이의 양육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러니 상실을 감당할 수 있는 정서적인 안정감이 중요하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긍정적인 태도가 도움이 되겠습니다. 물론 힘들겠지만, 상실에 대한 치유가 이루어지면 자신이 처한 환경의 변화를 유연한 마음가짐으로 대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사별 후 한부모 가정이라면 아이에게 빈자리를 채워줘야 한다거나 아빠 혹은 엄마의 역할도 대신해 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오히려 이런 부담감이나 의무감으로 인한 혼란은 엄마 혹은 아빠만이 줄 수 있는 고유한 부분까지도 놓치게 만들 수 있으므로 역할에 대한 구분이 필요합니다. 

질문자님의 아이도 아빠의 빈자리를 힘들지만 받아들이고 묵묵하게 견뎌낼 수 있는 마음의 힘을 키우는 것이 결국 아이를 긍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게 합니다. 빈자리는 또 다른 역할로 채우기보다는 비어 둔 채로 직면하고 함께 했던 추억으로 채우는 것이 바람직하겠습니다.

빈 자리를 억지로 채우려 하면 오히려 역효과만 납니다. 비어둔 채로 두는 것이 현명합니다. ⓒ베이비뉴스
빈 자리를 억지로 채우려 하면 오히려 역효과만 납니다. 비어둔 채로 두는 것이 현명합니다. ⓒ베이비뉴스

◇ 결핍을 '보상'으로 채우는 것은 위험합니다 

한부모라서 아이에게 주는 사랑이 부족하다는 생각으로 그 결핍을 물질로 채우거나 원하는 것을 제한 없이 들어주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것이 아이에게 일시적으로 만족감을 느끼게 할지는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역효과가 날 수 있으므로 지양해야 합니다. 

아이와 심리적인 교감은 충분하게 하되 규칙은 바로 세우고 적절한 제한이 있는, 일관성 있는 양육 태도가 중요합니다. 아이에 대한 관심과 꾸준한 정서 관리는 힘든 상황을 스스로 극복해 나가는데 등불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됩니다. 결핍은 현실을 직시하는 객관적인 시각과 부족함을 바라보는 생각의 전환이 중요하겠습니다.

사별하고 혼자 된 엄마의 태도는 아이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엄마가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더 강하게 행동하거나, ‘그 일’에 관한 대화를 하지 않고 억제하는 것, 혹은 슬픔과 힘든 상황에 대해 아이도 알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변한 환경을 지나치게 인지시키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오히려 아이는 정서적으로 차단되어 소통이 더 힘들어질 수 있습니다. 엄마와 아이가 감정에 대해서는 자연스럽게 나누고 엄마가 건강하게 극복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이에게 좋은 거울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 양육 조력자는 조력자일 뿐, 주체는 언제나 엄마 혹은 아빠와 아이입니다 

특별한 상황으로 인해 외할머니가 양육에 동참한다면 엄마와 아이의 직접적인 관계에 이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물론 규칙을 정하고 관계의 질서가 잡힌다면 긍정적인 부분도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양육의 주체는 언제나 자신과 아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질문자님의 상황이라면, 엄마는 양육과 교육, 생활 습관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하고 외할머니의 이해를 구하는 것이 관계의 질서를 잡아가는 데 도움이 되겠습니다. 서로가 배려한다는 마음으로 필요하고 해야 하는 말을 참거나 미루게 되면 그로 인해 관계가 악화할 수 있으므로 그때그때 충분히 대화하면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주체와 조력자로서 관계의 질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 석사를 마친 후, 한양대 의과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현재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사람과 예술을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의 이해에 기본이 될 수 있는 정신분석적 접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오늘도 마음과 귀를 열고 듣고 담을 준비가 돼 있는 미술심리치료사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실시간 댓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