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없인 혼자 못 노는 아이, '껌딱지' 좀 떼어줘요!  
엄마 없인 혼자 못 노는 아이, '껌딱지' 좀 떼어줘요!  
  • 칼럼니스트 김영훈
  • 승인 2020.01.16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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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의 두뇌훈육] 아이의 독립심과 자존감을 높여주세요

Q. 세 살배기 우리 딸. 엄마 없인 혼자 못 놀아요. 혼자 잘 놀다가도 엄마가 제 눈앞에 없으면 놀다 말고 엄마부터 찾아요. 그림 그리기, 블록 끼우기, 장난감 정리하기 등 스스로 할 줄 알면서도 엄마더러 하래요. 아기 때야 놀 때마다 도와줬지만, 이젠 혼자 놀아야 할 것 같은데 도통 엄마만 찾네요.

"이제 혼자 놀 때도 됐는데, 언제까지 '엄마 껌딱지'만 할런지…. ⓒ베이비뉴스
"이제 혼자 놀 때도 됐는데, 언제까지 '엄마 껌딱지'만 할는지…. ⓒ베이비뉴스

A. 의존적인 아이들은 끊임없이 부모의 애정이나 주의가 자신에게 집중되길 원한다. 그래서 스스로 할 줄 아는 일도 도와달라고 한다. 부모의 애정과 주의, 도움을 받기 위해 아이들은 징징거리거나 울먹거리고 몸을 비비는 등 의존적 행동을 보인다.

특히 어린 아기 때부터 부모가 지나치게 요구를 많이 하거나 잔소리를 했다면 아이들은 순종적이거나 의존적인 성격을 갖기 쉽다. 평소 아이가 놀이할 때 부모가 자주 개입하고, 놀이를 주도하는 경향을 보인다면 아이는 놀이에서도 부모에 의존해 놀게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부모의 일관된 양육 태도가 중요한 것이다. 부모는 아이가 스스로 자존감과 독립심을 가질 수 있도록 양육해야 한다. 아이가 부모에게 뭘 묻거나, 자기가 직접 만든 것을 보여줬을 때 그 즉시 친절하게 반응해 줄 필요가 있다. 

합당한 이유 없이 무조건 안 된다거나, 대답을 질질 끌며 “글쎄”, “두고 보자” 등 애매 모호하게 반응하는 것도 아이들에게 불안감을 심어주어 의존적인 성향을 기르게 된다. “안 된다”고 말할 때는 그 이유를 단호하고 확실한 어조로 알려줘야 한다. 

아이가 필요로 하지 않는데도 장난감을 많이 사준다든가, 놀이 과정에서 아이 스스로 해낼 수 있는 일도 알아서 처리해 주는 일 또한 부모에 대한 아이의 의존도를 높이는 온상이다.

◇ 작은 것이라도 아이 스스로 이루다 보면, 혼자 노는 즐거움도 알게 됩니다

의존적인 아이의 부모는 대체로 지나치게 허용적인 양육 태도를 보인다. 허용적인 태도가 아이의 자율성을 키우는 데 좋은 방법이기도 하지만, 지나치면 아이는 해도 좋은 것과 해서는 안 되는 것의 경계를 몰라 불안을 느끼게 된다. 그 불안감 때문에 의존적인 행동이 나오는 것이다.

반대로 부모의 간섭이 많을 때도 의존적일 수 있다. 아이가 놀이에 열중하고 있을 때 다른 장난감을 주거나 부모가 중간에 끼어들면 아이의 집중력이 떨어지고 부모에 의존적으로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이가 혼자 집중하고 있을 때는 방해하지 않는 것이 좋다.

아이들은 어떤 사물에 매력을 느끼면 한동안 그곳에 집중한다. 만약 아이가 어느 한 놀이에 몰두하고 있으면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 또 아이가 놀고 있을 때 목욕을 시키거나, 책을 읽어주거나, 뭘 사러 나가야 한다는 등의 이유로 아이의 놀이를 자꾸 중단시켜서도 안 된다. 아이가 놀이에 몰두할 수 있도록 놀이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혼자 놀게 하려면 작은 것이라도 스스로 이루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작은 것이라도 성공한 경험은 아이에게 행복감을 불어넣고, 다시 성공하고 싶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 또 스스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느끼게 한다. 이런 느낌은 아이가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용감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원동력이 된다. 

생활의 규칙을 정해주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장난감은 정리함에, 책은 책꽂이에 혼자서 정리하게 하는 등 규칙을 정해주면 아이의 의존성을 덜 수 있으며, 의존성으로 인해 생기는 불안도 없어지게 될 것이다. 

작은 것 부터 스스로 이뤄내다 보면, 아이는 어느새 혼자 노는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작은 것 부터 스스로 이뤄내다 보면, 아이는 어느새 혼자 노는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 혼자서도 잘 노는 아이로 키우는 양육지침

▲아이가 좋아하는 것에 빠져 놀게 하라. 한 놀이에 1분 이상 집중 못 하고 다른 놀이를 찾는 산만한 아이라면 우선 그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놀이부터 시켜 보라. 일단 한 가지 놀이를 통해 혼자 놀도록 한 다음 그것을 바탕으로 다른 놀이도 혼자 하도록 유도하자. 

▲일반적으로 아이들이 무슨 놀이를 좋아하는지 고민해 보고, 그 놀이를 아이와 함께 시작해 보라. 처음 몇 번은 내내 같이 놀아주자. 놀이를 하는 동안 아이를 사랑스럽게 가볍게 두드려 주면 좋다.

▲작은 일이라도 아이 스스로 해냈다면 칭찬을 듬뿍 해주자. 예를 들어 장난감을 스스로 정리했다거나, 혼자 그림책 한 권을 모두 봤다면 아낌없이 격려하자. 아이에게 성취의 기쁨을 느끼게 하는 것도 혼자 놀게 만드는 방법이다.

▲독립된 하나의 놀이를 골라라. 이 독립된 놀이는 ‘혼자서’ 잘 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레고를 쌓는 것은 아이가 혼자 할 수 있다. 독립된 놀이의 반대말은 ‘사회적 놀이’인데, 놀이하기 위해 두 사람 이상이 필요한 것을 지칭한다. 예를 들어 공을 던지고 받는 놀이는 두 사람이 필요하다.

▲일단 아이를 혼자 놀게 했다면 일관성 있게 혼자 놀게 두라. 아이가 아무리 떼를 쓰고 징징거려도 포기하지 말고 아이에게 행동을 갖고 이야기하는 것일 뿐, “네가 미워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고 알려줘야 한다. 아이가 같이 놀자고 계속 떼쓰거나 징징거린다고 참다못해 화내거나 소리 지르는 일은 피해야 한다. 한편, 아이가 떼를 쓰거나 운다고 부모의 태도를 바꾸는 것도 안 되지만, 다른 합리적인 이유가 있을 땐 그 기준을 유연하게 완화할 수 있다.

▲아이가 놀이에 능동적으로 참여한다고 말할 수 있을 때 그 놀이에서 빠져나오기 시작하라. 우선 아주, 잠깐, 기껏해야 한 5초 정도 놀이에서 벗어나 보라. 부엌에 잠깐 들렀다가 바로 돌아오는 정도의 시간이 좋다. 아이가 5초 이상 혼자 논다면, 이후에는 혼자 노는 시간을 7~8초로 늘릴 계획을 세워보자. 이런 방법을 적용해 부모가 없어도 아이가 혼자 놀 수 있는 시간을 늘려나간다. 중요한 것은, 부모가 없을 때도 놀이는 지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2~3개월간 아이의 놀이에서 벗어나는 시간을 차츰 늘려나가 보자. 이때 아이에게 가벼운 비언어적인 신체 접촉을 규칙적으로 계속해주어야 한다. 이 연습을 하다 보면 아이는 놀이에서 즐거움을 얻을 것이며 부모에 대한 정서적 의존도도 줄어들 것이다.

▲아이들이 독립심을 갖고 놀려면 우선 부모를 신뢰해야 한다. 자신이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부모가 도와줄 것이라는 신뢰가 형성된 후에야 아이들은 독립적으로 놀 마음을 갖는다. “엄마는 어디 안 가고 여기서 나하고 같이 있을 거야”라는 생각이 든 아이들은 집 안 여기저기를 탐색하며 복잡한 놀이라고 하더라도 혼자 할 줄 알게 된다.

▲아이들은 실수하면서 배운다. 실수할 기회를 못 가져본 아이들은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용기를 잃고, 늘 하던 놀이만 하게 될 것이다. 아이들이 해야 할 놀이에 어른들이 개입하는 것은 불필요한 일이며, 아이가 놀이하며 느껴야 할 기쁨을 박탈하는 것과도 같다. 실수하더라도 아이들은 다시 도전하면서 성취감을 느끼기 마련이다.

▲시간과 기술이 늘어남에 따라 아이는 부모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즐거울 방법을 익힌다. 아이들은 혼자 놀면 놀수록 스스로 성취할 수 있으며 놀이로부터 생기는 만족감을 더 많이 느낄 줄 알게 된다.

*칼럼니스트 김영훈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소아신경과 전문의로 가톨릭의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현재 한국두뇌교육학회 회장과 한국발달장애치료교육학회 부회장으로 학술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아이가 똑똑한 집, 아빠부터 다르다(2017)」 「4-7세 두뇌습관의 힘(2016)」 「적기두뇌(2015)」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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