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의 정답? 낳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답니다
출산의 정답? 낳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답니다
  • 칼럼니스트 이하연
  • 승인 2020.01.30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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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과 분만 사이, 이게 가장 궁금했어!] 그러니, 막연한 두려움을 떨쳐요

산모마다 아기마다 출산 진행이 모두 달라서 의료인조차도 출산 시기나 출산 진행 등을 섣불리 예측하기 힘들다. 첫째와 둘째를 출산예정일 이전에 낳았어도 셋째는 41주가 넘도록 소식이 없어 유도분만 한 산모가 있는가 하면, 초산이면서도 경산처럼 진행이 빠른 산모도 있다. 그뿐만 아니라, 산모마다 진통을 느끼는 정도가 다 다르다. 그래서 진통이 얼마나 아픈지 설명하기란 불가한 일이다.

분만 방식, 진통, 두려움…출산에 과연 정답이 있을까? ⓒ베이비뉴스
분만 방식, 진통, 두려움…출산에 과연 정답이 있을까? ⓒ베이비뉴스

특히 처음 출산을 겪는 산모라면 진통이 얼마나 아픈지 가늠이 안 되기 때문에 두려움이 가중되기 마련이다. 얼마 전 만난 초산 산모는 진통의 느낌이 어떤지 궁금하기도 하고, 또 얼마나 아플지 수시로 걱정된다고 했다. 초산은 겪어보질 않아서, 경산은 진통이 얼마나 아팠는지를 잊어서 더 걱정이다. 산모들의 걱정과 불안이 가장 많이 떠도는 곳은 바로 인터넷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산모들은 불안할 때마다 인터넷을 찾아본다.

인터넷에 올라온 출산 관련 글 대부분은 좋은 것보다 안 좋은 것이 더 많다. 그리고 그 글을 읽고 있노라면 내 얘기가 아님에도 신경 쓰이기 마련이다. 걱정을 떨치려고 찾아본 정보가 오히려 독이 되는 상황이다. 이럴 땐 인터넷 검색보다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는 게 좋다. 

또, 두려운 생각이 들 때 스스로 자책하거나 괜찮다고 하지 말고 두려움 자체를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편안한 자세를 취하고 명상음악을 들으며 두려운 감정이 흘러가도록 내버려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감정은 하나의 에너지이므로 무거운 에너지가 흘러가도록 이완하면 효과가 있다. 처음에는 어색할지 모르지만 두려운 생각이 들 때마다 반복할수록 오히려 편안해질 것이다. 그렇다면 산모들이 출산 전 가장 두려워하는 것, 그래서 가장 알고 싶은 내용은 무엇일까? 아래의 질문을 통해 알아보자. 

◇ “저는 가진통이 더 아팠어요, 왜 그럴까요?” 

진통은 자궁근육이 수축하는 것이다. 태동검사는 수축이 얼마나 자주, 세게 오는지 측정하는 검사다. 태동검사를 할 때 자궁수축 그래프가 가진통일 때보다 진진통일 때 더 강하고 길게 나타나는데 간혹 가진통을 더 견디기 힘들다고 말하는 산모들이 있다. 그 이유는 바로 ‘긴장’ 때문이다. 가진통이 시작되면 여기에서 얼마나 더 아파야 하는지, 진진통은 몇 배나 더 아플까 하는 상상, 직접 몸으로 진통을 느끼며 밀려오는 두려움 등이 섞여 몸에 힘이 들어가면서 실제 자궁수축보다 훨씬 강하게 통증을 느끼는 것이다.

◇ “저같이 겁 많은 사람도 자연분만 가능할까요?"

진통이 언제 올지 몰라 불안하고, 얼마나 아플지, 본인이 잘 겪어내고 자연분만 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는 글이 맘카페에 종종 올라오곤 한다. “저는 겁도, 걱정도 많은 타입인데 저 같은 사람도 자연분만 가능할까요?”라는 글이 올라오면 다른 산모들은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댓글을 달아준다. “그냥 마음 편하게 제왕절개 하시는 게 나아요”, “그래도 자연분만이 회복은 빠르죠”, “저는 유도분만 하다가 결국 수술했어요”, “저도 겁이 많았는데 병원에 왔을 때 많이 진행되어서 잘 낳았어요” 등 의견은 매우 분분하다. 

나는 예민하고 자극에 민감한 편이지만 두 아이 모두 무통주사 없이 잘 낳았다. 매사에 예측 가능해야 직성이 풀리고 계획하길 좋아하는 성향인 내가 자연진통을 기다리고 출산한 게 더 대단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산모들에게는 운동을 꾸준히 하라고 하지만 나 역시 임신 기간 중 운동을 열심히 하지도 않았고 그때나 지금이나 체력도 안 좋다. 그런데도 자연출산을 잘했다.

순산의 조건을 산모의 나이, 적정 체중, 근육량, 식단관리, 정서적인 안정으로 꼽는다면 나 역시 적정 체중증가와 정서적인 안정 외에는 확실한 게 없었다. 정서적으로 안정됐지만 출산은 여전히 두려웠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공부했고, 남편과 이야기를 나눴다.

◇ “임신 중 운동을 전혀 못 했는데 자연분만 가능할까요?”

나는 나의 유튜브 채널에서 출산 영상을 통해 ‘진통을 잘 견디고 아기에게 산소를 잘 주려면 꾸준하게 운동해서 근육량을 만들어야 함’을 강조한다. 그런데 조산기가 있는 산모들은 조산할까 봐, 워킹맘의 경우 운동할 시간이나 여력 부족으로 막달까지 운동을 못 한다. 이런 산모들은 지금까지 운동을 못 했는데 자연분만을 잘 할 수 있을는지 내게 묻는다. 나의 답변은 항상 같다. 

“지금까지 못 한 건 잊어버리고 지금부터라도 자신의 체력에 맞게 운동하세요.”

날씨가 덥거나, 춥거나, 미세먼지가 많거나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은 얼마든지 있다. 짐볼로 골반 돌리기, 런지, 스쿼트가 좋고 걷기가 귀찮다면 쇼핑몰이라도 돌아다니면 된다. 

출산에 정답은 없다. 도움 안 되는 얘기는 최대한 피하고 산모만이 아닌 부부가 함께 답을 찾아나가는 수밖에. ⓒ베이비뉴스
출산에 정답은 없다. 도움 안 되는 얘기는 최대한 피하고 산모만이 아닌 부부가 함께 답을 찾아나가는 수밖에. ⓒ베이비뉴스

◇ 사람마다 다른 출산과 진통… 답은 결국 산모와 남편이 함께 찾아가야 합니다

내 주변에는 다양한 출산사례가 있다. 산모가 출산 방식을 결정할 땐 크게 자연주의 출산, 자연분만, 제왕절개 세 가지로 나눠서 선택하지만,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유도분만 실패, 조기양수 파수, 태아 심박 불안 등 의료상의 이유, 혹은 산모가 원하는 경우 제왕절개를 하기도 한다. 산모가 자연주의 출산이나 자연분만을 원했어도 진통이 시작됐을 때 가진통을 너무 예민하게 느껴서 힘들거나 정서적으로 많이 지쳤다면 제왕절개를 하는 게 맞다.

지난달 출산 코칭을 해줬던 산모는 가진통을 길게 겪으며 많이 지친 데다, 진통이 오는 만큼 자궁경부가 열리지 않아서 결국 수술을 선택했다. 산모는 나에게 5개월가량 꾸준히 산전 관리를 받으며 순산 운동도 많이 하고 식단관리도 잘해서 체중증가도 적절했다. 나이도 30대 초반이었고 순산의 조건을 갖추었지만, 난산의 경우였기에 끝까지 고민하다가 수술을 결정했다. 

반면 또 다른 산모는 워킹맘으로 운동도 많이 못 하고 막달까지 소화가 계속 안 되어서 하루 세끼를 잘 챙겨 먹지도 못하며 지냈지만 3.8kg의 아기를 자연출산으로 낳았다. 두 산모가 원했던 출산 방식은 같았지만 한 명은 제왕절개를 했고 다른 한 명은 자연출산을 했다. 하지만 두 산모 모두 출산의 과정에 만족했고 그들은 스스로 제일 나은 선택을 했다는 걸 알고 있다. 

자연진통이 오지 않아서 유도분만을 할까 봐, 유도분만에 실패해서 제왕절개수술을 할까 봐, 조기양수 파수가 될까 봐 미리 걱정하는 산모들이 많다. 하지만 유도분만 전 자연진통을 부르는 방법은 많다. 37주 이후 가슴마사지, 유두 자극, 매운 음식 먹기, 부부관계, 골반을 넓히는 운동 등이 있다.

유도분만에 실패할까 봐 수술을 선택할지 말지 고민된다면 자신의 자궁 상태가 유도분만에 잘 걸릴 요소를 가졌는지 먼저 알아보고, 유도분만 시기를 최대한 늦춰서 자연진통을 더 기다려볼지, ‘아니면 말고’라는 마음으로 유도분만을 시도해볼지 결정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진통이 오기 전에 양수가 파수 되는 조기양수 파수는 안 되면 더 좋지만 된다면 이후에 어떤 조치를 해야 하는지 다니는 병원에 물어보면 된다.

◇ 출산의 두려움을 극복하는 여덟 가지 방법 

▲진통이 얼마나 아플지 걱정하는 이유는 결국 두려운 마음 때문이다. 두려움은 잘하고 싶은 마음과 잘 안될지도 모른다는 걱정 딱 그 중간에 있는 감정이다. 그러니 어느 쪽으로 향하든 다음의 것들을 하면서 두려움을 줄여보자.

▲두려움을 회피하지 말고 허용하자. 두렵다는 생각은 잘못된 게 아니다. 그럴 수 있다고 자신을 스스로 다독이자.

▲인터넷을 멀리하자. 안 좋은 출산 후기를 너무 많이 보면 당연히 걱정은 가중된다.

▲주변 지인이나 가족들이 안 좋은 이야기를 한다면 무시하거나 그들과 출산 이야기를 나누지 말자.

▲출산에 도움이 되는 책을 사서 읽자. 출산에서 중요한 건 산모의 정서적인 안정이다. 따라서, 출산 정보가 자세하게 나와 있는 책을 보고 기본적인 출산 과정을 공부하자.

▲출산에 대해 걱정되는 것들을 세분화하여 적어보자. 답이 있는 질문인지, 아니면 필요 없는 걱정이거나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인지 확인해 보자.

▲출산을 어떻게 준비할지 계획표를 써보자. 가진통이 오면 집에서 언제까지 진통하다가 병원에 갈지, 무통은 언제, 몇 번쯤 맞을지, 자연진통을 언제까지 기다리고 싶은지 등에 대한 것들을 직접 글로 쓰다 보면 좀 더 명확하게 정리가 된다.

▲남편과 함께 출산공부를 하자. 출산에 관한 이야기를 남편과 자주 나누며 공감과 위로를 받자. 출산은 아내의 몫이지만 남편은 가장 가까운 사람이자 힘이 되는 사람이다. 남편과 함께 출산을 준비한다면 외롭지도 않고 덜 무서울 것이다. 끝으로 출산교육 전문가나 둘라가 있다면 그들에게 출산의 두려움을 이야기하면서 하나씩 풀어나가며 조언을 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칼럼니스트 이하연은 대한민국 출산문화와 인식을 바꾸고자 자연주의 출산뿐만 아니라 자연 분만을 원하는 산모들에게 출산을 알리고 있다. 유튜브 채널 '로지아'에 다양한 출산 관련 영상을 올리며 많은 산모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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