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키우는 부모의 사교육비 줄이기 제안
아이 키우는 부모의 사교육비 줄이기 제안
  • 칼럼니스트 박수영
  • 승인 2012.09.24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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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수당도 좋지만 교육 바우처 사업 활성화해야

[연재] 엄마표 교구로 아이와 행복일기 만들기 

 

29개월인데 당당하게 어린이집에 안 보내는 엄마이다. 3세가 되니 또래 친구들을 사귀게 해주고 싶어 어린이집에 보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다. 하지만, 어린이집 트라우마가 있는 우리 이에게 억지로 어린이집을 보내는 것은 오히려 퇴행의 효과를 볼 뿐이다. 그래서 생각한 것은 아이의 차차 마음의 문을 열고 말도 하고 배변도 쉽게 하고 자연스럽게 사회성을 늘려갈 때 천천히 보내도 늦지 않다고 나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었다.

 

얼마 전에도 문화센터에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가서 텅텅 비었던 오전 수업이 마감이 되는 모습을 많이 봤다. 어린 개월수에 어린이집에 갔다가 적응하기 힘들어서 다시 엄마품으로 돌아온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반영하는 모습이다. 어린이집에 가서 적응을 잘하고 즐겁게 생활을 하면 보내도 좋지만 엄마와 떨어져 있기를 불안해하고 분리불안의 상태를 갖게 되는 영아일수록 엄마랑 상호작용하고 다양한 수업을 접하고 체험의 기회를 갖는 것이 양질의 수업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늘 집에서 하루에 한 권 이상의 책읽어 주기, 같이 그림 그려주고, 동네산책 하면서 동식물 만나기, 집에서 간단하게 요리해서 맛나게 먹는 간식시간, 화장실에서 하는 배변활동,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나가는 체험활동은 나로 하여금 엄마표 수업 매뉴얼을 스스로 만들게 했다.

 

때론 나도 평범한 사람이고 엄마인지라 어린이집에 보내고 싶단 생각을 하기도 한다. 오전 한 두시간만이라도 보내고 싶을 때가 절실할 때가 많다. 예로부터 미운 세 살이라고 했는데 세 살이 되니깐 자아가 생기면서 고집도 생기도 말도 안듣고 바닥에 벌러덩 누워서 사람들이 보건 말건 울고 보챌 때가 많다. 남자아이라서 힘든 천하장사급이다.

 

엄마를 이길 정도의 강인한 힘으로 고집을 부리면 정말 하늘이 노랗게 변한다. 그런 아이와 하루종일 있으려면 나도 체력이 수시로 고갈될 때가 많아서 누군가의 도움을 요청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우리 부모님은 삼남매를 영유아 때에 기관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보육하며 키웠고 다섯살이 돼서야 유치원에 보내셨다. 그렇게 힘들게 삼남매를 키우신 '엄마는 어떻게 나를 키웠을까?'를 생각하면 아이에게 더욱 더 잘하고자 노력하게 만드는 동기부여가 생긴다.

 

엄마랑 완성한 다양한 얼굴 표정의 북아트. ⓒ박수영
엄마랑 완성한 다양한 얼굴 표정의 북아트. ⓒ박수영

 

얼마 전에 도서관에 북스타트 프로그램이 생겼다. '가난은 대물림 돼도 배움에 있어서는 모두에게 동일한 기회를 부여받고 대물림 돼서는 안 된다'는 서구의 교육 프로그램인데 그러한 취지를 따서 전국의 도서관에서 운영되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북스타트 프로그램은 영유아, 유아, 초등으로 나눠 아이들에게 선별된 동화책을 도서관에서 나눠준다. 얼마 전에는 20개월 미만의 아이들에게만 동화책을 나눠 줘서 받지를 못했는데 북스타트 플러스 프로그램이 생겨서 아이가 25개월이 되었을 때 책 두권을 받게 됐다. 그러면서 나눠 준 안내책자 안에 북스타트 프로그램이 운영된다는 내용을 보게 됐다. 1기 때에는 역시 경쟁률이 치열해서 대기자에만 이름을 올려놓고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없었는데 2기때에는 기회를 갖게 돼 참여하게 됐다.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나눠주시는 맛있는 사과를 씩씩하게 받으러가는 아이의 모습. ⓒ박수영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나눠주시는 맛있는 사과를 씩씩하게 받으러가는 아이의 모습. ⓒ박수영

 

아이랑 엄마랑 만드는 책 만들기 프로그램. 이름도 예쁜 <뜨레풀 책놀이> 프로그램이다. 선생님이 책 내용을 읽어주고 관련 내용을 설명해서 유인물과 만들기 재료를 나눠주면 멋지게 책으로 만들어서 꾸미고 엄마랑 책의 내용을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는 알찬 시간이다. 수강료는 역시 나라에서 지원을 해줘서 12회 기준 1만원에, 재료비도 1만 8,000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이날 수업에는 선생님이 직접 갖고 오신 껍질째 먹는 아삭한 사과도 맛나게 먹으면서 수업에 관심을 잘 보이지 않는 우리 아이에게 사과를 통해 집중력을 갖게 했다. 책 만들기도 하고 맛난 사과도 먹고 선생님과 함께 책을 통해서 이야기도 하고 교감도 하는 알찬 수업시간이다.

 

북스타트 프로그램 <뜨레풀 책놀이> 시간에 이야기나눠 본 다양한 얼굴의 모습. ⓒ박수영
북스타트 프로그램 <뜨레풀 책놀이> 시간에 이야기나눠 본 다양한 얼굴의 모습. ⓒ박수영

 

사설 문화센터 수강료가 3개월에 10만 원 내외, 재료비가 약 2~3만 원인데 어떻게 보면 1회당 1만 원이 넘는 고가의 수업이라고 생각될 수가 있다. 그런데도 문화센터의 인기강좌에는 정원이 꽉꽉 들어찬다. 엄마들에게는 아이들의 교육을 생각해서는 안 들을 수도 없고 들어야만 하는 상황에서 가격부담에 대해서는 개별적으로 안을 수밖에 없다.

 

도서관에서 수업을 함과 동시에 책도 빌려보고 읽을 수 있어 아이에게 자연스럽게 책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 도서관 프로그램은 적극 추천하고 싶다. ⓒ박수영
도서관에서 수업을 함과 동시에 책도 빌려보고 읽을 수 있어 아이에게 자연스럽게 책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 도서관 프로그램은 적극 추천하고 싶다. ⓒ박수영

 

하지만 나라에서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활성화를 해준다면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들에게는 사교육비가 덜 들어가는 셈이니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지금의 현실은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영유아를 위한 프로그램들이 소수라서 경쟁률도 높고 듣고 싶어도 들을 수 없는 현실적 여건을 감안한다면 직장 부모를 위한 주말 프로그램, 아이들을 양육하는 부모들을 위한 주중 프로그램으로 나뉘어서 지역의 도서관이나 주민 자치센터에서 영유아를 위한 강좌를 다양하게 개설하고 활성화 해준다면 엄마들에게는 사교육비 부담도 덜고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양육을 하면서도 교육을 지원을 받을 수 있으니  조금은 고민을 덜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다.

 

무엇보다도 양육수당이나 보육수당 지원도 중요하겠지만 아이들을 위한 교육에 대한 바우처 제도가 좀 더 활성화 돼야 된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지금 운영되고 있는 학습지 바우처 제도가 그 좋은 예라고 꼽을 수 있겠다. 원하는 학습지를 집에서 홈스쿨로 선생님과 만나면서 공부 하는데 일정 비용을 나라에서 소득 수준을 확인해 지원해주는 제도인데 엄마들에게 인기가 많고 또한 이 혜택을 받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학습지 바우처 제도처럼 문화센터나 아이에게 꼭 필요한 교육을 듣게 될 경우 나라에서 지정된 기관이나 혹은 인증된 프로그램을 들었을 때 단 몇 퍼센트만이라도 지원을 해준다면 아이들에게 들어가는 사교육비를 영유아 때부터 줄일 수 있고 꼭 듣고 싶은 강좌를 선별해서 들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란 생각이 든다.

 

*칼럼니스트 박수영은 사회복지학 석사 출신으로 문화센터에서 프로그램 기획일을 하는 평생교육사로 근무했습니다. 아이 출산 후 육아맘으로 아이와 함께 놀이, 만들기 활동을 하면서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하는, 행복한 세상을 열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엄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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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2012-09-25 00: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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