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여행 안 즐거운 외동아이, 형제가 없어서 그럴까요?
가족여행 안 즐거운 외동아이, 형제가 없어서 그럴까요?
  • 칼럼니스트 송이진
  • 승인 2020.02.24 16: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행 리포터 엄마의 행복한 여행 육아] 외동아이를 둔 '아이와 여행' 전문가의 고민

여행을 하다보면 내 아이와 비슷한 또래가 있는 가족에게 자연스레 눈길이 갑니다. 아이와 짐을 동시에 둘러업고 힘겹게 이동하거나 주변 눈치를 보며 싸우는 형제를 혼내는 부모의 모습은 마치 우리 집 일인 듯 한숨이 나오기도 하는데요. 그러다 아이가 셋, 넷인 가족을 보면 부모에 대한 존경심마저 들게 됩니다. 그러고는 생각하게 되지요.

“역시, 여행할 때는 외동이 편하고 좋아.”

하지만 그 생각은 아이가 커갈수록 달라지더라고요. 어딜 가든 밥만 잘 챙겨주면 된다는 다둥이 부모와 달리 여전히 저는 아이와 스물네 시간 붙어 있어야 했거든요.

외동아이를 둔 저는 여행 내내 아이의 친구가 되어야 했습니다. ⓒ송이진
외동아이를 둔 저는 여행 내내 아이의 친구가 되어야 했습니다. ⓒ송이진

◇ 외동아이 즐겁게 해 줄 다양한 요령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요령'에 없었습니다 

가족 여행은 자녀 수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집니다. 생후 2년만 지나도 성인요금에 육박하는 항공권을 구매해야 하고 아이가 둘인 집은 침대도 최소 두 개가 필요합니다. 자연히 여행 경비는 쑥쑥 올라가는데 기동성은 떨어져 여러모로 여행할 때는 외동이 편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문제는 어릴 때는 물과 모래만 있어도 혼자 잘 놀던 아이가 점점 함께 놀 사람을 필요로 한다는 점입니다. 외동 자녀를 둔 부모는 모두 비슷한 고민을 할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아이가 여행 중에 심심해하지 않을까, 그런 아이와 어떻게 하면 자유롭고 편한 여행을 할 수 있을까, 하고 말이죠.

이런 이유로 외동이를 둔 부모들은 함께 모여 여행을 떠나기도 하는데요. 제 아이도 그 때를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 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아이에겐 장소보다 얼마나 신나게 놀았는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마음 같아선 또래 친구들이 있는 가족과 모든 여행을 함께하고 싶지만, 취향이나 일정을 맞추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아이가 바쁘게 움직이면 덜 심심할 거란 생각에 체험거리를 열심히 찾아다니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점차 아이의 취향을 고려하는 일이 중요해졌어요. 주관이 뚜렷해지면서 자기 관심사가 아닌 것에는 몸을 꼬며 지루해하는데 그때마다 달래도 보고 혼도 내 봤지만, 아이가 좋아하지 않으면 안 한 것만 못한 일이 되더라고요. 결국, 남는 건 아이에게 다양한 것을 해주었다는 저의 자기 합리화뿐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아이에게 맞춰 줄 수는 없잖아요. 부모도 취향이 있는데 이를 무시한 채 아이가 좋아하는 곳 위주로만 여행하다 보면 부모 역시 지루한 표정과 감정을 숨길 수 없거든요. 그래서 우리 가족은 모두가 만족할만한 공통 관심사를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여행 코스를 짤 때 가족 모두가 좋아하는 활동적인 액티비티나 놀이동산 등을 넣으면 한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어요.

가끔 부모 중 한 명이 아이를 데리고 여행을 다녀오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저는 종종 아이와 단둘이 근교를 다녀오는데요. 서로에게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 때문인지 아이는 엄마와 데이트를 한다며 평소보다 더 행복해하더라고요. 반대로 아이가 아빠와 시간을 보낼 때는 저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또 다른 여행을 즐기는 기분이었습니다.

비슷한 면에서 패키지여행도 추천합니다. 사람이 많으니 덜 심심하기도 하고 특히 바빠서 일정 짜기가 힘들 때 이용하면 여행사가 다 알아서 해주니 아이에게 좀 더 집중할 수 있어 좋더라고요. 이때 아이와 비슷한 또래가 있다면 이보다 더 금상첨화는 없겠죠.

그리고 어딜 가든 놀이감이나 책, 그림 도구 등을 가방에 넣어 다니며 수시로 마술처럼 꺼내 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다급할 때 스마트 폰을 쥐여 주게 되더라고요. 아이들은 일정 시간 누군가와 놀아야 하는 법칙이라도 있는지 시간이 지나면 엄마 아빠를 찾기 마련이잖아요. 그럴 때 간단한 놀이감이나 책 등은 아주 요긴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 아이가 어디서든 외로워한다면, 그건 형제가 없어서가 아니라 부모 때문 아닐까요?

엄마 아빠가 자신을 바라봐 주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자기가 좋아하는 놀이를 함께 해주는 순간들이 쌓여갈 때 아이는 여행이 즐겁다고 느끼고 있었습니다. ⓒ송이진
엄마 아빠가 자신을 바라봐 주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자기가 좋아하는 놀이를 함께 해주는 순간들이 쌓여갈 때 아이는 여행이 즐겁다고 느끼고 있었습니다. ⓒ송이진

요즘은 아이와 여행하는 부모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여행지와 숙소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숙소에서 운영하는 키즈 프로그램들은 친구가 필요한 외동아이에게 특히 유용한데요. 이때 중요한 건 내 아이의 성향을 파악하고 아이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일입니다.

제 아이는 낯을 많이 가리고 소심한 성격 탓에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이라 해도 두려움에 경계를 많이 하는데요. 그래서 저나 남편, 둘 중 한 명은 반드시 아이와 함께 있는 편입니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부모와 함께 있는 제 아이를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아이들이 반드시 한두 명은 있었습니다. 아마도 제 아이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아이들이겠지요.

그 모습을 볼 때마다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외동이라 외롭진 않을까 걱정하고 미안한 마음을 가졌었는데, 아이를 외롭게 하는 건 형제의 유무가 아니라 부모일지도 모른다고요.

아이가 원하는 건 거창하지 않습니다. 저는 여행을 통해 아이에게 더 넓은 세상과 많은 경험을 시켜주고 싶었지만 아이는 그저 엄마 아빠와 함께 있다는 사실을 행복해하는 듯 했거든요. 엄마 아빠가 자신을 바라봐 주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자기가 좋아하는 놀이를 함께 해주는 순간들이 쌓여갈 때 아이는 여행이 즐겁다고 느끼고 있었습니다.

여행을 떠날 때마다 제 고민은 계속됩니다. 그럴 때마다 외동아이를 둔 선배 부모들은 한목소리로 말합니다. 아이가 우리와 '놀아주었던' 시간들이 곧 그리워질 거라고요. 그러니 선물 같은 이 순간들을 위해 더 노력하라고요.

*칼럼니스트 송이진은 공중파 방송을 비롯한 다양한 채널에서 활동하는 19년차 방송인이자 50여 편의 광고를 찍은 주부모델이기도 합니다. 아이와 매년 4~5회의 해외여행, 다수의 국내여행을 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아이와 해외여행 백서」가 있습니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실시간 댓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중앙로8길 111 우명빌딩 2~4층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일 : 2010-08-20
  • 일반주간신문등록번호 : 서울 다 10138
  • 등록일 : 2011-01-11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 (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Copyright © 2020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