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억 있다"고 속인 아내, 혼인취소 사유
부산가정법원 "재력에 관한 거짓말은 혼인취소 사유 맞아"
부자인 것처럼 재력을 속여 혼인한 경우 혼인한 사실을 취소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부산가정법원 제1부(장홍선 부장판사)는 A(37, 남) 씨가 아내 B(33, 여) 씨를 상대로 제기한 혼인취소 청구소송에서 남편 원고의 손을 들어 두 사람의 혼인을 취소한다는 판결을 했다고 지난 3일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A 씨와 B 씨는 2010년 8월 교제를 시작했다. 당시 A 씨는 보험회사 영업사원으로 근무하며 월 평균 12만 원 정도를 벌어 생활고에 시달렸다. 반면 B 씨는 취업준비생이었지만 부모의 도움으로 A 씨에 비해 경제적 여유가 있었고, 두 사람의 데이트 비용은 주로 B 씨가 부담했다.
아내 B 씨는 A 씨에게 혼인신고를 하기 전 "부동산 경매로 300억 원 가까운 돈이 있다. 결혼하면 재산의 일부를 주겠다"고 말했고, A 씨는 이 말을 믿고 결혼식을 생략한 채 B 씨와 혼인신고를 했다.
그러나 A 씨는 결혼 이후에도 아내가 증여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점을 수상히 여겨 아내의 재산에 대해 알아봤고, B 씨가 재산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A 씨는 부산가정법원에 아내와의 혼인취소 소송을 제기한 것.
이에 대해 1심 재판부는 "B 씨가 결혼하면 거액을 주겠다고 약속했다는 A 씨의 주장은 근거가 부족하다"고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원고는 자신의 재력에 관해 거짓말을 한 피고에게 속아 피고와 혼인했고, 결혼하면 수억 원의 거금을 증여해 주겠다는 피고의 약속은 원고가 혼인을 결정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로 고려됐던 것으로 보인다”며 “B 씨의 행동은 민법에 정해진 혼인의 취소사유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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