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안 가려던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었어?
어린이집 안 가려던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었어?
  • 칼럼니스트 이미연
  • 승인 2020.06.18 1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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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이맘 Says] 엄마 아빤 '이렇게 하면' 네게 좋을 줄 알았는데…

(지난 글 '우는 애 어린이집 들여보내는 엄마 맘은 오늘도 찢어진다'에 이어…) 결국, 우리는 영이와 함께 온종일 찰싹 붙어 지내는 특별한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다시 시작된 일상, 또 어린이집 가는 것을 영이가 불안해할까 노심초사하며 여기저기 자문을 구했다. “울더라도 보내야 한다”, “며칠 지나면 괜찮다” 같이 수없이 들었던 이야기는 넘기고, 어린이집 선생님께서 알려주신 구체적인 방법을 써보기로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방법은 성공적이었다. 사실 방법은 간단하다.

1단계 : 영이가 등원하기 전, 아빠는 출근한다고 인사를 하고 먼저 집을 떠난다.

2단계 : 영이와 엄마는 어린이집에 간다.

3단계 : 영이와 엄마가 어린이집으로 출발하면, 밖에서 기다리던 아빠가 집으로 돌아온다.

아빠가 회사에 간다고 하니 영이는 배꼽 손을 가지런히 모아 인사하며 아빠를 보내준다. 그리고 어린이집에 도착해서는 “엄마는 회사 안 가?”라며 물어본다. 내가 “응, 엄마는 회사 안 가”라고 대답하니 영이는 뒤도 안 돌아보고 어린이집에 들어가 버렸다. 하루 만에 이렇게 극적으로 변할 줄이야….

오늘은 씩씩하게 등원하는 영이의 뒷모습. 잘 다녀와! ⓒ이미연
오늘은 씩씩하게 등원하는 영이의 뒷모습. 잘 다녀와! ⓒ이미연

영이가 10개월 때부터 영이 아빠는 ‘주말 아빠’였다. 파견근무를 나간지라 평일에는 대전에 있고 주말에만 집에 왔다. 그러다보니 영이에게 아빠가 있는 날은 주말이고, 주말은 온 가족이 함께 있는 날이다. 아빠의 휴가를 처음 경험한 영이는 아빠가 집에 있는데 자기만 어린이집에 가는 것이 몹시 불안했던 것 같다. 

게다가 엄마는 365일 24시간 영이와 함께 하던 ‘풀 타임(full time) 엄마’였다. 영이의 평생에서 엄마가 없는 시간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나마 최근 엄마가 일을 시작하고부터 엄마와 잠시 떨어진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 같았다.

그런데, 아빠의 휴가는 영이의 모든 것을 혼란스럽게 했던 것 같다. 휴가 동안 아빠와 등원을 해보자는 취지로 연습 삼아 온 가족이 함께했던 등원이 영이에게는 엄마와 아빠가 자기만 어린이집에 두고 어딘가 간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져 더욱 힘들었나 보다. 

매일 반복되던 일상에, 변화는 때로 활력이지만 때로는 혼란이다. 온 가족이 함께 등원하는 이상적 모습을 그렸지만 그건 엄마와 아빠에게만 이상적일 뿐 영이에게는 ‘혼란’이었던 것이다.

​양육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양육을 제공하는 양육자가 아니라 양육의 주체인 아동이라는 것을 다시금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영이는 키워지는 것이 아니라 적응하고 있는 것이고 변화에 적응하는 존재일 뿐 아니라 변화에 반응하는 능동적 존재라는 것을 오늘도 깨닫는다.

*칼럼니스트 이미연은 아동인권옹호활동을 하는 국제아동인권센터의 연구원으로, 가장 작은 자를 위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작은 힘을 보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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