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는 알았을까, ‘봄날’이 올해 이렇게 절절한 노래가 될 줄
BTS는 알았을까, ‘봄날’이 올해 이렇게 절절한 노래가 될 줄
  • 칼럼니스트 고완석
  • 승인 2020.12.24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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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아동권리 히어로] “얼마나 기다려야, 또 몇 밤을 더 새워야, 널 보게 될까…”

‘코로나19’라는 긴 터널에 들어온 지 벌써 1년이 다 되어간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시작해서 코로나19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의 기세가 꺾이지 않자 정부는 23일부터 ‘5인 이상 집합금지’라는 초강수를 뒀다. 함께 사는 가족을 제외하곤 아무도 만나지 말란 메시지로 생각된다.

나와 우리 가족 역시 모든 만남과 약속들을 뒤로 미룬 채 온전히 ‘우리 가족’만의 연말연시를 보내고 있다. 얼마 전 100일을 맞이한, 첫 번째이자 유일한 조카도 사진으로 볼 수밖에 없다. 평소 바쁘단 핑계로 만나지 못하다가, 그래도 “연말인데 얼굴 한 번은 봐야 하지 않겠냐”며 만나왔던 친구·지인과 만나는 일도 올해는 모두, 취소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큰아이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일주일에 한두 번씩은 학교에 갔는데, 몇 주 전부턴 아예 등교하지 않고 100%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됐다. 둘째도 몇 달째 어린이집엘 못 갔다. 친구들과 만나는 것은커녕, 놀이터에서 노는 것도 모두 자제하는 중이다.

◇ 언젠가 당연해질 우리의 '만남'을 위해…지금은 당연히 만나지 말아야 할 때

큰아이가 요즘 흥얼거리는 BTS의 노래 '봄날' 가사가 절절하게 와닿는다. 얼마나 더 기다려야, 몇 밤을 더 새워야, 널 보게 될까. '봄날' 뮤직비디오 화면 갈무리. ⓒ빅히트
큰아이가 요즘 흥얼거리는 BTS의 노래 '봄날' 가사가 절절하게 와닿는다. 얼마나 더 기다려야, 몇 밤을 더 새워야, 널 보게 될까. '봄날' 뮤직비디오 화면 갈무리. ⓒ빅히트

“얼마나 기다려야, 또 몇 밤을 더 새워야, 널 보게 될까, 널 보게 될까, 만나게 될까, 만나게 될까?”

큰아이가 흥얼거리는 노래의 노랫말이 갑자기 귓가에 맴돌았다. BTS의 ‘봄날’이라는 노래인데, 최근 BTS에 푹 빠진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다.

목청껏 신나게 노래를 따라 하는 아이의 모습이 귀여우면서도, 가족들과 친구들을 만나지 못하는 지금의 상황이 노랫말과 딱 맞아떨어지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물론, 이 노래는 2017년 곡으로 ‘코로나19’라는 지금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쓴 것은 아닐 텐데 상황이 상황인지라 더 애잔하게 들리는 것 같다.

얼마나 기다려야, 또 몇 밤을 더 새워야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마음껏 만날 수 있을까? 얼마나 기다려야, 또 몇 밤을 더 새워야 우리 아이들이 마음껏 밖에 나가 뛰어놀고 친구들과 만날 수 있을까?

올해 코로나19를 겪으며 당연한 것들이 당연하지 않았음을 깨닫는다. ‘만남’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만남’은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해왔는데, 이제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만남’ 역시 당연한 것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지금의 만나지 못함은 ‘만남’이 당연한 것이 되기 위한 과정일 것이다. 지금의 시기를 잘 견뎌낸다면 ‘만남’이 당연한 것이 되는 날이 다시 찾아올 것이다. ‘이 겨울도 끝이 난다’는 BTS ‘봄날’의 가사처럼 말이다. 우선 그날을 위해 우리 가족만의 행복한 연말연시를 보내야겠다.

*칼럼니스트 고완석은 여덟 살 딸, 네 살 아들을 둔 지극히 평범한 아빠이다. 국제구호개발 NGO인 굿네이버스에서 14년째 근무하고 있으며, 현재는 굿네이버스 아동권리옹호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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