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후 응급실에서 밤새는 워킹맘의 하루
워킹맘은 일반 소아과보다 응급실이 더욱 친숙하다
[연재] 연년생 아이와 함께 하는 워킹맘 시테크
저녁 6시 작은 아이가 아프다는 전화를 받고 서둘러 퇴근을 한다. 하루 종일 구토와 설사를 해서 탈 수가 왔는지 아이가 축 늘어져 눈만 껌벅이며 엄마를 쳐다본다. 서둘러 퇴근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동네 소아과는 문을 닫은 시간,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타고 30여분을 달려 대학병원 응급실에 도착한다.
대학병원 응급실은 아픈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함께 뒤섞여 북새통을 이루고 있고 감기 환자가 많아서 인지 그 어느 때 보다도 더욱 혼잡하다. 난방이 되지 않는 대기실에서 번호표를 뽑아 들고 축 늘어진 아이를 안고 순번이 오기만을 기다려 보지만 바쁘게 움직이는 의료진 사이에서 우리 아이 이름은 좀처럼 호명되지 않는다.
30여분을 기다린 끝에 드디어 간호사가 아이의 기본 정보를 체크하고 수련의의 진료가 시작된다. 장염과 폐렴이 의심되니 엑스레이 촬영을 해보자고 한다. 영상실로 이동하는 도중 온갖 기계 장치를 달고 침대에 누워 있는 환자를 보며 아이가 불안해 한다.
응급실에 도착한지 2시간이 지나서야 소아과 전문의가 찾아 온다. 촬영 결과를 보면서 가벼운 폐렴과 장염 이라는 진단을 내리고, 현재 탈수 증상이 보이니 링거를 맞고 퇴원을 하면 된다고 한다.
응급실 간호사가 아이의 발에 링거를 꽂아 보려 하지만 혈관이 보이지 않자 아이의 손과 발을 수차례 두드려 혈관을 찾아 보려 한다. 아이는 불안과 공포에 울음을 터트리고 응급실 내부는 더욱 시끄러워진다. 겨우 아이를 달래 링거를 꽂고 아이를 눕힐 침대를 찾아 보지만 응급실 침대가 부족해 링거 맞는 1시간 동안 아이를 업고 응급실을 서성인다. 시간이 흐를수록 응급 환자들이 실려오고 응급실안은 더 혼잡하고 소란스럽다. 응급실에서 밤을 새는 동안 엄마도 아이도 지쳐 간다.
워킹맘은 일반 소아과보다는 대학병원 응급실이 더욱 친숙하다. 출근길에 아이가 아파 보여도 우선 출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아픈 아이를 할머니 손에 맡기고 출근을 한다. 직장에서는 하루 종일 아픈 아이 걱정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지만 그렇다고 조퇴를 하거나 일찍 퇴근을 할 수 있는 형편도 못된다. 겨우 퇴근을 해도 동네 소아과는 문을 닫은 시간, 어쩔수 없이 응급실을 가지만 소아 전문 응급실이 아니기 때문에 아픈 아이 와 한참을 기다려 겨우 약 처방을 받고 집에 돌아 오게 된다.
아직 돌도 안 된 아이이기 때문에 가벼운 감기 증상이라도 응급실을 찾게 되고 5~6만원이 훌쩍 넘는 응급실 비용을 납부하며 그때마다 직장생활에 대한 회의감이 들곤 한다. 아픈 아이도 마음 편히 돌보지 못하고 일반 소아과와 비교해서 10배 이상의 병원비를 납부 하며 응급실에서 밤새 고생을 하면 말도 못하게 속상하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 연휴 둘째 아이가 밤새 기침을 하며 잠을 자지 못해 동네 대학병원 응급실이 아닌 서울아산병원 소아응급센터를 찾았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응급센터는 응급실 수련의가 아닌 소아과 전문의가 365일 24시간 상주하기 때문에 오래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 진료가 가능하다. 또한 독립된 공간의 소아 전용 응급실 이기 때문에 진료실은 물론 영상 촬영실에서도 성인 환자와 만나지 않고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일반 소아과에 와 있는 착각이 들 만큼 시설이며 의료진이며 모두 아이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듯 했고 편안한 공간에서 아이도 불안해 하지 않고 아이와 함께 대기하고 있는 부모들의 표정도 한층 여유로워 보인다.

이런 소아전문응급센터가 좀더 많이 생긴다면 아이가 아플 때 마다 응급실을 찾을 수밖에 없는 워킹맘에게 큰 힘이 될 것 같다. 내가 응급실을 방문할 때마다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오랜 대기 시간과 더불어 일반 응급 환자와 섞여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간혹 술에 취한 응급 환자나 교통사고로 실려 온 응급환자와 침대를 마주하고 있을 때면 아이나 나나 불안하고 어쩔 땐 공포감마저 든다.


앞으로 소아전문응급센터가 더욱더 신설되고 응급실 이용 비용이 조금이라도 낮아 져서 두 아이를 키우면서 직장생활도 할 수 있게 된다면 워킹맘이기 때문에 아이가 아플때마다 드는 미안한 마음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은 아이 낳기 좋은 세상에 한결 더 다가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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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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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워2011.04.24 16:15
워킹맘들은
정말 힘들겠어요.
퇴근후 병원은 갈 수 없잖아요.
병원 업무가
시*****니2011.04.23 15:52
소아응급센터
소아응급센터가 왜 더 많아져야 하는지 이유가 확실하게 적혀 있네요.
그런데.. 일반 소아과도 직장맘을 위해서 동네 병원 순번 정해서 좀 더 늦게까지 진료를 했으면 합니다. 대학병원 응급실.. 아고..
민**마2011.02.22 17:31
저희~
저희동네에잇
칼*******진2011.01.05 16:36
국내 최초입니다. 곧 소아응급 센타가 더 증설된다고 해요. 저희 지역에도 오픈했음 하는 간절히 바래 봅니다.
칼*******진2011.01.05 16:35
알콩콩님 항상 고마워요~ 워킹맘 응원해 주는 분은 알콩콩님 밖에 없는것 같아요.
알*콩2011.01.04 18:26
뉴스에서 봤어요
소아전문 응급실을 오픈했다고 뉴스에 나오더라구요
점점 이런 응급실이 많아져야 할 것 같아요
쿨*맘2011.01.04 14:44
처음알았어요
소아응급센터가 따로있는 병원이있군요
아산이라 이용할수는 없겠지만 정말 이런 소아응급실이 많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