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이 사람을 만든다” 아동 최저 주거환경 기준의 필요성은?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 아동 최저 주거환경 기준의 필요성은?
  • 기고=남소연
  • 승인 2021.05.24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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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다운 집으로] 8. 남소연 구례군청 주무관

코로나19 재난 상황 속에서 집의 의미와 중요성이 커지는 현재, 아이들의 주거권 보장을 위한 관심이 더욱 높아져야 할 것입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베이비뉴스는 아이들과 학부모, 전문가들과 함께 아이들의 행복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집다운 집으로’ 연속 특별기고를 마련했습니다. 매주 월요일 아동의 권리 관점에서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글을 전해드립니다. - 편집자 말
 

주거 신축 전 전경. 외부 화장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거 신축 전 전경. 외부 화장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거 신축 전 전경. 외부 화장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거 신축 전 전경. 외부 화장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전남 구례의 주거 현황

2020년 기준 전남 구례군에는 총 1만 3372가구가 살고 있으며, 그 중 만 18세 미만 아동이 포함된 가구는 1048가구로 약 8% 정도이다. 인구 중 50% 이상이 구례읍에 거주하고 있으며, 농촌 지역 특성상 아파트가 많지 않고 90% 이상이 주택에 거주하고 있다. 게다가 대부분의 주택들이 노후화 되어 신축 및 개보수에 대한 수요가 많은 상황이다.

◇ 안전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국민의 안정된 주거생활을 위해 그동안 정부,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에서는 여러 주거지원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전남 구례군은 2021년 1월 첫 국민임대주택을 보급하는 등 무주택 저소득층에게 소중한 보금자리를 제공하고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주거급여제도: 저소득층 대상 임차료, 유지수선비 지원

- 행복둥지사업: 주거약자 대상(수급자, 차상위계층, 국가유공자 등)

- 장애인의 편리한 주거생활을 위한 장애인 주거환경개선사업

하지만 아동주거 빈곤가구에 대한 주거지원은 별도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아동의 주거권이 보장받지 못한 상황이 지속되어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 나의 자랑은 ‘친구들이 우리 집에서 놀 수 있어요’

2019년 겨울, 아동 부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두 형제와 아동 모가 복지사각지대에 놓여 힘들게 생활하고 있는 다문화가족을 만났다. 가정 방문 시 집 천장이 기울어져 금방이라도 무너질 거 같았고, 모든 방에 비가 새서 곰팡이가 가득했다. 아이들이 앉아서 공부할 수 있는 책상도 없어 엎드려서 공부하는 모습이 마음 아팠으며, 화장실도 밖으로 다니는 등 주거환경이 매우 열악한 상황이었다.

주거 신축 전 아동 공부 모습. 기울어진 천장.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거 신축 전 아동 공부 모습. 기울어진 천장.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거 신축 전 아동 공부 모습. 기울어진 천장.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거 신축 전 아동 공부 모습. 기울어진 천장.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이들이 생활하기에 위험해 보여서 환경개선을 추진하고자 하였으나 전문가 의견으로는 간단한 보수 작업으로는 조치할 수 없다고 했다. 지자체가 해결해보려고 하였으나 자원의 한계로 인해 진행에 어려움이 있어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도움을 요청하였고, 민관연대활동을 통해 주거신축을 진행하였다.

아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들은 지역주민들이 주거신축에 필요한 기금 일부를 후원해주었으며, 다양한 재능기부를 통해 아이들과 가족에게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해줄 수 있게 되면서 희망이 없던 집에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주거 신축 후 전경. 내부 화장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거 신축 후 전경. 내부 화장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거 신축 후 전경. 내부 화장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거 신축 후 전경. 내부 화장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이들은 더 이상 깜깜한 방의 천장이 무너질까 걱정도 하지 않게 되었고, 밝은 빛이 들어오는 방에서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화장실을 집밖이 아닌 집안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남편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갑자기 지게 된 가장의 무게 때문에 우울증을 겪고 있던 형제의 어머니도 현재는 우울증 약을 복용하지 않고 삶에 의지가 생겼다. 최근에 형제의 학교에 방문한 일이 있었는데 나의 자랑거리 칸에 ‘집이 따뜻하고 좋아요. 친구들이랑 우리 집에서 놀 수 있어요’ 라고 적혀있어 큰 감동을 받았다.

◇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 아동최저주거환경 기준마련 필요

주거환경은 아동들에게 신체적·정서적·인지적 발달에 밀접한 영향이 미친다는 연구결과 및 문헌을 많이 접할 수 있다. 물론 아동들의 성장 및 발달에 여러 가지 환경적 요소들이 있겠지만 그 중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은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바탕이라고 생각된다. 하얀 바탕에 아이들이 원하는 행복한 삶의 그림을 그릴 수 있게 어른들과 정부가 나서서 노력해야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을 그렇지 않다 기초생활수급자, 저소득층에 대한 주거지원은 많은 반면 아동 주거권 보장에 대해 인식과 제도는 많이 부족하다. 나 또한 2020년 아동 주거환경개선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전에는 아동 주거권에 대해서 정확히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회의 인식이 부족한 편이다 보니 지원에 대한 정책도 많이 부족한 것이 당연한 것 같다.

2020년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진행한 아동 주거환경개선 프로젝트를 계기로 ‘최소한의 주거환경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아동가구 발굴’을 위해 구례군도 아동 주거환경 전수조사를 실시했었다. 전수조사를 통해 수급자, 차상위계층 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복지사각지대 아동 가구가 많다는 것이 확인되었으나, 물리적 지원의 한계가 있다는 것이 아쉬웠다. ‘최소한의 주거 기준’ 이라는 것이 어른들의 시각에서 정부와 전문가들이 결정하다 보니 아동들의 목소리와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른들이 아이들의 대변인이 되어 아이들의 생각을 들어보고 아이들을 위한 주거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아동적정주거환경’ 기준을 마련하고, 그에 따른 인식개선을 위한 교육과 제도적 안전망 및 지원이 필요하다. 아이들은 우리의 소중한 미래이다. 아동이 안전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 공공기관, 아동관련 기관, 지역민 등 모두가 노력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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