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로 정차 중에 뒤에서 한 차량이 20km/h정도의 속도로 달려와 제차를 추돌하는 교통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내려서 보니 차에 작은 흠집이 생겼고요. 제 차에는 카시트가 설치돼 있었습니다. 상대 가해차량은 보험처리를 해준다고 합니다. 제가 구입한 카시트 제조사의 설명은 '자동차 사고 시, 카시트는 무조건 교체해야 한다'는 입장이던데요.
그냥 써도 될 것 같은데 꼭 교체해야 하나요? 그리고 카시트는 보험처리해야 하나요, 카시트 회사의 사고보상 프로그램을 이용해야하나요?
이 질문에는 두가지 핵심 포인트가 있습니다.
1. 저속 사고에도 카시트를 교체해야하는가?
미국 도로교통안전국 NHTSA에서는 충돌 사고 시, 카시트를 교체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 다섯 가지를 제시했습니다.
- 사고 발생 후, 피해차량이 운행하여 현장을 떠날 수 있는 경미한 사고
- 카시트 설치 지점에서 가장 가까운 쪽 차량 도어에 파손이 없는 사고
- 탑승자 중 아무도 부상자가 없는 사고
- 차량 에어백 미전개 사고
- 카시트에 육안상 손상이 없는 사고 (특히 ISOFIX 체결 래치 및 안전벨트 하네스)
위 다섯가지 항목을 모두 충족한다면 카시트는 교체가 필요 없습니다.
교통사고 시, 카시트를 교체하는 이유는 온통 플라스틱과 금속, 그리고 볼트로 체결된 카시트들이 충격으로 인해 크랙이나 유격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고, 한번 어그러진 카시트 몸체의 강성은 다시 돌아올 수 없기 때문입니다.
2. 카시트 보상은 상대 보험사가 하는가, 카시트 회사가 하는가?
상대 보험사가 바꿔준다고 해서 새 카시트를 받을 마음에 사고 피해 부모님은 잠깐 흔들릴 수 있습니다. 사고 시, 상대방 보험 보상은 설치된 카시트의 구입일자로부터 감가상각을 하여 현재 시점의 보상금액을 산정해 지불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는 상대 보험사들이 카시트 보상금액이 크지 않기 때문에 교체를 합의의 미끼로 사용하며 통크게 바꿔주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비공식적으로 보험사에서 사용중이던 카시트를 수거해가기를 요구하고, 이 카시트들은 현금화를 위해 중고 거래 장터에 며칠 후에 세탁후 다시 나오기도 합니다. 사고로 교체가 필요하다던 카시트를 다른 아이들이 탑승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카시트를 보상받게 돼도 쓰던 카시트는 상대보험사에 제공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절대로 주지 마시고, 아무도 쓰지 못하도록 안전벨트를 과감히 가위로 잘라 분리수거 배출하시는 것이 어린이의 안전과 환경을 위해 가장 좋습니다.
또한 상대방보험 보상 외에도 구입한 카시트 기업의 보상프로그램을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우리나라 카시트 기업들은 거의 대부분 교통사고 보상 제도를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사고 카시트를 신형 새제품으로 교체해주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보험사보다 교체받는 카시트가 더 좋을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시면 간단한 확인 후에 새 제품으로 교체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 때에도 당연히 교통사고를 겪은 카시트는 그동안 우리 자녀를 위해 끝까지 지켜준 노고를 고마워 해주시고, 과감히 안전벨트를 잘라내 분리수거 배출하셔야 합니다.
*칼럼니스트 전용완은 어린이 교통안전과 카시트 정보 교류 네이버 카페 '아이와차'의 운영자로, 어린이 통학버스 안전성, 카시트 안전성 인증, 운전자 안전 의식, 어린이 교통안전 교육, 운전자 위주의 교통안전제도 등의 헛점을 파고들어 비판하고 공론화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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