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이가 선생님이 아닌 친구를 보고 따라할까요?
왜 아이가 선생님이 아닌 친구를 보고 따라할까요?
  • 칼럼니스트 윤정원
  • 승인 2021.07.12 13: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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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를 알고 하는 교육] 부모가 알아둬야 할 아이의 모방놀이
양육자와의 모방놀이는 3세 무렵이 되면 대상이 양육자에서 또래로 옮겨가는데 관계의 확장을 위한 첫 걸음입니다. 양육자와 했던 모방놀이를 또래 친구와 반복합니다. ⓒ베이비뉴스
양육자와의 모방놀이는 3세 무렵이 되면 대상이 양육자에서 또래로 옮겨가는데 관계의 확장을 위한 첫 걸음입니다. 양육자와 했던 모방놀이를 또래 친구와 반복합니다. ⓒ베이비뉴스

Q. 저희 아이는 4살이고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어요. 최근에 좋아하는 친구와 함께 발레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동작을 가르쳐주는 선생님을 보지 않고 친구를 보면서 따라 해요. 이럴 때 뭐라고 해줘야 할까요?

A. 

◇ 모방은 자신을 알아가는 방법입니다

1. 영·유아는 자신을 상대 즉, 대상을 통해서 인식하게 됩니다. 

대상을 인식하기 위해서 필요한 과정이 모방인데 생후 6개월에서 1년 무렵이 되면 양육자를 보며 도리도리나 손을 쥐었다 폈다 하는 잼잼을 합니다. 거울처럼 따라하는 모방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방놀이는 아이가 일방적으로 하는 놀이라기보다는 양육자와 양방으로 이뤄지는 일종의 소통 방식으로 상호작용의 시작이라 하겠습니다. 모방놀이의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양육자의 행동(예: 도리도리)--->아이가 보고--->인식하고--->따라 함--->양육자가 따라하는 아이를 보고 반응함--->양육자의 반응으로 아이가 자신의 행동을 다시 인식하며--->이를 반복하고--->도리도리를 인지--->양육자가 행동하지 않고 도리도리라고 말만 해도--->아이가 도리도리를 함

2. 영·유아가 자신을 인식하는 방법 중 이와 같은 모방놀이는 단순하지만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양육자와의 모방놀이는 3세 무렵이 되면 대상이 양육자에서 또래로 옮겨가는데 관계의 확장을 위한 첫 걸음입니다. 양육자와 했던 모방놀이를 또래 친구와 반복합니다. 자신을 알아가는 심리적 발달 과업을 성취하기 위한 행위가 모방 학습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 왜 아이가 선생님이 아닌 친구를 보고 따라 할까요

1. 이유는 이렇습니다. 

아이가 양육자와의 모방놀이를 충분히 경험했다면, 다음으로 관심이 또래로 옮겨갑니다. 질문자님의 아이도 유사한 상황으로 보이며 양육자와 비슷한 선생님보다는 친구에게 좀 더 집중할 수 있습니다. 또, 4세면 발레 학원에서 배움과 레슨에 대한 이해가 불충분하고 선생님의 지시에 따르거나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개념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관심이 친구로 향하면 친구가 하는 행동들이 흥미로워 놀이처럼 따라하게 됩니다. 

2. 친구를 따라하는 행동은 유·아동의 발달에 따라 다릅니다.

유아초기에는 보이는 모습 그대로를 따라한다면 좀 더 자라면 따라하는 방식과 형태가 달라지고 초기아동기에는 자신을 따라하는 친구의 행동을 싫어하고 따라 하고 싶은 친구가 있어도 친구의 눈치를 살피기도 합니다. 아동기 후반에서 사춘기 무렵이 되면 또래 관계의 유대감과 동질감과 소속감에 대한 욕구로 서로서로 닮으려고 하기도 합니다.  

3. 전두엽과 관련성이 있습니다.

전두엽(이마엽)은 뇌의 가장 앞쪽에 있는 부위로 기억력과 사고력을 주관하는 기관이며 다른 연합영역으로부터 들어오는 정보를 조정하고 행동을 조절합니다. 유아는 전두엽은 발달되고 있는 중이라 대상의 행동을 보고 사고하고 조절해서 자신의 행동으로 옮기는데 미숙합니다. 전두엽이 충분히 발달하면 친구의 행동을 보고 사고할 수 있으며 모방보다는 자신의 행동을 조절할 수 있게 됩니다. 전두엽은 청소년기까지 발달을 합니다.

◇ 이렇게 해보세요

- 왜 선생님을 안보고 친구를 따라 하냐고 혼내지 않습니다. 흥미로운 놀이에 부정적인 평가를 받으면 아이의 긍정적인 자아형성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학원에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선생님과 수업의 의미를 주입하는 설명은 주의합니다. 아이가 스스로 경험을 통해서 혹은 직접 만나는 선생님의 가르침으로 알아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아이와 아이가 따라하는 친구를 비교하는 것은 삼갑니다. 아이가 사람들의, 외부의 시선을 의식하게 될 수 있습니다.

왜 따라하는지 물어봐 주시고, 그에 대한 평가는 반영정도로만 소극적인 태도가 적당합니다. 아이가 자율적으로 행동하고 표현할 수 있어야 주도성을 키우는데 도움이 됩니다.

아이가 따라하는 친구에 대해 민감한 반응과 과도한 관심을 주의합니다. 아이의 모방놀이는 적당한 시점이 되면 자연스럽게 지나갈 수 있는데 부모의 태도에 따라 다소 다를 수 있습니다. 아이가 따라하는 친구에 대해서 최소한의 관심만 혹은 무관심도 괜찮습니다.

가족과 함께하는 놀이의 형태로 아이의 관심을 확장해 줍니다. 예를 들어, 아이의 행동을 엄마가 따라하고 엄마의 행동을 아빠가 따라하고 다시 아빠의 행동을 아이가 따라해 봅니다. 따라하는 행동을 하나만 하다 순차적으로 늘리는 등 다양하고 재미있게 유도해 줍니다. 또, 오른팔을 들고 그 다음은 오른팔 들고 왼팔을 들고 그 다음은 오른팔 들고 왼팔을 들고 엉덩이를 흔들어, 반대로 행동을 줄여가는 것도 괜찮습니다. 아이가 놀이에 관심을 보이면 좀 더 응용해서 게임처럼 적용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각자 다른 행동을 동시에 하고 똑같은 행동을 따라하면 게임이 끝나는 것으로 합니다.

아이가 관심이 있는 소재가 최고의 놀잇감이 될 수 있습니다.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 석사를 마친 후, 한양대 의과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현재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사람과 예술을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의 이해에 기본이 될 수 있는 정신분석적 접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오늘도 마음과 귀를 열고 듣고 담을 준비가 돼 있는 미술심리치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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