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낳으면 애국자라며, 애국자를 왜 이렇게 무시해?
[신간소개] 「여기 노동이 있다-‘주부’그림자노동 이어말하기」
"첫째 어린이집에서 가족의 직업을 발표하는 수업을 했어요. 그런데 첫째 친한 친구가 엄마 직업을 백수라고 써 왔다는 거에요. 그 말을 듣고 친구들이랑 너무 웃었다는 얘길 듣고, 충격을 받았죠." -‘돈 안되는’ 슈퍼우먼의 삶을 사는 활동가(김선님)
"최근 집 근처에 반찬가게가 생겼어요. 맛있는 거 있는지 한번 보자고 해서 남편이랑 같이 갔죠. 제가 가지나물을 잘 못하는데 가지나물이 엄청 맛있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하나 사자고 했더니 ‘마트에서 500원어치만 사면 만드는데 뭘 이런 걸 비싼 돈 주고 사냐’며 남편이 반대를 하는거에요. 500원 주고 사 오면 그게 그냥 나물이 되나요? 불 앞에서 애를 써야 나물이 되는거잖아요. 내 노동이 들어가야 반찬이 되는 건 생각도 안 하는 거죠. 화가 나더라고요." -가지 500원 어치를 사면 그냥 가지나물이 되나요? (김수정)
'가사노동'. 분명히 노동이라 부르는데 왜 사회는 노동으로 인정하지 않을까? ‘주부’들은 이 상황을 어떻게 생각할까. 이런 고민을 함께하는 진보당 당원들이 올해 봄 기획단을 꾸리고 「여기 노동이 있다-‘주부’그림자노동 이어말하기」를 출간했다. 이 책은 열아홉 명의 주부들이 증언한 '그림자노동'을 엮은 인터뷰집이다.
열아홉 명의 여성은 총 42명의 자녀를 낳았다. 이들은 첫 아이 신생아 시절부터 '통잠'의 기억을 잊었다. 앉아서 밥을 먹을 수 없고, 혼자 화장실에 가지 못하는 기이한 경험을 했다. 수시로 병원을 들락거리며 눈물 바람을 했다. 그 사이 ‘주부’는 육아뿐 아니라 삼시 세끼 밥, 설거지, 빨래, 집안의 대소사를 놓치지 않았다.
저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몸과 마음에 각인된 노동의 흔적들, 이게 노동이 아니면 뭐라 불러야 할까?"
김재연 진보당 20대 대선후보는 책 추천사를 통해 "세상은 아이 많이 낳은 사람을 애국자라고 떠들어대는데, 세상에 애국자를 이따위로 취급하는 나라가 어딨냐"고 성토하고 "여성의 돌봄을 찬양한다고 돌봄이 존중되는 게 아니다. 이제 누군가는 돌봄에 대한 사회의 책임과 국가의 역할을 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진보당 ‘주부’ 그림자노동 소책자 사업 기획단(김나영, 김양지, 김정숙, 김형미, 박지선, 서은정, 선수연, 윤진영, 이미선, 이윤진, 정지영, 조은영, 허은숙) 지음, 가격 1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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