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문화센터 유아강좌 폐지 '유감'
대형마트 문화센터 유아강좌 폐지 '유감'
  • 칼럼니스트 박수영
  • 승인 2013.01.03 15:2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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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비 절감 차원이라는데 사교육비 더 들 듯

[연재] A부터 Z까지 오감자극 엄마표 홈스쿨이야기

 

어제 지역의 커뮤니티 학부모 카페에는 강원도 모 지역의 문화센터에서 36개월 이상의 유아, 어린이 강좌를 사교육비 절감 시행제도 정책으로 인해서 폐지한다는 공지사항이 뜬 문구를 캡처한 글이 올라왔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일인가?' 하면서도 무상보육과 함께 2013년도 새해에 달라진 새로운 영유아정책 중에 하나임을 실감하게 됐다.

 

사실 어제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체육수업을 들으러 문화센터에 갔더니 선생님이 두 가지 소식을 전하겠다고 했다.

 

"어머님들! 슬픈 소식을 먼저 전할까요? 좋은 소식을 먼저 전할까요?"

 

필자가 살고 있는 대형마트가 둘째, 넷째 격주 수요일을 휴무로 쉬면서 문화센터 강좌도 휴무일에 휴강을 하면서 3개월간 12주이던 수업이 7주로 줄었다. 그리고 같이 수업을 듣던 친구들도 줄게 됐다. 선생님은 당장 아이들의 수강등록 인원이 자신의 급여와 상관이 있기도 한데 이번 학기는 아이들이 줄어도 이어가고 차후 학기 의회에서 정해진 방침에 따라서 요일을 바꿔서 수업을 한다고 했다.

 

그런데 다행히도 평일 휴무와 휴일 휴무의 큰 의미가 없어서 격주로 일요일에 쉬게 될 가능성이 커서 수요일날 하던 체육강좌를 그대로 이어갈 수 있다는 희소식이었다. 좋은 소식은 바로 수업을 12회로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이었고 슬픈 소식은 문화센터에서 36개월 이상의 영유아, 유아 강좌가 폐강이 되면서 당장 32개월인 필자의 아이는 이번 겨울학기를 끝으로 문화센터와 이별 아닌 이별을 하게 됐다.

 

엄마들이 모이는 온라인 파페에서는 '문화센터가 사교육이면 진짜 비싼 사교육 기관이 얼마나 많은데 효자구실을 한 문화센터 강좌를 폐지하면 어디서 특활수업을 들을지 고민이 된다'는 엄마들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사실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도서관이나 복지관 각종 시설관리공단의 문화센터에서 강좌가 저렴하고 활발하게 양질의 강좌를 운영하면 모르겠지만 필자의 지역에는 시설관리공단에서는 수영은 성인이나 초등생을 위한 강좌일 뿐더러 도서관에서 하는 영유아를 위한 북스타트 프로그램 또한 경쟁률이 만만치 않고 수업이 세 가지로 국한돼 있다. 지역 내 시설관리공단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수련관 내 수영시설에 영유아를 위한 모자수영 강좌 제안을 했지만 뾰족한 답변을 듣지 못하고 있다.

 

사교육비를 절감하고 사교육 행태를 조성하는 것을 근절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당장 내 아이가 좋아하는 적성 프로그램을 그나마 대형마트 안에서 하는 문화센터에서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다니고 있었는데 그런 기회요소가 없어진다고 생각하니 눈 앞이 캄캄하다. 집에서 아이를 홈스쿨하면서 남들이 무상보육 정책으로 삼삼오오 어린이집에 모두 다 보낼 때 아이랑 집에서 만들기하고 공부하고 시간을 보내다 무료하면 다른 사람과 접촉할 수 있는 문화센터에서 양질의 수업과 알찬 시간을 보냈는데 이젠 그런 환경적 요소가 없어진다고 하니 어디서 내 아이의 적성과 재능을 살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받게 할 지가 가장 큰 걱정이다.

 

사실 아이가 체육을 좋아해서 축구나 수영을 가르쳐보고 싶은데 집 근처에 사설 스포츠센터는 엄마랑 아이랑 하는 모자수영이 주 2회 수업에 월 10만 원이어서 포기했던 기억이 있다. 그전에 살던 곳에서는 나라에서 지원하는 청소년수련관 내 수영장에서 운영하는 모자수영이 주 1회 수업에 월 3만 5000원으로 저렴했는데 가격이 너무나 비교가 돼 가르쳐 보고도 싶었지만 포기하게 됐다.

 

결국에는 축구를 가르쳐 보고 싶어서 키즈스포츠클럽 같은 개인 스포츠클럽에 전화해보니 역시 이것 또한 다섯살 이상은 돼야 한다고 한다. 문화센터에서 18개월 때부터 체육수업을 들었고 선생님의 관심과 사랑으로 32개월이 된 지금까지 줄곧 듣고 있다. 1년이 넘어서 수료증도 받았다.

 

아이의 성향을 보면 신체발달이 매우 우세하고 외향적이고 활발한 성격이라서 체육수업을 참 좋아한다. 그나마 문화센터에서 체육수업을 들을 수 있어서 다른 학원과는 다르게 주 1회 수업으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가격적으로도 덜 부담가게 아이의 적성과 특기를 살릴 수 있는 교육을 할 수 있었는데 문화센터 강좌 강제 폐지로 인해서 어린이집에서 하는 특기적성교육 아니면 고가의 사설 학원을 다녀야 한다.

 

홈플러스 평생교육스쿨의 유초등강좌가 운영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은 팝업 공지. ⓒ박수영
홈플러스 평생교육스쿨의 유초등강좌가 운영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은 팝업 공지. ⓒ박수영

 

사실 사설 어린이집 소위 말하는 영어유치원, 프랜차이즈 사설유치원에 궁금해서 상담을 하러 가본 적이 있다. 아이를 보낼 생각보다는 우선 이곳의 장점을 찾기 위해서 가봣는데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하고 쾌적한 공간이나, 원어민 선생님이 상주하는 것은 매우 좋아 보였다. 그런데 이곳을 운영하는 원장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이 처음에 무상보육될 때에는 아이들이 많이 줄어들어서 고민을 했는데 무상보육으로 인해서 양적인 부분만 키워가고 질적인 부분에서 서비스 수요에서 만족하지 못해서 아이들이 어린이집을 관두고 이렇게 프랜차이즈 사설 유치원에 많이 몰리게 됐다고 한다. 그래서 전에 같지 않게 층을 한층을 더 올려서 0~2세 전용교실을 늘렸다고 한다.

 

아이가 좋아하는 문화센터 내 체육수업 종강하던 날 강사님이 찍어주셨던 학부모와 아이 단체사진. 이젠 이런 추억마저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씁쓸하기만 하다. ⓒ박수영
아이가 좋아하는 문화센터 내 체육수업 종강하던 날 강사님이 찍어주셨던 학부모와 아이 단체사진. 이젠 이런 추억마저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씁쓸하기만 하다. ⓒ박수영

 

정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상보육, 양육수당, 사교육비 절감도 좋지만 교육을 받는 아이들을 키우는 학부모 당사자 입장에서 생각해 줫으면 좋겠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으로 무상보육을 받지만 무상보육을 거부하고 사설 유치원이나 사설 학원으로 가는 사람들은 분명히 있다. 무상보육을 시행하기 전에 양적 증가보다는 질적 증가를 위한 노력과 검토를 우선해야 되겠고 그리고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서 문화센터 강좌 폐지보다는 사교육을 줄일 수 있는 학습 풍토, 그리고 사교육을 줄이고 공익시설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지자체 관련 스포츠센터, 평생교육센터, 도서관 등의 강좌를 늘리고 적극적 운영을 해서 수요에 걸맞은 정책 시행을 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아이를 키우면서 2013년이 최대의 고비가 될 것 같다. 우선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낸다고 결심했으나 아이가 적응하는 것을 봐서 양육수당의 혜택을 입으며 집에서 홈스쿨을 하든지 아니면 어린이집을 계속 보내면서 아이가 좋아하는 체육수업을 할 수 있는 곳을 문화센터가 아닌 다른 곳을 알아봐야 하는 것이 큰 과제가 됐다. 아이를 키우면서 나라의 정책으로 인해서 작년에는 이랬는데 올해 달라진 정책으로 인해서 당장 내 아이의 적성을 키워줄 수 있는 교육기관을 찾지 못해서 발을 동동 굴러야 된다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고 예고 없이 바뀌는 정책으로 인해서 갈팡질팡 자리를 못잡는 학부모들이 많아 참으로 답답하고 속상할 따름이다.

 

아이가 18개월부터 32개월 된 지금까지 빠지지 않고 열심히 다녔던 체육수업 1년이 지나고 나서 수료증 받던 날. 문화센터에서 선생님과의 유대관계, 알찬 양질의 수업을 통한 아이이 적성 살리기, 그리고 성실함에 대한 보상을 배울 수 있었다. ⓒ박수영
아이가 18개월부터 32개월 된 지금까지 빠지지 않고 열심히 다녔던 체육수업 1년이 지나고 나서 수료증 받던 날. 문화센터에서 선생님과의 유대관계, 알찬 양질의 수업을 통한 아이이 적성 살리기, 그리고 성실함에 대한 보상을 배울 수 있었다. ⓒ박수영

 

진정한 사교육비를 행태를 줄이고 올바른 교육문화 가치창출을 위해서 이렇게 변화된다면 좋겠단 생각이 들어서 몇가지 정리해봣다.

 

1. 사교육을 조장하는 고가의 학원의 영업 확대를 지양시켜야 한다.

 

2. 사교육을 조장하는 학원도 교육업으로 면세의 혜택을 받고 있는데 고가의 사교육을 조장하는 학원들에게는 면세가 아닌 부가세를 발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3. 아이들의 특기와 적성을 살릴 수 있는 지역의 시설관리공단내 문화센터, 도서관내 문화센터, 평생교육프로그램을 보다 다양화시켜야 한다.

 

4. 지역의 사설 스포츠센터 혹은 보습학원, 특기적성학원 중에서 정직하게 착한 가격으로 열심히 운영하는 교육업에는 바우처 제도를 지원해 수강생들이 바우처 쿠폰으로 등록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활성화해야 한다.

 

5. 대형마트 내 문화센터는 주 1회라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의 특기적성을 타 기관 대비 저렴하게 수업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데 이러한 것은 사교육기관에 속한다기 보다는 지자체에서 못하는 교육기관의 틈새를 대신해서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는데 사교육 기관에 해당된다기 보다는 평생교육시설에 해당되며 존폐 여부를 놓고 반대하는 여론이 많아 지역의회에서 내년까지 전국적으로 확대한다고 하기 이전에 다시 재고해봐야 할 것이다.

 

6. 아이들은 공부도 하지만 체육이나 미술, 음악, 각종 예체능을 통해서 취미생활, 자기계발을 통해서 스트레스도 해소하고 올바른 가치관을 만들어간다. 그렇다면 지역 대형마트 내 문화센터 유초등강좌 폐지를 우선할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예체능, 특기적성 활동을 영유아부터 유아 때까지 걱정없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복지관, 청소년문화센터, 청소년수련관, 평생교육센터, 지자체 도서관, 학교 내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센터, 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는 문화체육시설 등을 확충하고 서비스 공급을 위한 제도 마련이 필요할 것이란 생각이 든다.

 

*칼럼니스트 박수영은 사회복지학 석사 출신으로 문화센터에서 프로그램 기획일을 하는 평생교육사로 근무했습니다. 아이 출산 후 육아맘으로 아이와 함께 놀이, 만들기 활동을 하면서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하는, 행복한 세상을 열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엄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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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2013-01-06 15: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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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이거 봤는데, 이건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정책인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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