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김정아 기자】
"남승무원이 여승무원의 10% 비율도 안 되는 인원임에도 부장, 차장 등 고직급자 1/3 이상이 남성으로 구성돼 있고, 진급 차별에 따른 급여 격차, 이 역시 페이갭에 해당됩니다."
아시아나항공 승무원인 조은영씨의 말이다. 조 씨는 10일 오전 진보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성평등임금공시제 공약발표' 및 '페이미투(Pay Me Too)'를 제안하는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진보당 김재연 선거대책본부는 앞서 지난 1월 12일 '2030여성선대위-이젠 더 이상 못참아(이 Gender 못참아)’를 발족하고, 여성을 위한 공약발표 및 캠페인을 진행해 왔다. 진보당 2030여성선대위는 김재연 후보와 함께 10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두 번째 공약으로 ‘성평등임금공시제 공약발표’ 및 ‘페이미투(Pay Me Too)’를 제안했다.
◇ "돌봄노동자 처우 개선 필요"
이날 기자회견에 참가한 여성노동자 항공승무원으로 조은영 씨는 "저희 회사는 남녀고용평등대상 우수기업으로 대통령상을 수상까지 했지만, 복장이나 손톱에 매니큐어가 잘 칠해져 있는지 등 이미지메이킹을 익명으로 평가받고, 근무 중 곤란하거나 부당한 상황을 대면해도 제가 여성인 승무원이기 때문에 상냥한 말투와 미소로 응대하기를 기대받는 경우도 있었다”며 “반면, 같은 승무원임에도 상대적으로 남성은 이런 외모 규율로부터 자유롭다”고 밝혔다.
또 "남승무원이 여승무원의 10% 비율도 안 되는 인원임에도 부장, 차장 등 고직급자 1/3 이상이 남성으로 구성돼 있고, 진급 차별에 따른 급여 격차, 이 역시 페이갭에 해당된다"고 비판했다.
두 번째로 발언에 나선 아이돌보미 노동자 장진숙 씨는 "코로나19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2020년, 500명의 아이돌보미들에게 조사한 결과 월 평균 임금이 88만 원대에 불과했다”며 “아이돌보미는 거의 100%가 여성인데, 경력단절된 여성이, 50에서 60대 여성이 하는 역할이라 돌봄노동에 대한 처우가 열악한 것인지, 아니면 돌봄이라는 영역이 저임금 고용불안 노동자들이 해도 되는 직무인지 궁금하다”며 반문했다.
이어 "돌봄이 중요하다면, 돌봄노동자의 처우 역시도 개선되어야 하지 않나. 성평등한 사회라고 한다면, 여성이 많이 역할을 수행한다고 해서 처우가 열악하면 안되는거 아닌가"라고 호소했다.
◇ 김재연 후보 "성평등임금공시제, 민간기업까지 의무화해야"
참석자들이 발언을 마친 후 김재연 후보는 성평등임금공시제를 비롯해 페이미투를 선언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김 후보는 “여성들의 열악한 노동조건과 낮은 임금은 여성의 사회적 진출을 가로막고 젠더불평등을 심화시켜왔다”며 “여성들은 남성지원자 선호로 인해 노동시장에 진입할 때부터 체계적으로 차별 받고, 고위관리직에 여성이 진입하지 못하는 ‘유리천장’으로 상장법인의 여성임원 비율이 고작 5.2%에 불과한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또 성별 직종분리 역시 임금격차의 요인이라고 지적하며 "여성들이 집중되어 있는 직종에 대한 과도한 저평가, 특히 요양, 가사서비스 노동과 같이 고용단절 이후 재취업 여성이 주로 수행하는 돌봄 노동의 경우 대표적인 저임금 노동으로 취급돼 ‘숙련’이 필요하지 않고, 여성이 애를 키우고 집안일을 하며 자연적으로 체득하는 것이라는 돌봄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저임금화를 뒷받침해 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돌봄이 공적 서비스로 여겨지고 있는 만큼 돌봄노동의 사회적인 재평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가 발표한 '성평등 임금공시제'의 골자는 ▲성평등임금공시제,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민간기업까지 의무화 ▲100인 이상 규모의 기업부터 ‘성평등지표’ 평가를 시행, 기준 점수에 미치지 못한 기업의 경우 ‘총급여액의 1%’를 벌금으로 징수 ▲‘돌봄적정임금’으로 여성 집중 직종에 대해서 임금인상 추진 ▲고용차별 시정 담당 전문위원회를 설치 등이다.
마지막으로 김 후보는 성별임금격차 해소를 위해 직장생활을 시작하는 2030여성들, 여성 집중 직종에서 일하는 여성들, 그리고 고용단절을 경험한 중년 여성들 모두와 함께 ‘페이미투 운동’을 시작하며, 오는 3월 8일 여성의 날에 거리로 나서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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