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칼럼은 제주의 코로나 소식을 전하려 합니다. 제주도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말 그대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3월 들어서 12일 만에 확진자가 5만 명을 넘어섰고, 오늘 발표될 확진자까지 더해지면 누적 확진자는 10만 명에 육박할 듯합니다. 이 수치는 제주도민 66만 9177명을 감안하면 인구 10명 중 1명 이상이 현재 확진되었다는 의미인데요. 수도권인 서울과 인천, 경기를 제외하고 부산과 광주 다음으로 많은 수치입니다.
문제는 방역당국의 예측보다 정점에 빨리 접근하고 있다는 점인데요. 제주도 방역당국은 시뮬레이션 결과 오는 26일쯤 코로나19 확진자가 정점에 이르면서 하루 확진자가 최대 7600명이 될 것으로 예측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당초 예상 시점보다 열흘이나 빨리 정점에 다가가면서 최고 예상치를 넘어설지 아니면 진정 국면에 들어갈지 도민들의 불안은 더욱 가중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기저질환을 지니면서 코로나19에 확진된 준중증 이상 환자가 늘어 나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인데요. 현재 도내 준중증 이상 환자용 병상은 모두 34개로 이 중 26개가 사용되면서 가동률은 76.5%입니다. 준증증 환자용 병상 12개 중 11개가 위중증 환자용 병상 22개 중 15개가 사용중인데요. 부족한 병상은 일단 제주대학교병원에 준중증 병상 22개를 추가 지정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병상 추가 지정에도 불구하고 오미크론 변이 확산과 고령 기저질환자 확진율 증가가 가파르게 올라가면서 병상 부족 사태를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제주는 ‘섬’이라는 지리적 한계 때문에 병상 부족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인데 그래서일까요? 제가 삶의 현장에서 느끼는 오미크론 확진자의 증가에 따른 도민들의 공포감은 언론에서 보도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현재가 정점이 아니고 앞으로도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갈 것 같다고 느끼는 도민 역시 많아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더욱이 16일 기준 도내 코로나19 확진자 3명이 또 사망하면서 코로나19 사망자는 58명으로 늘게 되었습니다. 연령별로는 40대 1명, 50대 1명, 80대 1명으로 모두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당초 제주도 자체 시뮬레이션 결과와 달리 빠르게 일일 확진자 7000명을 돌파하면서 고위험군 관리부터 현장 대응 수위를 높이는 정책 추진이 필요할 때라고 생각됩니다.
다행스러운 점은 오미크론 확산에 따라 제주에서는 봄꽃 축제들이 열리지 않거나 축소될 예정입니다. 제주시는 매년 전농로와 애월에서 각각 열렸던 왕벚꽃 축제와 장전리 벚꽃축제와 새별오름에서 열리는 들불축제를 취소했고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녹산로에서 열리는 제주 유채꽃 축제 역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비대면으로 열리게 되는데요.
그러나 축제를 취소하는 것이지 벚꽃과 유채꽃 등 상춘객들을 전면 통제하겠다는 것은 아니어서 우려는 여전합니다. 지금이 여행 비수기이긴 하지만 코로나 환자 급증과 함께 위드코로나로의 전환을 위한 방역조치가 계속 완화되면서 봄철 상춘객들을 비롯한 관광객들의 유입이 계속된다면 제주에서는 당분간 코로나19 확산세가 쉽게 꺾이진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제주에서 최초 확진자가 발생한 2020년 2월부터 2022년 3월 17일 현재까지 도내 누적 확진자는 총 9만 9148명이 되었습니다. 특히나 지난 2월 1일 100명대 확진자가 처음 나온 이후 17일 만에 1000명대를 넘어섰고 3월 현재까지 계속 네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는데 확진자 증가폭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요.
방역당국의 예상보다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고위험군 관리부터 현장 대응 수위를 높이는데 정책 고민을 더 서둘러야 할 때라고 판단됩니다. 또한 제주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분들 역시 지금은 잠시 멈춤 버튼을 눌러야 할 시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해 코로나가 종식되는 그날까지 스스로 지켜야 할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가길 바라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칼럼니스트 김재원은 작가이자 자유기고가다. 대학시절 세계 100여 국을 배낭여행하며 세상을 향한 시선을 넓히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작가의 꿈을 키웠다. 삶의 대부분을 보낸 도시 생활을 마감하고, 제주에 사는 '이주민'이 되었다. 지금은 제주의 아름다움을 제주인의 시선으로 알리기 위해 글을 쓰고 사진을 찍으며 에세이 집필과 제주여행에 대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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