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워서, 내가 외로워서 들인 반려동물과 진짜 가족이 된다는 것"
"귀여워서, 내가 외로워서 들인 반려동물과 진짜 가족이 된다는 것"
  • 전아름 기자
  • 승인 2023.05.31 1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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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6월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사서 추천 도서... 이번 주제는 '반려동물'

【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는 사서들이 어린이와 청소년의 발달 단계를 고려해 공감할 수 있는 도서를 선정해 공개하고 있다. 이번 주제는 반려동물이다. 

◇ 반려견과 이별이 걱정되고 무섭다면.."너무 슬퍼마, 우린 잘 지내고 있어"

「안녕 팝콘」, 이준혁. ⓒ미디어창비
「안녕 팝콘」, 이준혁, 2022. ⓒ미디어창비

‘난 팝콘, 넌 나초!’ 산책하다 잃어버린 가족 '나초'를 찾아나선 반려견 팝콘이의 모험이 시작된다. 폴짝폴짝 징검다리를 건너고, 피자 가게로 가보고, 흰 색 자동차를 따라 가보는 팝콘이 표정은 씩씩하다. 그런데 동물병원 앞에 느닷없이 나타난 염라개왕! 폭신폭신 동글동글 귀여운 팝콘이를 응원하며 따라가던 독자들은 팝콘이가 길을 잃은 게 아니라는 사실에 순간 먹먹해진다.

이 그림책은 떠나간 반려견 팝콘이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아 만든 모바일 게임 '안녕 popcorn'을 원작으로 했다. 반려견과의 이별을 경험했거나 걱정하는 어린이와 어른 모두 팝콘이의 명랑하고 밝은 모습을 보며 위로받을 수 있다. 우리 곁을 떠난 반려견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지 궁금한 어린이들에게 팝콘이는 말한다. ‘걱정 마, 우리는 강아지별에서 잘 지내고 있어’, 라고. 

◇ 처음 데려올 땐 영원히 평생 사랑하겠다고 했는데...

「너를 기다리는 시간」, 이이삼. ⓒ보라빛소어린이
「너를 기다리는 시간」, 이이삼, 2022. ⓒ보라빛소어린이

펫샵에 있던 작고 하얀 강아지가 사람 품에 안겨 새로운 가족을 맞이하는 모습으로 책은 시작한다. 그 강아지가 좋아하는 것은 반려인이 머리에 묶어 준 파란색 머리 끈과 반려인의 따뜻한 손길이다. 다른 반려동물들도 반려인과 함께하는 놀이 시간과 산책 시간, 반려인의 웃음소리와 칭찬 한마디를 좋아하고 소중하게 여긴다. 하지만 함께하며 행복했던 시간도 잠시, 반려인의 관심은 점차 멀어지고 반려동물들이 혼자 있는 시간이 점차 늘어난다. 반려동물에게는 ‘너(반려인)를 기다리는 시간’조차 소중하지만 결국 그들은 버려지고, 거리를 떠돌다 보호소에 갇히는 비극적인 모습으로 결말을 맞는다.

이 책은 사람과 함께 지내며 행복해하던 반려동물들이 점차 혼자 있고 쓸쓸한 모습으로 변해가는 상황을 보여주며, 한결같은 반려동물의 마음과 달리 쉽게 변하는 사람의 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하고 있거나 반려동물을 맞이해보고 싶은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것의 의미를 곰곰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

◇ 그냥 귀여운 줄만 알았는데 '반려동물' 키우기 쉽지 않네 

「비밀 물고기」, 김성은, 2018. ⓒ천개의바람
「비밀 물고기」, 김성은, 2018. ⓒ천개의바람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은 나에게 엄마는 시끄럽고 털이 날려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이유로 반대를 한다. 어느 날 나는 친구 아라의 집에서 열대어 구피 두 마리를 얻어온다. 물고기는 시끄럽지도 않고 털도 날리지 않으니 엄마가 허락하실 거라고 생각하며 물고기를 책상 서랍에 감추고 키우기 시작한다. 죽은 것을 발견하고 울음을 터뜨리는 바람에 엄마는 내가 물고기를 키우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된다.

엄마에게 겨우 허락받은 나는 남은 나리를 키우기 위해 물고기백과를 보며 공부도 하고 어항도 꾸미고 열심히 보살폈지만 나리마저 죽어버리고 만다. 달래와 나리 두 마리 모두 내 잘못으로 죽었을 거란 생각에 슬퍼하면서 어항을 들여다보는데 새끼 물고기들이 꼬물거리고 있었다. 나리가 죽으면서 온 힘을 다해 낳은 새끼 물고기들이었다. 새끼들을 잘 키워야겠다고 다짐하며, 미안한 마음이었던 달래와 나리에게도 그제야 작별인사를 하게 된다.

친근하고 사랑스럽기만 할 것 같은 반려동물이지만 정작 키우기가 쉽지만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하지만 반려동물을 키우며 경험하는 생명의 탄생과 죽음의 과정에서 어린이는 한 뼘 성장할 것이다.

◇ 처음 반려동물을 키우는 어린이들을 위한 책 

「루루야 내 동생이 되어줄래?」, 김경희, 2020. ⓒ키위북스
「루루야 내 동생이 되어줄래?」, 김경희, 2020. ⓒ키위북스

외동딸이라서 동생 있는 친구들이 부러운 빈이는 귀엽고 예쁜 강아지 루루를 가족으로 맞이하게 된다. 혼자 힘으로도 루루를 잘 돌보겠다고 엄마와 약속하고 데려왔다. 재롱을 떠는 예쁜 모습은 좋았지만, 배설물 치우기와 목욕시키기 등 반려동물을 돌보는 일은 귀찮고 예쁘지 않았다. 어느날 빈이는 냄새나는 루루를 친구들에게 보여주기 싫어 루루의 산책줄을 놓아 버리는데....

반려동물을 처음 맞이할 때는 평생 사랑해주겠다고 약속하지만 익숙해지면 그 소중함이 희미해지고 귀찮을 때도 있다. 따뜻한 색감의 표지와 일러스트가 먼저 눈에 들어오는 ‘루루야 내동생이 되어 줄래?’는 다양한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필요한 정보도 쉽게 소개 되어있어 처음 반려동물을 키우는 어린이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다. 

◇ 세상을 떠도는 개와 인간이 함께 살아간다는 것 

「떠돌이 개 슈트로이너 가족이 반려인을 찾습니다」, 크리스티안 틸만, 2021. ⓒ나무말미
「떠돌이 개 슈트로이너 가족이 반려인을 찾습니다」, 크리스티안 틸만, 2021. ⓒ나무말미

독일작가의 작품으로, 떠돌이 개에 대한 편견을 유쾌하게 바꾸는 이야기다. 독일어로 ‘슈트로이너’는 ‘떠돌이’라는 뜻으로, 멧돼지 때문에 보금자리인 숲을 떠난 유기견 가족이 반려 인간을 찾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인간과 유기견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게 하고, 그것은 서로 알고자 하는 노력과 서로에게 마음을 여는 것이라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사람의 시선으로 바라 본 반려동물에 대한 책임과 윤리를 강조한 책들과 달리 동물의 시각으로 인간을 바라 본 전개가 신선하며, 인간과 유기견이 만나 행복한 가족을 만든 장면으로 끝을 맺고 있다. 어린이들에게 재미와 함께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데 필요한 건강한 생각을 형성하게 해 주는 책이다.  

◇ 앵무새의 날개를 자른 날..이게 정말 널 위한 일일까 

「앵무새 초록」 이향안, 2022. ⓒ웅진주니어
「앵무새 초록」 이향안, 2022. ⓒ웅진주니어

반려동물을 어떠한 마음으로 맞이하는가? 외로운 마음이 앞서서, 혹은 사랑스러운 모습에 이끌려 아무런 준비 없이 들이진 않는가? 혹시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면 함께하는 동물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얼마큼 노력하고 있는가? 

‘앵무새 초록’은 이러한 물음을 던지고 스스로 생각하게끔 한다. 외로움에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어 하던 은솔이에게 은솔이의 엄마는 털 날리고 시끄러운 강아지나 고양이 대신 새장에서만 얌전히 있어 키우기 쉬울 것 같은 앵무새 ‘초록이’를 선물한다. 그러나 초록이가 성장을 하고, 비행을 시작하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새는 본능적으로 날갯짓을 하지만, 아파트에 사는 반려조 초록이에게 나는 것은 위험한 행동이기 때문이다. 초록이는 하는 수 없이 날개를 자르는 윙컷을 당하고 우울증에 걸린다. 은솔이는 모순적인 상황에 처한 초록이를 돌보며 윙컷이 초록이와 자신의 ‘공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인지, 아니면 인간의 ‘편의’를 위한 선택인지, 초록이의 본능을 제거하면서까지 반려동물로 키우는 것이 옳은 선택인지 치열하게 고민한다. 그리고 초록이와 더불어 행복하게 살기 위한 지혜로운 방법을 찾아 나선다. 

초록이의 마음을 살피면서 성장하는 은솔이의 모습은 단지 외롭다는 이유로 반려동물을 기르고자 하는 마음이 이기적인 생각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한다. 동물도 감정이 있으며, 그것을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일이 반려동물과 진정한 가족이 되는 것임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 반려동물은 사람에게 즐거움만 주면 되는 거야?

「애니캔」 은경, 2022. ⓒ별숲
「애니캔」 은경, 2022. ⓒ별숲

새롬이는 친구에게 반려동물 추첨 쿠폰을 받은 후 동물상점 ‘애니캔’을 방문하여 강아지 ‘별’이를 얻고, 별이가 주는 즐거움에 푹 빠져 지낸다. 어느 날 별이가 애니캔에서 만든 특별 사료가 아닌 일반 음식을 먹고 아프자 새롬이는 별이의 치료제를 구하는 과정에서 애니캔에서 판매하는 반려동물의 진실을 알게 된다.

애니캔에서 판매되는 반려동물은 동면상태로 알루미늄 캔으로 제공되는데 고객이 원하는 모습, 성격 그리고 수명까지도 정할 수 있었으나 치료제는 미개발 상태였던 것이다. “별이가 어떻게 태어나 어떻게 캔 속에 들어가게 됐는지 하나도 궁금해하지 않았잖아. 그저 별이는 우리집에 즐거움만 주면 된다고 생각했던 거야. 내가 별이에게 어떻게 해줘야 하고 어떤 가족이 되어 주어야 할까 하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어.”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가정이 급격히 늘어나는 반면, 경제적 이익이나 편리함을 위해서라면 살아 있는 생명체를 물건처럼 취급하고 경시하는 풍조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생명의 소중함과, 관계 맺는 생명을 책임지는 태도를 배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추천한다.

◇ 떠나보내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된 것들 

「개를 보내다」 표명희,  2020. ⓒ창비
「개를 보내다」 표명희, 2020. ⓒ창비

이 책은 게임에 빠져 지내는 주인공 진서가 생일선물로 받은 유기견을 돌보며 성장해 가는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다. 진서는 아버지가 생일선물로 데리고 온 유기견 진주를 보고도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가족들의 무관심 속에 아파트 베란다에서 쓸쓸히 지내는 진주가 진서는 조금씩 신경이 쓰인다. 예전 친구와의 다툼 이후 학교가 끝나면 방에 틀어박힌 채 게임만 하던 진서의 닫힌 마음이 아픈 진주를 돌보고 같이 놀아주며 열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나이가 많아 강아지 기대수명을 다 채운 진주는 진수의 따듯한 보살핌 속에 어느 날 잠이 든 채 일어나지 않았다. 진주를 보내고 한동안 기억하지 않으려 노력하며 애써 피해 다녔던 ‘은행나무 동물병원’ 앞에서 진서는 언뜻 떠오른 시를 읊으며 진주와의 추억이 담긴 은행나무를 쳐다보며 지나간다. 이 책은 책의 제목처럼 반려견 진주를 통해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하고 보살핌과 가족이 된다는 소중한 의미를 일깨워 준다.

* 추천사서- 임혜은, 이주영, 문성주, 김태연, 이정민, 이새롬, 박주옥, 안승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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