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픽] 한 아이의 아빠가 되었다
막연한 두려움은 현실이 되고 말았다
[연재] 사진가 양희석의 육아픽
사실 난 잘 몰랐다. 아이를 세상에 내어 놓을 때 그 엄마가 겪는 고통과 아이를 키운다는 무게를 몰랐다.
'놀자' 엄마가 산통을 겪으며 병원에 입원한 새벽에 산통을 겪는 아내를 두고 난 수영을 다녀오고, 오랫동안 지속되는 산통이 지루해 병원 주변 산책도 다녀올 정도였으니 말이다. (이글을 읽는 많은 사람들은 내가 참 못된 남편이라고 생각할듯하다. 맞다. 내가 참 황당하고도 못난 놈이었음을 인정한다.) 남자인 난 아이를 낳는 고통을 모른다. 그리고 아마 평생 모를 것이다.
난 아이를 낳고 싶다는 생각이 별로 없었다. 이 험한 세상에 또 하나의 생명이 태어나고 내가 그 생명의 자라남에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귀찮기도 했고 두렵기도 했다. 또한 그 아이가 살아갈 세상이 그리 따뜻하지 않은데 굳이 태어나게 해서 여러 가지 세상의 아픔을 안겨줘야 하나 뭐 이런 정리되지 않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아이가 엄마 뱃속에서 자라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시간은 순식간에 지나가 드디어 세상에 나왔다. 아이가 엄마의 뱃속에서 나오는 순간은 긴박한 찰나였고 그 순간 난 생명의 신비감, 환희 비슷한 감정만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아내가 병원에 있는 동안 아이의 출산 순간을 찍은 사진을 다시 보면서 난 깨달았다. 그동안 내가 느꼈던 막연한 두려움은 현실이 됐다는 것을, 그 책임감은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아직 아이를 어떻게 키우는 것이 잘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다만 아이가 사람 사는 이치와 세상에 대해 눈뜰 때, 좋은 아빠이고 싶고 세상은 좀 더 나아져 있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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