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3 수학 가르치는 강남유치원... "선행 사교육 이제라도 관리·감독 해야"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사교육걱정없는세상 강남3구 유치원 선행교육 실태 공개
강남에 위치한 사립 D유치원의 원생들은 초등학교 3학년 1학기에 배우는 나눗셈과 분수를 배운다. 한글은 자음과 모음 합성, 문법, 편지쓰기까지 한다. 비슷한 위치의 사립 J유치원에선 만3세가 한글, 수학, 한자를 배운다. 과도한 선행 사교육이 '특별활동' '특성화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유아교육과정에 깊게 침투해있지만 아직도 이를 관리감독할 기관도 제도도 마땅하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강경숙 조국혁신당 국회의원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유치원·어린이집의 교육과정 중 영유아의 건강한 신체·정서발달을 저해하는 환경을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유치원의 취학 전 선행교육 실태 조사를 실시했다.
강경숙 의원실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103개 유치원의 △영어특성화프로그램 운영 현황, △유·초연계교육 실시 현황, △‘2024학년도 유치원 교육과정 운영계획’을 제출받아 ‘취학 전 기관 내 선행교육 실태 조사 결과’를 분석하고 그 결과를 21일 밝혔다.
우선 강남3구 전체 유치원 103개 중 74.1%가 영어특성화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다. 사립유치원은 89.1%가 운영하고 있었고, 국공립유치원도 여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56.9%가 영어 특성화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다. 만3세 63.1%, 만4세 72.8%, 취학 직전 연령인 만5세는 86.4%가 영어 특성화 프로그램 수강 중이었다.
의원실과 사걱세는 "아동의 연령이 증가할수록, 또한 유치원 운영에 있어서 시장논리가 더 강하게 작동할 수밖에 없는 사립유치원일수록 조기영어교육의 광풍에서 벗어나기 어렵고, 이것이 유치원 교육과정 운영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음을 증명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강남3구 유치원 만5세반의 100%가 유·초연계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는 제대로 실태가 파악되지 않았다. 이를 위해 의원실과 사걱세는 강남구 38개 유치원의 올해년도 유치원 교육과정 운영계획을 추가로 제출받아 분석했는데, 유치원마다 ‘유·초연계교육’이라는 용어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상이 판이해 단순히 진학예정인 초등학교를 방문해보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수준에 그치는 원이 있는가하면, 초등학교 3학년 교육과정을 미리 당겨 가르쳐 최대 3년의 명백한 선행교육이 벌어지고 있는 원도 다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선행교육과정은 공사립을 가리지 않고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강남3구 38개 유치원 중 초등 선행교육과정을 운영 중인 유치원은 10개원으로 나타났고, 초등선행교육 위험이 있는 유치원은 3개원 등이었다.
강경숙 의원실과 사걱세는 "유치원교육과정에서 수학은 사칙연산은 기본이고, 초등 3학년이 되어서야 배우는 나눗셈과 분수까지도 선행하고 있었으며, 한글은 자음, 모음을 읽고 쓰는 것뿐만 아니라 음절 및 단어의 품사 등 문법까지도 학습하며, 편지쓰기와 같이 초등 1학년 1학기를 마칠 쯤에서야 진도를 나가는 수준까지도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한 학교는 유·초연계교육이라면서 초등교과서를 전시해놓고 교과서 내의 문제를 풀어보게끔하는 활동을 아무런 문제의식없이 교육과정계획에 적시해놓기도 했다. 또한 만3세 아동에게 국영수는 물론 한자까지도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한 유치원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번 조사는 유치원만을 대상으로 분석했지만 어린이집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이들의 문제 지점이다. 과도한 경쟁교육으로 인한 '압박감' 때문에 초등 입학 전 한글과 수를 모두 깨우치고 학교에 보내야 한다는 학부모들의 굳건한 믿음은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이나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강경숙 의원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와 같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교육 당국에 다섯 가지를 촉구했다. 이들은 우선 유치원과 어린이집 교육과정의 선행교육과정 운영 여부를 전수조사하고 관리 감독에 나설 것과, 특히 영어, 한자, 독서논술, 창의과학, 로봇코딩 등 사교육업체를 끼고 기관 내에 깊숙이 들어와있는 각종 특별활동 및 특성화프로그램이 놀이중심 교육과정이 아닌 영유아발달과 맞지않는 학습위주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지는 않은지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규 교육과정 시간에 ‘유·초연계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초등교육과정 선행프로그램을 둔갑시켜 한글이나 수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는 않은지 철저히 조사하고, 유보통합 시행계획안에서 밝힌 '이음학교' 정책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해 충분한 교사연수 후 유아교육기관에서의 유·초연계교육에 대한 인식을 정상화할 것을 강조했다.
이들은 "이음교육의 취지는 동의하나, 유·초연계교육이 초등선행프로그램처럼 운영되고 있는 이런 현실에서 섣불리 도입되면 초등 입학 전에 한글떼기와 사칙연산과 곱셈 구구단까지는 다 끝내야 한다는 신화는 더욱 강화되고 오히려 조기 선행교육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변질될 우려가 클 것"이라고 전했다.
강경숙 의원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유치원·어린이집 교사가 기존 과중한 본연의 업무에 더해 초등선행교육까지 해야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을 걷어내야 한다"라며 "‘유·초연계교육’은 만5세 교육과정을 계속 헤집을 것이 아니라, 초1 교육과정을 더 쉽고 찬찬히 진행하는 책임교육을 통해 실현될 수 있다. 이를 통해 공교육이 정상화되고, 선행교육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던 영유아 사교육문제도 함께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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