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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앗이 숲 유치원에 매일 가고 싶은 아이

숲 속에서 마음껏 뛰놀 수 있어서 행복한 아이들

gagnara@hanmail.net

[연재] A부터 Z까지 오감자극 엄마표 홈스쿨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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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앗이 숲 유치원을 시작한 지 이제 한 달이 되어간다. 숲 유치원은 아이들이 숲 속에서 뛰어놀고 만들기도 하고 그리기도 하며 자연 속에서 자기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하려고 시작한 것이었다.

 

어린 농부가 되고 싶은 필자의 자녀. 자연을 좋아하는 아이는 시골 할아버지 댁에 가면 자연의 아이가 되곤 한다. ⓒ박수영
어린 농부가 되고 싶은 필자의 자녀. 자연을 좋아하는 아이는 시골 할아버지 댁에 가면 자연의 아이가 되곤 한다. ⓒ박수영
 

수업을 품앗이로 돌아가면서 하는 엄마의 노력과 정성, 시간, 약속 이행, 수업에 빠지지 않는 것 등 약간의 노력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큰돈이 들어가거나 물질적인 것을 지양하기에 아이들에게는 정말 중요한 것을 배우게 하는 곳임에 틀림이 없다.
 
4월 말부터 시작해서 이제 5월에 왔다. 5월 첫 주 수업은 어린이날을 맞이해 지역 안에 있는 옥상공원에서 '숲 속 생일파티' 수업을 하기로 했다. 배양토를 미리 준비해서 아이들에게 흙으로 케이크를 만들고 동물 초를 만들어서 초를 꽂고 나이에 맞게 4개를 꽂아 생일파티 노래도 부르고 손뼉도 치게 할 것이다. 사실 우리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역할 놀이 중 하나는 바로 '생일 파티' 놀이다.

 
종이 벽돌 장난감을 갖고 놀면서 제일 위에 있는 종이 벽돌에 '후'하고 초를 끄는 시늉을 하고 손뼉을 치며 생일파티 놀이의 즐거움을 만끽한다. 어린이날 전날이 수업이라서 엄마들은 아이들을 위해 조그만 크레파스 선물, 풍선아트나 재능 및 각종 기부를 준비해 수업을 즐겁게 하자고 사전에 문자로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아이들을 위해 근처 식당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해산하기로 했다.
 

 

'숲 유치원'의 '숲'을 돌로 표현한 그림. ⓒ박수영
'숲 유치원'의 '숲'을 돌로 표현한 그림. ⓒ박수영

 

지난주 수업은 날이 좋아 지역에서 유명한 아이들을 위한 놀이 시설이 있는 공원에 갔다. 공원 안에는 자연물을 주재료로 만든 놀이기구가 다수 있다. 버려진 폐타이어를 이용한 다리 건너기 놀이, 나무와 밧줄을 이용한 나무 밧줄 매달리기, 크고 기다란 동물 미끄럼틀, 아이들이 좋아하는 연못, 인라인 전용 구장 등이다. 가장 조용한 곳을 찾아 돗자리를 깔고 수업을 시작했다.
 
지난주 수업을 진행한 엄마는 직장을 다니면서 주말마다 아이를 위해 문화센터도 다니고 이렇게 품앗이 육아도 하는 열정이 가득한 엄마다.

 

엄마와 아이가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자연의 수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 행복한 일이다. ⓒ박수영
엄마와 아이가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자연의 수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너무나 행복한 일이다. ⓒ박수영
 

 "친구들 우리 주변에 있는 낙엽하고 돌, 나뭇가지를 이용해서 나비를 스케치북 위에 그려봐요."
 
저마다 멋지게 스케치북 위에 자기만의 나비를 만들었다. 나비를 만들고 난 다음에 '숲 유치원'이라는 네 글자를 돌멩이와 낙엽을 이용해 돌아가면서 한 글자씩 만들고 기념사진도 찍었다.
 
아이들은 저마다 처음 해보는 만들기와 그리기에 큰 호기심을 보이고 즐겁게 수업에 참여했다. 아이들도 즐겁지만 즐거워하는 아이를 바라보는 엄마의 미소가 더욱 크게 느껴진다.
 
아이들이 행복해하는 세상은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고, 그곳에서 놀 수 있도록 허용하고, 공부를 강요하지 않고,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독려하고, 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는 환경이다.

 

아이들과 품앗이 숲유치원 수업에서 돌멩이에 그림도 그리고 자연물을 이용해서 표현해보는 시간도 가졌다. ⓒ박수영
아이들과 품앗이 숲유치원 수업에서 돌멩이에 그림도 그리고 자연물을 이용해서 표현해보는 시간도 가졌다. ⓒ박수영

 

우리는 각박하고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그러한 것을 잊어가고 있다. 다자녀 가구 보다는 한 명의 자녀를 둔 핵가족이 늘어가면서 품앗이, 나눔 같은 의미를 잃어가며 각자의 것에 집착하고 챙기려 하는 분위기가 만연해 있다.
 
품앗이를 하면서 처음의 화제 중 하나는 이것이었다. 재료를 준비해왔는데 다 쓰지 못해서 아까우니 수업을 준비하는 엄마가 단체로 재료를 사 가지고 오면 나중에 돈을 청구해서 나눠 갖자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품앗이 육아를 하면서 돈이 들어가는 재료보다는 자연의 재료로 수업하고 조그만 것 하나라도 나눠 쓰다 보니 돈을 청구하는 물질적인 수업이 아닌 나누고 함께 하는 자연의 수업으로 자연스럽게 융화되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조금씩 서로를 알아가고 있었다. 품앗이 육아는 이렇게 다른 성향의 엄마와 아이가 모여서 서로를 알아가고 마음의 문을 열어 함께 육아의 외로움을 이겨 나가는데 큰 의미가 있다.
 
육아하는 동안은 사회와 내가 단절되어 있다. 아이와 하루종일 있으면 외출하기도 쉽지 않고 다른 사람을 만나거나 나를 위해 치장할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 그렇다 보니 엄마는 가사와 육아라는 환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고립되고 많이 우울해진다. 그러한 우울함을 경험할 때 어떻게 이겨내느냐가 중요한데 우울함을 이겨내지 못하고 나락으로 빠지는 엄마들이 더러 있다.
 
사실 품앗이 육아는 아이에게 큰 행복이지만 엄마에게 돌아오는 행복도 크다. 육아의 동지를 만나면서 정보도 교환하고 육아하는 것이 힘들고 외로운 것이 아니라 가치 있고 함께 육아하는 것을 알게 해주는 소중한 열린 장소가 되곤 한다. 

 

품앗이 육아는 내 아이와 함께 이치를 배워가면서 다른 아이와 엄마와도 함께 공유할 수 있으니 행복한 수업임이 틀림없다. ⓒ박수영
품앗이 육아는 내 아이와 함께 이치를 배워가면서 다른 아이와 엄마와도 함께 공유할 수 있으니 행복한 수업임이 틀림없다. ⓒ박수영
 

품앗이 육아를 지원해주는 건강가정지원센터 및 각종 품앗이 육아 사이트가 있긴 한데 활성화돼 있지는 않다. 품앗이 육아를 북스타트처럼 다수의 지자체에서 지원하고 모임 공간, 장소, 모집홍보를 해준다면 많은 엄마가 참여할 수 있을 것 같다.
 
숲 유치원을 기획하고 소그룹으로 엄마들과 모임을 하고 운영을 하고 있지만 나 역시 에로사항이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서 엄마들을 만나고 카페를 만들어서 중요자료, 공지를 알리고 문자 메시지를 통해서 공유하고 있는데, 실내공간이 필요한 경우 지원을 받지 못해서 수업을 휴강하거나 혹은 발품을 팔아 개인적으로 힘들게 알아보아야 하는 경우가 있었다.
 
비가 오면 숲 유치원의 수업은 진행될 수 없다. 하지만 실내 공간이 지원된다면 숲의 재료를 전날 준비해서 아이들과 얼마든지 만들기와 그리기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육아정책 중에서 가장 우선시 돼야 할 것 중 하나는 바로 이런 품앗이 육아를 지원하고 마을 공동체 육아사업을 활성화해서 자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공간지원, 홍보활동 등을 지원하는 것이다. 그리고 운영을 하는 리더에 대한 지원 및 교육도 필요하다.
 
품앗이 숲 유치원의 종강 날은 5월 말인데 자율적인 모임이라서 그런지 처음에 호기심으로 시작한 엄마가 일곱 명이 모였다가 지금은 가장 열정적인 엄마 네 명이 남았다. 아이들과 함께 매주마다 수업을 고민하고, 열심히 준비하고, 함께 작은 것 하나라도 나누면서 가족적인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종강 날에는 우리가 만든 수료증과 더불어 선물 그리고 숲 해설가 할아버지를 초빙해서 인근 산을 돌아보면서 마지막 날을 기념할 계획을 짜놓았다.
 
아이가 좋아하는 숲 유치원을 품앗이로 운영해보니 너무나 좋은 장점도 많고 아이의 성향, 그리고 아이의 발달과 더불어 상상력과 창의력을 길러주는데 좋아서 지속적으로 다른 교육방법을 알아볼 계획이다. 우선 품앗이 숲 유치원을 5월 말에 종강하고 나중에 다시 수업을 계속 운영하면서 아이가 좋아하는 숲 유치원이나 공동육아 어린이집에 보낼 계획을 하고 있다.
 
공동육아 어린이집은 입소를 희망하는 아이는 많지만 공동육아 어린이집 수의 한계가 있어서 대기를 올려놓았는데 내년에 입학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정부가 어린이집, 유치원에 가는 아이들에 대한 전폭적 지원이 아닌 유아교육 대안교육의 장인 품앗이, 공동육아와 같은 어린이집에 지원을 많이 해주어 품앗이, 공동육아가 전국적으로 많이 생겨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유럽에서는 육아하는 동안 엄마가 외롭게 단절되어 육아하지 않도록 마을 공동체를 잘 형성해서 엄마들끼리 품앗이 육아 및 모임을 하고 있다. 엄마가 다른 사람과 정보를 교류하며 지역 사회 내에서 품앗이를 통해 '다른 사람의 아이도 내 아이와 같다'는 공동체 의식을 갖고 함께 따뜻한 마을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나는 우리의 육아문화는 공동체적인 육아문화보다 개인주의적 육아성향이 강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렇게 만드는 것 중 하나가 단절된 주택문화, 그리고 아이를 양육하며 함께 소통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창구가 전무후무하다는 것이다. 엄마들의 정신건강, 아이들의 소통 창구, 나눔의 미덕, 그리고 함께 성장하는 육아를 만들기 위해서 정말 품앗이는 너무나 중요하고 절실하다는 생각이다. 요즘처럼 알게 모르게 체벌이 가해지는 어린이집에 대한 믿음이 많이 상실된 시점에서 진정 대안 유아교육 방법에 대해 모두가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현실 속에서 실천을 해야 된다는 생각이 절실하다.

 

품앗이 숲 유치원에 오는 한 아이의 엄마가 이렇게 얘기한다.

 

"우리 아이는 다른 친구들 엄마 선생님이 진짜 선생님인 줄 알고 언제 숲 유치원에 또 가느냐고 하면서 자주 물어봐요. 그리고 어린이집에서도 오늘 수업 끝나고 숲 유치원에 친구들 만나러 갈 거라고 얘기해서 원장 선생님이 숲 유치원이 뭐냐고 물어보더라구요." 

 

라고 이야기를 한다. 아이들에게는 정말 자연만큼 주는 최대의 행복한 공간이 없고 최고의 수업이 없다는 생각이 다시금 절실하게 느끼게 한 아이의 말이다.

 

?*칼럼니스트 박수영은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문화센터에서 프로그램 기획일을 하는 평생교육사로 근무했습니다. 아이 출산 후 육아맘으로 아이와 함께 놀이, 만들기 활동을 하면서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하는, 행복한 세상을 열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엄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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