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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에는 숲이 좋다' 주목받는 숲 태교
전문 인력 부족해 프로그램 적은 게 아쉬움

“자~ 나무에 등을 기대고 가만히 숲의 소리에 귀 기울여 보세요. 바람과 새소리를 느끼는 동안 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드가 정신도 맑게 해주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을 줍니다.”
지난 7일 열다섯 명의 예비엄마들이 ‘숲 태교’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서울시 서초구 양재시민의 숲에 모였다. 산림청(청장 신원섭)이 주최하고 (사)산림문화콘텐츠연구소가 주관하는 숲태교 프로그램은 임신부 및 가족을 대상으로 당일형과 1박 2일형으로 나눠 오는 10월까지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 첫 숲태교 프로그램이 시작된 이날, 태아와 산모의 건강을 위해 숲을 매개로 이뤄지는 걷기, 이야기, 소리, 향기, 명상과 체조 등의 프로그램이 두 그룹으로 나눠 진행됐다.
먼저 출발한 그룹에 속한 여덟 명의 임신부들은 강사와 동행하며 숲길을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프로그램 진행은 오랫동안 숲 생태교육을 실시해 온 산림분야 사회적 기업 ‘풀빛문화연대’ 이사 겸 숲학교 교감인 김지현 숲 해설가가 맡았다.

“숲은 단순히 나무만 있는 곳이 아니에요. 숲이라는 말 자체가 수(樹·나무)와 풀이 합해진 말이에요. 풀과 나무, 꽃들이 있고, 새와 바람, 물소리, 향기 등 자연적인 것들을 느낄 수 있는 숲에서는 가볍게 걷기만 해도 스트레스를 풀 수 있고 마음이 안정돼 태교에 아주 좋습니다.”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만나게 되는 나무와 풀, 꽃에 대한 베테랑 숲 해설가 김지현 강사의 설명이 계속됐다. 숲의 중간쯤에 들어설 무렵, 모두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작은 꽃들을 관찰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 강사는 제비꽃, 양지꽃, 질경이, 소리쟁이 등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작은 풀들 하나까지 설명하는 것을 놓치지 않았다.
그렇게 산책하기를 삼십여 분. 참가자들과 강사는 잠시 멈춰 서로 아기의 태명을 소개하며 숨을 고르는 시간을 가졌다. ‘통통이’, ‘대박이’, ‘애플’, ‘은총’, ‘햇님이’, ‘똑똑이’ 등 저마다 사연과 바람이 담긴 태명들을 소개했다.
전민희(임신 21주차) 씨는 “평소에도 숲이나 자연에 관심이 많아 이런 자연을 좋아하는 취향이 아이에게 전해지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참가하게 됐다”며 “서울에 살면 매연가스로 오염된 환경에서 지내게 되는데 숲에서 태교수업을 받으니까 확실히 깨끗한 공기로 마음이 편안해지고 좋다. 아이에게 새소리와 숲의 향기가 전해지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금희(임신 26주차) 씨는 “일반적인 예비맘 교실과는 색다른 프로그램이라 호기심으로 참가하게 됐다”며 “혼자 산책을 하면서는 무심코 지나갔던 작은 풀들을 교육적 차원에서 접하니까 아이에게도 더 긍정적으로 전달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걷기 힘든 임산부들을 고려해 산책을 마친 뒤에는 돗자리 수업이 이어졌다. 김 강사는 “사람 인(人) 한자를 보면 막대기 두개가 기대어 있는 형상을 하고 있듯이 서로의 체온을 공유하면 산모도 태아도 훨씬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며 서로 짝을 지어 등을 맞대고 앉기를 권했다. 참가자들이 휴식을 취하는 동안 태교에 도움이 되는 눈 마사지법과 귀 마사지법을 배우는 시간도 마련됐다.
이어진 향기명상 시간에 김 강사는 “시중에 판매되는 허브 향 제품의 경우 임신부들에게 자극적일 수 있다. 라임향이나 레몬향과 같은 과일향이나 숲 속 꽃향기와 같은 자연향의 경우에는 심신을 안정시켜주는 역할을 해 임신부에게 도움이 된다”며 당귀향낭을 꺼냈다. 참가자들은 마음을 차분하게 하는 당귀향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
둥글게 모여 앉아 휴식을 취하며 태교에 좋은 글들을 공유한 예비엄마들은 꽃물들이기 체험을 위해 직접 주변에서 마음에 드는 꽃잎과 풀들을 채취해 다시 모였다.
김 강사가 먼저 염색이 되지 않은 광목 원단의 가방 위에 꽃물을 들일 수 있는 제비꽃잎과 풀을 펼쳐 놓고 10원짜리 동전을 이용해 문지르는 시범을 보였다. 참가자들도 나눠받은 가방 위에 각자 준비해온 자연물을 원하는 모양으로 배치해 자신만의 가방을 만들었다.

양소은(임신 17주차) 씨는 “제 가방에 물들인 모양은 아빠와 엄마, 그리고 태어날 아기 세 사람을 상징한다. 화목하게 모였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렇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백의연(임신 20주차) 씨는 “아이에게 자연의 깨끗함이 전해지길 원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다”며 “제가 직접 만들어 의미도 있고 아기가방으로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고 말했다.
꽃물들이기 체험이 끝난 뒤 김 강사는 “여러분이 오늘 만드신 이 가방은 이 세상에 하나뿐인 오직 나만의 가방, 또 태어날 아기만의 가방”이라며 “천연 패브릭 천에 직접 주운 꽃잎들로 서툴지만 본인이 직접 만든 이것이 바로 명품 가방 아니겠느냐”며 미소를 지었다.
마지막으로 예비엄마들이 각자 편한 자세로 앉아 명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어떤 아기와 만나게 될까’, ‘아기는 엄마에게 무엇을 바랄까’, ‘우리 아기가 엄마 아빠와 얼마나 닮았을까’ 행복한 상상에 빠져 명상을 하는 예비엄마들의 모습에서 설렘이 묻어났다.

산림청 숲 태교 프로그램은 2010년 처음 시작됐다. 첫 해 300명 규모로 프로그램 참가했었는데, 그 사이 규모가 조금 커져 올해는 총 340명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숲 태교 프로그램이 서울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개선해야 할 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김지현 강사는 “산림문화콘텐츠연구소에서 숲태교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인식해 프로그램을 연구 개발하게 됐는데 진행 결과 참가자들이 매우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열린 공간에서 하는 프로그램 특성 상 한 번에 15명 이내로 해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참가자를 대상으로 교육하지 못하는 게 아쉽다”고 말했다.
산림청 산림휴양문화과 이영록 사무관은 “숲 태교 프로그램 진행이 가능한 숲 해설가가 몇 명 없는데다 서울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상황이고, 예산이 적다보니 아무래도 서울에 치중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며 “숲태교에 대한 반응이 좋은 만큼 앞으로 예산이 확보되면 광역 시·도까지 프로그램이 확대될 수 있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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