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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아이가 단단한 어른으로 자라기를 원하나요?

[육지사람 제주살이 이야기] 147. 자녀를 사랑한다면, 좌절을 먼저 허락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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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태어나 처음으로 자신을 비춰보는 거울은 ‘부모’입니다. 아이는 부모의 눈빛, 말투, 반응 속에서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배우게 되지요. 그 거울이 따뜻하고도 단단하게 아이를 비춰줄 때, 아이의 자존감은 서서히 제 모양을 찾아갑니다.

자녀의 인생에 너무 깊이 개입하는 것보다는 좌절과 실패를 경험하고 이겨낼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김재원
자녀의 인생에 너무 깊이 개입하는 것보다는 좌절과 실패를 경험하고 이겨낼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 ⓒ김재원

삶에서 배움에는 끝이 없습니다. 부모가 된 지금, 어쩌면 우리는 인생에서 가장 진지하고도 깊은 공부를 시작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할까요?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나의 성장의 역사를 들여다보는 일입니다. 나의 부모는 어떤 모습이었고, 나는 그 아래에서 어떤 아이였는지, 스스로에게 천천히 물어보아야 합니다. 거기서부터 아이를 키우는 길이 열립니다.

모든 부모는 자녀가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어떤 아이가 진짜 ‘행복한 어른’으로 자라날 수 있을까요? 놀랍게도, 어릴 적부터 좌절과 실패를 경험하고 이를 견디는 법을 배운 아이일수록, 인생의 고비를 통과할 힘을 갖게 된다고 합니다. 작은 것에서 기쁨을 느낄 줄 알고,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 속에서도 자신을 다잡을 줄 알게 되는 것이죠.

물론, 아이가 겪을 불편함을 미리 제거해주고 싶은 것이 부모의 본능입니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아이의 욕구를 무한히 수용하고, 스스로 해야 할 일을 대신하게 될 때, 아이는 점점 더 ‘자기중심의 세상’에 익숙해지고 맙니다. 그러는 사이, 내면의 근육은 약해지고, 인생이라는 무게를 버티는 힘은 자라지 못합니다. 때로는 아이가 힘들어할 것을 알면서도, 그 순간을 통과하도록 지켜봐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것이 진짜 양육이고, 진짜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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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 아빠의 자녀 양육법 중에 가장 특별한 것이 무엇이냐?’고 많이들 물어봅니다. 스스로 독립된 자아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자율과 책임을 느끼게 해주는 양육을 해나가고 있다고 답해줍니다. 이를테면, 혼자서 해보고 싶다고 말하면 일단 하게 해줍니다. 속상한 일이 있어서 기분이 울적하거나 혼자 울고 있을 때는 마음을 만져줄 뿐 그 일을 부모가 나서서 해결해 주지 않습니다. 운동과 같은 취미활동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까지 했으면 충분히 했다’라고 느낄때까지, 즉 중단하는 시점도 본인 스스로 판단하게 합니다. 

이런 경험을 해본 아이들은 친구와의 관계도 원만하고, 학업이나 사회생활에서도 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성인이 되었을 때 삶의 만족도와 회복탄력성도 더 높게 나타납니다. 상처는 단지 아픔이 아니라, 성장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실패해도 다시 일어나는 법을 아는 아이, 타인과 조화롭게 지내는 아이, 반복된 시도 속에서 문제를 해결해가는 아이, 가정의 규칙과 세상의 질서가 다름을 이해하는 아이. 그런 아이들이 결국,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누릴 줄 아는 어른으로 성장합니다. 그러니 부모 된 우리는 이런 다짐을 가져야 합니다.

“사랑하기에 좌절을 겪게 하자.”

“사랑하기에 세상의 중심이 내가 아님을 알려주자.”

이런 태도가 자리 잡을 때, 자녀는 고통의 순간도 덜 외롭고, 덜 괴롭게 받아들이게 될 것입니다. 특히 5월, 가정의 달은 부모로서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합니다. “나는 어떤 부모인가?”라는 물음 앞에서 너무 완벽해지려 애쓰지 않아도 됩니다. 그저, 우리에게 와준 이 소중한 존재들을 지금 이 자리에서 잘 길러내겠다는 마음이면 충분합니다. 오늘도 수많은 상황 속에서 자녀를 돌보고 있는 부모님들, 그 수고와 진심에 경의를 표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칼럼니스트 김재원은 작가이자 자유기고가다. 세계 100여 국을 배낭여행하며 세상을 향한 시선을 넓히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작가의 꿈을 키웠다. 삶의 대부분을 보낸 도시 생활을 마감하고, 제주에 사는 '이주민'이 되었다. 지금은 제주의 아름다움을 제주인의 시선으로 알리기 위해 글을 쓰고 사진을 찍으며 에세이 집필과 제주여행에 대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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