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에 가기 싫어하는 우리 아이
어린이집에 가기 싫어하는 우리 아이
  • 칼럼니스트 김광백
  • 승인 2013.09.17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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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에 아이 맡길 때마다 마음 아파

[연재] 볍씨 아빠의 육아일기

 

지난주부터 대학원 수업이 시작되었습니다. 화요일과 목요일 이틀 수업이 있네요. 그런데 화요일은 1교시 수업이라 일찍, 그리고 목요일은 늦게 끝나서 5시쯤 산하를 찾아옵니다. (보통은 9시 넘어 보내서, 3시쯤 찾아옵니다.)

 

수업만큼 산하는 어린이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났죠. 얼마 전까지 산하는 어린이집 가는 것을 싫어하지 않았습니다. 선생님이 나오시면 어떨 때는 아빠와 인사도 안하고 그냥 들어가기도 하고, 또 어떨 때는 웃으면서 인사도 해주고 그랬는데.

 

그런데 8월말부터 산하는 어린이집에 가려고 하면 울기부터 합니다. 아침에 어린이집 가려고 외출옷, 기저귀 등을 챙기는 모습을 보면 웁니다. 그리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듭니다. 어린이집 가기 싫다고. 내가 "산하야 어린이집 안갈래? 친구들 안보고싶어?"라고 물으면 가기 싫다는 의사표현을 합니다.

 

그러다 밖에 나가면 금새 기분이 풀립니다. 산하는 자전거타고 어린이집을 다닙니다. 자전거를 타면서 사람과 자동차 구경을 하면서 기분이 좋아집니다. 노래도 흥얼거리고, 혼자 춤도 추고요. 그런데 다시 어린이집 근처에 도착해서 들어가려고 하면 훌쩍거리기 시작합니다. 아빠 품에 푹 안기면서.

 

산하는 요새 블럭쌓기를 좋아합니다. 예전에는 앉아서만 쌓아서 높게 못쌓았는데, 서서 쌓으면 높게 올릴 수 있다는 것을 아나 봅니다. ⓒ김광백
산하는 요새 블럭쌓기를 좋아합니다. 예전에는 앉아서만 쌓아서 높게 못쌓았는데, 서서 쌓으면 높게 올릴 수 있다는 것을 아나 봅니다. ⓒ김광백

 

이유가 뭘까 생각해봅니다. 아이가 우는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니까요. 그래서 선생님께 물어보았습니다. 제가 "선생님~ 산하가 어린이집에 갈려고 하면 울어요. 왜 그럴까요?" 그러자 선생님은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바뀌고, 최근에 적응하려고 들어오는 아이들이 있는데 엄마가 와있어서 그런 것 같아요"라고 하십니다. 산하는 환경에 매우 민감한 아이인 것 같습니다.

 

산하는 어린이집에서 껌딱지 모드라고 합니다. 선생님 품에 안겨있든, 손을 잡고 있든 선생임과 한몸인양 붙어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선생님이 약간의 하소연(?)을 하십니다. 그래도 힘든 내색은 하지 않으십니다. 선생님께 약간 미안한 마음이 드네요. (산하는 낮잠도 적게 자는 편이서 담임 선생님이 쉴만한 시간이 많이 없을 듯 싶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울고 들어가는 산하이지만, 막상 어린이집에서는 산하가 친구들과 잘 노는가 봅니다. 집에서 친구들 이야기를 한참이나 하니까요. 뭐하고 놀았는지 물어보면 옹알이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해줍니다. 물론 알아듣기는 힘들죠. 상상속에서 대화를 하는 산하를 보면서, 그래도 어린이집에서 잘 지내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안심을 합니다.

 

요즘에는 산하를 어린이집에 맡길 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 내가 못된 짓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입니다. 어른들의 욕심으로 아이가 힘들어하는 것은 아닌지 맘속으로 반성하지만, 여전히 현실은 그대로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더 나아지겠지라는 희망만 갖은채 말입니다.

 

PS. 산하는 요새 블럭쌓기를 좋아합니다. 예전에는 앉아서만 쌓아서 높게 못쌓았는데, 서서 쌓으면 높게 올릴 수 있다는 것을 아나 봅니다. 앉았다 섰다. 머리가 점점 좋아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이렇게 두뇌가 성장하나 봅니다.

 

*칼럼니스트 김광백은 10여년 가까이 장애운동을 하고 있는 활동가이며, 지역사회를 진보적으로 바꾸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시민입니다. 현재는 인천사람연대 장애의제 팀장으로 활동하면서 2012년 2월에 태어난 산하(딸, 태명 볍씨)의 육아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볍씨 아빠의 육아일기는 네이버 블로그(http://blog.naver.com/138100)를 통해서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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