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때문에 불안한 모든 아빠들에게
[화제의 신간] 철학자 아빠의 인문 육아
“안녕, 곧 만나. 아이 잘 부탁해!”
(저자가 파트너라고 부르는) 아내가 어느 날 밤 비행기를 타고 미국 뉴욕으로 떠났다. ‘희생하는 부모만 부모냐, 도전하는 부모의 모습도 중요하다’는 생각에 의견을 모으고 과감하게 공부하러 떠난 것이다. 그렇게 아이 엄마의 부재는 시작됐고, 엄마의 빈자리에는 이제 갓 두 돌이 지난 아이와 초보 아빠만 덩그러니 남겨졌다.
엄마가 미국 유학길에 오르는 바람에 아무 준비 없이 육아를 전담하게 된 초보 아빠는 ‘내가 아이를 잘 기를 수 있을까?’ 불안감에 사로잡히기 시작했다. 부랴부랴 시중에 나와 있는 다양한 육아서를 섭렵했지만 불안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건강하고 똑똑하게 잘 기르는 것 이상의 뭔가 남다른 육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해서 철학자 아빠는 육아에 대한 불안을 철학적 사색으로 극복하고자 아이가 787일째 되는 날부터 인문 육아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이 일기들이 ‘철학자 아빠의 인문 육아’(권영민 저, 추수밭, 2013)의 토대가 됐다.

◇ 철학하는 아빠, 인문 육아에 나서다
지금까지는 기르기만 하는 육아였다면 이제는 아이와 부모가 함께 보다 자유롭고 주체적인 인간으로 성장해나가는 생각하는 육아다. 최근 출간된 ‘철학자 아빠의 인문 육아’는 이 신개념 육아 패러다임으로서 ‘인문 육아’를 제안한다.
저자 권영민 씨는 철학하는 아빠다. 대학원에서 서양철학을 공부하고 있고, 철학 공부에 뜻 있는 사람들을 모아 철학본색이라는 공동체를 꾸려 운영하면서 강의도 하고 있다.
철학자 아빠의 인문 육아 일기는 불안이 커지면 속도가 빨라졌고 불안이 가시면 느슨해졌다. 아이는 자라면서 말을 배우고, 놀잇거리를 찾고, 애니메이션에 빠져들고, 몸에 상처가 나고, 엄마를 그리워하다 아프기까지 한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아빠는 인간 행동과 사고의 근원을 사색하고, 인간성의 본질을 성찰하며 스스로의 내면에 웅크려 있는 왜소한 자신의 모습을 깨닫는다. 그 과정이 일기에 차곡차곡 쌓였다.
“나는 아이가 아빠와 질 좋은 시간을 보냈을 때 아이의 태도와 얼굴이 달라진다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아이는 더 잘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많은 경우는 아이는 혼자 놀고 나는 심드렁하게 드러누워 있기 일쑤이며,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것을 육아 자체보다 더 급선무로 여길 때가 많다. 나는 알고 있는데, 왜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일까? 나는 왜 아이와 놀아 주기가 이토록 힘든 것일까?”
아이가 성장할수록 육아 일기의 횟수가 늘어나고 더불어 아빠도 성장해 갔다. 이를 통해 육아란 단순히 아이를 기르는 것만이 아니라 아이와 부모가 함께 성장하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준다. 그리고 그런 육아가 될 때 비로소 아이는 보다 자유롭고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인간으로 자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것이 바로 ‘인문 육아’의 힘이다.
◇ 인문 육아, 아이와 내 삶이 새롭게 보인다
‘철학자 아빠의 인문 육아’는 육아에 관한 책이지만 육아서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아이를 어떻게 똑똑하고 건강하게 키울 것인가를 넘어, 어떻게 한 사람의 자유롭고 주체적인 인간으로 키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다 보면, 아이가 자유로운 주체적 인간으로 자라기 위해서는 먼저 아빠가 자유로운 주체로 서야 한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타인의 시선에 묶여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하는 아빠가 결코 아이를 독립적 인간으로 키울 수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기까지 하다. 따라서 육아는 아이를 기르는 것뿐만 아니라 아빠 엄마도 함께 성장하는 것이어야 한다.
아이를 어떻게 자유롭고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인간으로 자라게 할 것인가? 더불어 아빠 엄마도 성장하는 육아란 가능할까? 저자는 인문학을 발판 삼으면 가능하다고 말한다. 자유와 주체는 인문학의 고유한 주제로, 아이의 성장과 부모의 성찰이 무엇보다 중요한 육아에 가장 잘 어울릴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이 새로운 육아 패러다임으로서 이 책의 제목 또한 ‘인문 육아’로 이름붙인 이유이다.
‘철학자 아빠의 인문 육아’는 한국출판문화진흥원이 올해 처음 개최해 1047건이 접수된 제1회 우수출판기획안 공모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우수상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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