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염, 결막염, 중이염 등이 같이 생기는 이유
비염, 결막염, 중이염 등이 같이 생기는 이유
  • 칼럼니스트 조연상
  • 승인 2013.09.25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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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리가 같기 때문...비염 잡아주면 나머지는 저절로 없어져

[연재] 하라비의 생활 섭생(攝生) 이야기

 

요즘 날씨가 갑자기 서늘해지면서 주위에서 감기 증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아기들이 유난히 그렇습니다. 휴일이 많아지면서 부모들과 함께 여행을 다녀온 아기들은 낮의 더운 햇살에 대비되는 차안에서 에어컨 바람, 아침과 저녁의 급격한 온도변화, 이동에서 생기는 생리적인 피로감 등으로 쉽게 감기 증상에 노출됩니다.

 

감기 증상 가운데 가장 먼저 나타나는 것은 비염증상입니다. 비염이란 차가운 공기로부터 폐를 지켜내기 위해서 기도의 맨 처음 부분인 코 안이 붓고 그로 인해 열이 나면 결과적으로 가열된 공기를 폐로 보내어 생명을 보존할 수 있도록 한 자연의 배려인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방어기전을 모르고 증상에 이름을 붙인 비염이란 증상명은 사람들한테 혼란을 줍니다. 왜냐하면 염증이라는 단어에서 오는 개념으로 증상을 이해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처방도 바로 소염제를 떠올리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소염제는 기미가 냉해 인체대사를 떨어뜨리므로 나중에는 이런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비염증상이 나타나면 아직은 환경이나 병증에 대한 적응력이 약한 아기들은 바로 환경을 바꾸어주거나 혹은 병증을 회복시켜주지 않으면 증상은 점점 더 코 주위로 퍼져갑니다. 이것이 감기와 같이 생기는 결막염이나 중이염인 것입니다. 즉 비염과 결막염이나 중이염은 병리적으로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뜻입니다.

 

사람의 얼굴 안쪽을 살펴보면 눈 코 입 귀 그리고 뇌는 서로 인접해 있으면서도 동시에 물질이 오갈 수 있도록 작은 관이나 구멍으로 서로 연결돼 있습니다. 그러므로 얼굴의 한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그런 통로를 통해 노폐물을 경제적으로 배출해 문제를 최적으로 해결하려고 합니다. 따라서 한 곳에서 병증이 발생해 홀로 감당하기 어려우면 인근 지역으로 병리적인 노폐물을 처리하려고 하는 기전이 작동됩니다. 예컨대 아기가 비염이 생겼는데 바로 낫지 않으면 그 염증부산물을 눈이나 귀로 내보내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결막염이고 중이염인 것입니다.

 

결국 비염 결막염 중이염은 서로 다른 이름을 갖고 있지만 그 병리는 공통적인 것입니다. 이것을 알면 엄마들이 아기를 데리고 소아과 내과 이비인후과 안과를 순례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비염만 잡아주면 나머지 증상들은 비염보다 먼저 저절로 없어지는 증상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비염은 폐에 냉해져서 생기는 것이므로 폐가 냉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찬 공기에 노출시키지 않아야 하고 아기의 목과 등을 따듯하게 해주면 최소한 악화되지는 않습니다. 물론 탕약이나 보험약으로 전문 한약처방을 받으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최근의 한 사례를 들어봅니다. 댓살 정도의 아이가 코를 너무 킁킁거려서 내원했는데 이 아이는 동반되기 쉬운 병리로 심한 아토피 결막염 중이염도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탕약치료로 호전돼가고 있는 도중에 갑자기 귀에서 며칠 동안 고름이 계속 흘러 나왔습니다. 불안한 어머니가 아기를 데리고 이비인후과에 가서 검사를 하니 담당의사가 이상하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중이염으로 전부터 있었던 귀에 난 구멍이나 헐어있던 상태가 분명히 줄어들었기 때문에 객관적으로는 전보다 훨씬 나아진 것은 확실한데 고름이 계속 나오는 이유는 알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한의학적인 입장에서 접근하면 쉽게 이해될 수 있는 건입니다. 즉 이것은 아기가 오랜 비염으로 얼굴내부에 염증이 퍼져있었던 것이 소염제로 인해 밖으로 나오지 못한 것이 비염이 호전되자 눈이나 (눈에는 주로 눈곱으로 나오는데 때로는 그냥 진물로 나올 때도 있다.) 귀로 그 염증 부산물이 나오는 과정인 것입니다. 결국 치료되는 과정인 것이고 그 결과로 귀에 난 구멍도 줄어든 것입니다.

 

이 사례가 말해주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얼굴내부는 점막이나 작은 관들을 통해 뇌의 노폐물도 배출해주는 기능도 있는데 만일 이 아이가 지속적으로 비염을 제대로 치료해주지 않거나 혹은 소염제로 염증을 억제했다면 이 아이는 미래에 반드시 뇌하수체선종 뇌염 뇌수종 뇌종양 간질 만성두통 같은 증상으로 발전했을 것이 틀림없을 것입니다.

 

환절기에는 아이를 기르는 엄마는 각별히 환경변화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아이가 덥다고 마냥 시원하게 해주면 뜻밖에 큰 병을 앓게 할 수 있습니다. 모르면 그냥 옛 할머니들이 하던 방식으로 아기를 돌보면 귀찮기는 해도 큰일은 없을 것입니다.

 

*칼럼니스트 조연상은 현재 '하라비(강남 할아버지) 한의원' 원장으로 선(仙)의학 학회장을 맡고 있으며 서울대 동양사학과와 세명대 한의학과를 졸업했다. 엄마와 아이의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위한 올바른 섭생법을 알려주고자 베이비뉴스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으며 한의원 홈페이지(www.harabiclinic.com)를 통해서도 환자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저서로는 『생활의 기미』, 『밥상 위의 한의학』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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