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만 너무 예뻐하지 마세요
똑같은 관심이 배려심을 키웁니다
[연재] 두 아이 아빠 소인환의 육아토크
회사 동료들과 점심을 먹으면서 육아 얘기가 나왔습니다. 필자는 교육기업에 다니고 있고, 특히 유아교육팀에 속해 있어 남자들끼리도 자녀 육아가 대화소재로 종종 오르곤 합니다. 대화는 주로 주말에 아이와 뭐했느냐는 질문으로 시작합니다.
이야기를 하다보면 공감대가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둘째가 좀 더 예쁘다는 것입니다. 저도 맞장구를 쳤습니다. 그런데 정말 그게 맞는 건가 생각하게 되더군요.
함께한 시간으로 따져보면 저는 첫째 아이와 유대가 더 많습니다. 첫째가 태어나고 얼마 안 되었을 때 회사를 잠시 떠나게 됐고, 집에 있다 보니 그만큼 아이와 함께 할 시간이 많았거든요. 아내가 출근하면 낮에 아이와 둘이 시간을 보냈습니다. 둘이서 밥 먹고 잠자고 TV보고 놀이터가고 목욕하고 안고 업고….
둘째가 태어나면서 어느새 그 행동들을 둘째하고만 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둘째는 대부분 도와줘야 하지만 첫째는 덩치도 커졌고, 또 많은 걸 혼자서 할 수 있게 됐거든요. 일이 바빠지면서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도 줄어들었습니다. 그런데, 둘째에만 관심을 쏟다보니 첫째가 소외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첫째아이가 둘째를 놀리더군요.
“넌 그것도 못하냐? 넌 이것도 힘드다고 그러냐?”
그걸 본 제가 첫째아이를 혼냈습니다.
“둘째는 어리니까 그런거야, 그렇다고 놀리는 건 잘못된 거야.”
첫째는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예상보다 서럽게 울더군요. 저는 ‘잘못해서 혼나는 건 당연한 거야’라고 생각하고 달래주지 않았습니다.

어느 봄날 입니다. 벚꽃 구경을 갔습니다. 둘째는 이번에도 다리가 아프다며 적극적으로 제게 달라붙습니다. 저는 목말을 태워서 벚꽃 구경도 하고 꽃도 만져보게 합니다. 한참을 걸었을까, 갑자기 첫째가 울음을 터뜨립니다.
“나는 언제 목말 태워줄 건데~ 나도 힘든데~”
갑작스런 울음에 당황스럽더군요. 첫째는 제게 서운했던 마음을 처음으로 말로 표현했던 겁니다. 아차 싶었습니다. 혹시 첫째 녀석이 그동안 제게 서운했던 걸 둘째를 괴롭히는 행동으로 표현한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 그럼 둘 다 타자!”
둘 다 목말을 태워봤습니다. 가능하더군요. 둘 다 업어도 봤습니다. 가능합니다. 물론 오래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힘들다는 걸 아는 첫째는 알아서 금방 내려오고 둘째도 독점을 양보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저는 의식적으로 둘을 똑같이 대하는 행동을 시도해보곤 합니다. 첫째에게도 둘째처럼 살갑게 대하려고 노력합니다. 제 희망인지 모르지만 그래서인지 둘이 좀 더 서로를 배려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공평함 속에서 양보와 배려가 싹트는 게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칼럼니스트 소인환은 영어교육 전문기업 능률교육의 유아영어 브랜드 '엔이키즈'팀(http://blog.naver.com/nekids) 차장이다. 미생물공학과 교육학을 공부했으며, 두 딸과 주말에 북한산에 가는 취미를 가지고 있다. 온라인 교육 전문지 기자, 교육기업 홍보, 직원채용 및 교육 담당자를 거쳐 현재는 건강한 유아영어교육 환경을 만드는데 기여하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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