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아이는 놀면서 세상을 배운다
한글날이다. 저명한 언어학자들이 세상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배우기 쉬운 언어라고 칭찬하는 우리의 글, 한글! 해마다 이날이 되면 한글의 우수성에 대한 기사들과 유명한 학자들의 말이 인용돼 우리에게 전달된다. 들을 때마다 가슴 벅차고 자랑스러운 우리의 글!
23년 만에 한글날이 다시 공휴일이 됐다.
다른 날은 몰라도 이 날만큼은 공휴일로 지정해 우리 아이들이 한글의 우수성을 되새기며 마음껏 뿌듯해하길 바랐는데, 그 바람이 이뤄져 너무 기쁘다. 뜻 깊은 이날을 아이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알려줄 방법이 없을까?
그렇게 고민하다 생각해냈다. 즐거운 한글 상상화 그리기!
<한글 상상화를 그려보자>
준비물: A4용지 7장, 멋스러운 한지, 스테이플러(혹은 바늘과 실), 가위, 펜, 라벨지
놀이순서:
① A4용지 7장을 반으로 접은 뒤 한 장에는 한글 이미지의 멋스러운 한지를 붙인다.
② 한지를 붙인 한 장은 표지가 되도록 배치하고 7장을 한데 모아 책 형태로 만든다.
③ A4용지의 접힌 선에 스테이플러나 바늘과 실로 바느질을 하여 ②를 고정시킨다.
④ 내지를 펼쳐 페이지마다 ㄱ~ㅎ, ㅏ~ㅣ까지 한글의 기본 자모음을 쓴다. (여기까지는 엄마가 해주세요)
⑤ 아이들에게 한글 자음과 모음을 보면서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를 그려보라고 말한다.
⑥ 아이가 ⑤를 완성하면 큰 라벨지에 제목을 써서 책 표지에 붙인다.
엄마가 미리 만들어둔 책 표지를 받아든 아이들은 지금과 다른 한글의 모습을 무척 신기해했다.
이제는 사라진 ㆁ, ㅿ, ㆍ, ㆆ 문자들이 어떻게 발음되는지 무척 궁금해 했고, 마음껏 상상하고 발음하며 즐거워했다.
또한 한글상상화를 그리다보면 아이가 요즘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최근에 했던 경험 중에서 무엇을 인상 깊게 받아들였는지 알 수 있다. 한참 피아노에 빠져 있던 둘째 아이는 ㄱ에도 피아노, ㅁ에도 선물 받은 피아노, ㅇ에도 창가의 피아노를 그리며 피아노를 향한 열렬한 마음을 표현했다.
아이가 한글 상상화를 그리고 있을 때 한글날의 의미(세종대왕이 훈민정음, 즉 한글을 만들고 반포한 것을 기념하는 날)를 간단히 설명해 주어도 좋다.
그리고 예전의 훈민정음이 어떻게 지금의 모습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 하는 아이가 있다면 주시경 선생을 비롯한 조선어연구회에 대해 간략히 들려주자.
*칼럼니스트 서안정은 「세 아이 영재로 키운 초간단 놀이육아」, 「리더십을 키워주는 공주박물관」, 「리더십을 키워주는 우리공주박물관」을 쓴 작가이자 주부이다. 똑똑한 아이를 키우고 싶은 열망에 천 권이 넘는 육아서를 읽었고, 그것을 적용하는 동안 무수한 시행착오와 깨달음을 얻었다. 현재 그 깨달음들을 나누고자 전국의 도서관 등에서 강의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