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들이 목이나 허리가 휘어지는 이유
주요 원인은 오장의 불균형이지 습관적 자세불량이 아냐
[연재] 하라비의 생활 섭생(攝生) 이야기
이른바 척추가 S 자로 굽는 척추측만증이나 목이 기울어진 사경 혹은 머리가 앞으로 나오는 증상들은 흔히 자세불량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원인과 결과가 전도된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그런 자세가 쉽게 나타나는 이유는 그런 자세가 자신한테는 편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즉 몸에서 요구하는 자세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때로는 어떤 환경적인 이유로 - 예컨대 직업적인 이유 등 - 아주 오래 동안 습관화된 불편한 자세에 의해 생길 수는 있습니다만 그러나 그런 경우는 나이가 어린 아이들한테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그러면 몸에서 왜 그런 불편해 보이는 자세를 요구하는지 차분히 생각해 봅시다. 뼈는 단기간에는 거의 고정화된 고체입니다. 그리고 몸의 형상은 기본적으로 뼈와 뼈를 이어가는 상태에 따라 이루어집니다. 이 말은 그러니까 척추가 옆으로 굽어졌다면 척추 뼈가 옆으로 굽어지게 생겨서 굽어진 것이 아니라 척추 뼈를 이어가는 과정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물론 선천적으로 뼈의 기형인 경우에는 어쩔 수 없는 경우입니다.)
그렇다면 뼈와 뼈를 이어가는 과정을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뼈와 뼈를 이어가는 과정에 작용하는 구조는 인대와 근육이고 이것을 관절이라고 합니다. 이 관절 즉 인대와 근육의 바른 성장은 오장에서 기혈을 올바르게 공급해 주어야 합니다. 만일 오장에서 어떤 이유로 기혈을 올바르게 공급해 주지 못한다면 인대나 근육의 성장에 문제가 생길 것입니다. 이 때 모든 방향으로 기혈공급이 안되면 벼와 관절은 성장 자체가 안 될 것이고 만일 어느 한 방향으로만 모자란다면 그 방향으로는 상대적으로 발달하지 못해 관절은 굽어질 것입니다.
다음 단계로 한 번 더 생각해야 할 것은 그렇다면 왜 관절의 특정한 방향으로 기혈공급이 되지 않을까에 대한 기전입니다. 태어나기를 혈관의 크기나 인근조직이 약해서 그럴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만 대부분의 경우는 그 보다는 좀 더 본질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뼈 인대 건 근육 피부조직 등은(이하 근골로 칭함) 몸의 형태를 유지하기도 하지만 또한 동시에 내장을 보호하는 기능도 갖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근골은 내장의 상태에 따라 구조를 이루기도 하고 또한 후천적으로 변형이 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생명의 기본 이치는 뇌 심장 폐 간 비 신 등의 주요 기관은 뼈나 두꺼운 근육으로 보호되는 있는 것을 얼핏 보아도 누구나 확인 할 수 있습니다.
결국 관절의 형태나 전반적인 골격의 형태는 바로 오장의 구조와 기능에 맞게 구조화된다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서 척추가 옆으로 휘어지거나 목이 기울어지거나 머리가 앞으로 나오거나 하는 것은 오장의 신호에 따라서 오장을 보호하기 위한 자위적인 방어 자세인 것입니다.
이러한 직접적인 예는 명치뼈가 점점 더 커지고 올라오는 변화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평소에 심장이 약하고 소화기관은 강한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서 비대해진 소화기관이 심장을 압박하면 심장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되므로 심장활동을 편하게 하기 위해서 명치뼈가 커지고 솟아오르는 변형으로 심장의 활동공간을 편하게 해주는 것입니다.
같은 이치로 아이들이 목을 기울이거나 척추가 휘어지는 것은 결국은 오장이 정상적인 성장발달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즉 폐가 약한 경우는 폐를 따뜻하게 하기 위해 어깨가 안으로 좁아지고 머리가 앞으로 나오게 되는 것이고 목이 기울어지는 것은 체간에 위치한 내장의 성장이 불균형해 골반이나 척추가 휘어지니 이에 대한 반사균형으로 기울어지는 것이고 척추가 옆으로 휘어지는 것은 간장 심장 신장 비장 등의 위치나 크기가 정상에서 이탈하게 되면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관절이 굽어지고 몸 전체가 휘어지는 것입니다.
이러한 경우 외부적인 힘으로 아무리 자세를 바로잡아 주어도 힘이 풀리면 곧바로 원래대로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자신의 생명활동을 더 활성화시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치료는 일단 오장의 균형을 최대한 잡아주는 것이 우선이자 근본적인 것입니다. 아기들한테서 이러한 증상을 눈으로 찾아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아기들은 아직은 성장이 덜 돼 있기 때문이고 근육이나 관절의 유연성이 좋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혹시 아기가 이런 증상을 갖게 될지를 미리 추정하고 싶다면 아기의 부모나 집안에 이런 증상이 있는 것을 알아보는 것이 가장 효율적일 것입니다. 만일 그런 증상이 가족력에 있다면 아기 때부터 오장의 균형 잡힌 발달을 유도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그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방법은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을 권합니다.
참고로 모든 관절의 균형을 잡아주는 운동을 소개합니다. 그냥 방바닥에 똑바로 누워 발뒤꿈치를 붙인 채로 양발을 마치 부채를 접었다 폈다 하는 식으로 가볍게 부딪쳐주는 것을 반복하는 운동입니다. 이 운동은 관절에 하중을 주지 않으면서 관절을 늘려주어 나이가 들어도 관절의 변형이나 통증 등을 예방해줍니다.
*칼럼니스트 조연상은 현재 '하라비(강남 할아버지) 한의원' 원장으로 선(仙)의학 학회장을 맡고 있으며 서울대 동양사학과와 세명대 한의학과를 졸업했다. 엄마와 아이의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위한 올바른 섭생법을 알려주고자 베이비뉴스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으며 한의원 홈페이지(www.harabiclinic.com)를 통해서도 환자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저서로는 『생활의 기미』, 『밥상 위의 한의학』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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