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인생을 사는 것, 그게 쉬운 육아의 비결”
“부모 인생을 사는 것, 그게 쉬운 육아의 비결”
  • 안은선 기자
  • 승인 2013.11.08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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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멘토 서천석 원장이 전하는 ‘쉽게 하는 육아의 비밀’

【베이비뉴스 안은선 기자】

 

어떻게 하면 육아를 좀 더 쉽게 할 수 있을까? 누구 하나 속 시원하게 정답을 알려주지 않으니 부모들로선 답답한 노릇. 트위터와 신문, 방송 등 여러 매체를 통해 두터운 팬 층을 확보하고 있는 육아멘토 서천석(44) 소아정신과 전문의가 전하는 ‘쉽게 하는 육아의 비밀’에 대해 들어보자.

 

현재 서울신경정신과 원장이자 행복한아이연구소 소장, 한국보육진흥원 아이누리자문단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서 원장은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계동 한국보육진흥원 교육장에서 한국보육진흥원(원장 이재인)이 마련한 부모교육 특강에 강사로 나서 100여 명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현실적인 육아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냈다.

 

서 원장은 “세계에서 한국 부모들처럼 육아를 잘 하기 위해 노력하는 부모들도 드물지만 그에 비해 아이들은 별로 행복해하지 않는다. 실제 우리나라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는 OECD국가 중 4년 연속 꼴찌”라며 “오히려 부모들이 너무 잘하려고 노력을 하다 보니 이러한 완벽주의가 아이들에게 굉장한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부모에게는 심각한 부담으로 되돌아와 건강한 육아에 방해가 되는 건 아닐까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서천석 서울신경정신과 행복한아이연구소 원장(한국보육진흥원 아이누리 자문단 위원)이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계동 한국보육진흥원 교육장에서 열린 한국보육진흥원(원장 이재인) 주최 부모교육에서 '쉽게 하는 육아의 비밀'이란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서천석 서울신경정신과 행복한아이연구소 원장(한국보육진흥원 아이누리 자문단 위원)이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계동 한국보육진흥원 교육장에서 열린 한국보육진흥원(원장 이재인) 주최 부모교육에서 '쉽게 하는 육아의 비밀'이란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 “나와 아이를 인정할 것”

 

서 원장은 먼저 나와 아이를 인정하는 것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말한다. 나도 문제가 있고 아이도 문제를 가지고 있지만 모두가 괜찮다는 것. 서 원장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결함이 없을 수 없다”며 “단점을 고쳐나가려는 노력을 하면 될 뿐, 단점이나 문제를 모두 고쳐야 한다는 마음이나 단점으로 인해 사랑받지 못할 거라는 마음은 우리를 굉장히 부담스럽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손가락 빠는 버릇을 예로 들었다. 서 원장은 “흔히 어린 아이들이 손가락을 빨면 어떻게든 고치려 한다. 입모양을 나쁘게 하고, 세균감염으로 병이 생긴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또 자라면서 대부분 이런 버릇은 사라진다”며 “애정결핍이 그 원인이라고도 생각하는데 만약 정말 그게 원인이라면 애정을 주면 되는 거다. 눈에 보이는 결과만 사라지게 한다고 원인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부모들은 아이에게 문제가 생기면 ‘문제가 왜 생길까, 큰 문제는 아닐까’ 걱정하고 불안해하며 자기 불안과 싸우느라 힘들어하는 엄마들이 많은데, ‘교육의 기회가 왔구나. 조금씩 발전시켜야지’ 마음먹고 천천히 해 나가면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육아를 하다보면 엄마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낄 수도 있고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며 “문제가 있는 건 당연한 인간의 모습이고 엄마가 못났든, 잘났든 아이에겐 지금 엄마가 가장 좋은 엄마다. 문제에 집착하느라 내 에너지를 다 쓸 것이 아니라 ‘이게 내 약점이야’하고 인정하고 조금씩 발전시키면 된다”고 말했다.

 

서천석 서울신경정신과 행복한아이연구소 원장(한국보육진흥원 아이누리 자문단 위원)이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계동 한국보육진흥원 교육장에서 열린 한국보육진흥원(원장 이재인) 주최 부모교육에서 '쉽게 하는 육아의 비밀'이란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서천석 서울신경정신과 행복한아이연구소 원장(한국보육진흥원 아이누리 자문단 위원)이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계동 한국보육진흥원 교육장에서 열린 한국보육진흥원(원장 이재인) 주최 부모교육에서 '쉽게 하는 육아의 비밀'이란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 “당장 바꾸려는 마음을 버릴 것”

 

서 원장은 아이를 변화시키기 위해 너무 조급한 마음을 갖지 말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당장 바꾸려고 하기 때문에 결국 못 바꾸는 게 육아 현실”이라며 “부모는 아이를 당장 바꾸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를 결국 바꾸는 사람이라는 걸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아요. 누가 그 사람을 격려하면서 얼마나 오래 끌고 가느냐에 따라서 결국 그 사람을 변하게 할 수 있습니다. 내 몸에 밸 때까지 잘못하고 배우고 잘못하고 또 배우면서 내 마음속에서 변화의 순간이 생기게 됩니다. 이 때 당장 바꾸려고 한다면 결국 사이만 나빠지게 돼요.”

 

또 서 원장은 “대부분의 부모는 걱정하는데 가장 많은 시간을 들인다. 하나를 선택하면 당연히 못하는 게 있는데 우리의 마음은 완벽한 상태에 대한 기대나 해야겠다는 소망이 있기 때문에 힘들어진다”며 “오지 않을 일이나 내가 선택할 수 없는 것을 선택하려고 시간낭비 하지 말고, 당장 아이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하면 부모로서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흔히 부모들은 아이들이 잘못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바로 지적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만 이에 대해 서 원장은 생각을 달리했다. 그는 “잘못을 그 자리에서 지적하지 않으면 모른다는 건 행동수정의 일반 원칙이지 자녀를 양육할 때 쓰기엔 적절한 방법이 아니다. 행동수정의 원칙을 이해하는 것과 실천적으로 적용하는 건 다른 얘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이가 부모 말을 안 듣는 가장 큰 이유는 부모가 지나치게 많은 말을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제가 생기면 바로 지적한다고 하는데 많은 문제들이 생겼다 사라집니다. 문제가 생긴 후 처음에 잘못된 거라고 지적한 후에도 못 고치면 그때그때 메모하거나 사진을 찍어서 한 번에 모아서 아이와 대화를 통해 가르치는 게 좋을 수 있어요. 아이에게 화내고 감정 낭비하는 데 들이는 시간이나 효과보다 메모해 아이를 이해시키는 게 훨씬 더 효율적입니다.”

 

서천석 서울신경정신과 행복한아이연구소 원장(한국보육진흥원 아이누리 자문단 위원)이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계동 한국보육진흥원 교육장에서 열린 한국보육진흥원(원장 이재인) 주최 부모교육에서 '쉽게 하는 육아의 비밀'이란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서천석 서울신경정신과 행복한아이연구소 원장(한국보육진흥원 아이누리 자문단 위원)이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계동 한국보육진흥원 교육장에서 열린 한국보육진흥원(원장 이재인) 주최 부모교육에서 '쉽게 하는 육아의 비밀'이란 주제로 특강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 “무엇보다 먼저 쉴 것”

 

서 원장은 특히 “아이보다 부모를 우선할 때 아이가 더 행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쉴 때도 지친 다음에 쉬는 건 이미 늦고, 지치기 전에 먼저 쉬어야 한다는 것.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자문의를 하고 있는 서 원장은 “출연자 가운데 이휘재 씨가 생후 8개월 된 쌍둥이를 48시간 동안 엄마랑 떨어뜨려 놔도 정신적인 충격이나 문제가 발생하지 않냐고 문의를 한 적이 있다”며 “아이가 이틀간 낯선 존재와 있으면 문제가 되겠지만 다른 한 부모가 있는 상황에서 한쪽 부모가 이틀 간 자리를 비운다고 해서 아무런 문제가 생기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과 육아에 있어서 모든 걸 완벽하게 하려는 한 맞벌이 엄마를 예로 들었다. 상담을 요청해 온 그녀는 일 끝나고 집에 가서 15분간 아이와 놀아주고, 밥을 해 먹이고, 아이 재우고 나면 지쳐 잠이 들고 또 아침이면 반복되는 일상에 너무 힘들어 ‘내 인생은 뭔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고. 그러다보니 아이가 잠깐이라도 말을 안 들으면 아이에게 짜증내게 됐다는 것.

 

서 원장은 그녀에게 퇴근 후 집에 들어가기 전에 15분 정도라도 잠깐 앉아 음악을 듣거나 쉬면서 집에 들어가 보라는 처방을 내렸고, 덕분에 그녀는 한결 가볍게 생활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서 원장은 “아빠들이 보조자로 집안일을 돕는 것 말고 전적으로 육아와 집안일을 하는 시간을 갖는 게 필요하다”며 “전업주부의 경우 하루 종일 아이 옆에 붙어있다 보면 엄마도 아이에게 짜증이 나게 마련이다. 육아의 질을 좋게 하려면 엄마들이 별도의 시간을 갖도록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 때 너무 멀리 갈 필요는 없다. 집 근처 놀이터든, 휴양지든 어디든 중요하지 않다. 내 몸이 덜 힘들고 지치지 않는 곳을 찾아내 놀면 된다. 아이에겐 그 순간 즐거웠나 안 즐거웠나가 중요할 뿐 어딘지는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서 원장은 “부모는 자식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식과 함께 사는 것이다. 자신을 잊고 매달린다면 왜 아이를 사랑하는지 모르고 아이는 자신이 사랑받고 있는지조차 모를 것”이라며 “무엇보다 내 삶을 사랑하고 내 인생을 사는 것이 육아를 쉽게 하는 비결”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많은 이들의 마음을 보듬고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는 서 원장은 트위터(twitter.com/suhcs)에 육아에 대한 짧은 이야기들을 올리고 있으며 9만 명 가량의 팔로워가 있을 만큼 인기가 높다.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트위터 글 등을 다듬어 ‘아이와 함께 자라는 부모’를 출간하기도 했다. 그 외 저서로는 ‘하루 10분 내 아이를 생각하다’, ‘서천석의 마음 읽는 시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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