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했던 11월, 아동학대 특례법 추진해야
우리나라 아동학대 현주소 확인했던 11월
[연재] 장화정 관장의 아동 권리 찾기

11월은 아동 보호의 측면에서는 잔혹한 달이었다. 울산에서는 계모의 발에 수차례 차인 8살 아이의 갈비뼈가 16개 부러져 사망하는가 하면 서울 은평에서는 계모에게 안부 인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골프채로 맞아 같은 나이의 아동이 사망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이 뿐만 아니라 춘천에서는 17개월 아기의 머리를 때려 반신불수를 만든 베이비시터까지, 불과 한 달 동안 이 모든 사건이 일어났다.
언제쯤에야 국민들은 이러한 안타깝고 속이 상한 뉴스를 듣지 않을 날이 올지, 울분과 통탄을 금할 수 없는 사건들이었다.
이로 인해 아동학대를 근절하기 위해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하지만 단순한 처벌만이 해결책은 아니다.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학대행위자를 ‘아동학대죄’를 물어 실질적으로 교화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학대행위자들이 상담이나 치료, 부모 교육 등을 거쳐서 건강한 가정을 만들어 올바르게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만들어 줘야 한다. 하지만 현 제도상으로는 학대행위자에게 이러한 것을 강제할 수 있는 법안이 없다. 이러한 문제는 현재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제일 큰 난관이다.
이뿐 아니라,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인력이 크게 부족하다는 점도 문제이다. 인구 2600만 명인 미국 텍사스 주의 경우 아동학대를 담당하는 인력의 수가 1735명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인구 4800만 명에 383명에 불과하다. 같은 인구수로 어림잡아 9배 정도 차이가 난다. 이마저도 지자체의 지원에 따라 지역별로 편차가 발생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동보호전문기관이 학대피해 아동에게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개입을 한다는 것은 아직은 시기상조로 보인다. 이로 인해 아동보호전문기관들은 상담원의 소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는 2년 전부터 아동학대 신고 건수가 1만 건을 돌파했다. 하지만 아직도 발견되지 않고 음지에서 신음하고 있는 아이들이 현재 발견된 아이들 보다 더 많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학대행위자의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아동학대특례법이 8개월 이상 통과되지 않고 계류 중에 있다는 것은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따라서 조속한 법안 통과와 대책이 필요한 한 달이다.
*칼럼니스트 장화정은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기관장으로, 아동학대예방사업 현장에서 17년째 학대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지원하고 그들의 웃음과 권리를 찾아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법무부 여성아동피해자 인권 가디언, 경찰청, 4대 사회악 근절 정책자문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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