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엄마 아빠 같이 쓰면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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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아, 넘어져도 괜찮아!"

경쟁의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되짚어 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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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두 아이 아빠 소인환의 육아토크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인데, 300만원이 넘는 피아노가 웬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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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구입 문제로 아내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웬만한 피아노 다 그 이상이야, 그게 인터넷 최저가야!”

 

“아파트에서 피아노 치면 민폐야, 그리고 아직 어린데 뭘 그렇게 비싼 걸 사!”

 

“요즘 건 소음 흡수하는 장치가 있고, 하은이 친구들 보면 벌써 다들 피아노 있어!”

 

“아무리 흡수장치가 있어도, 진동은 벽을 타고 전달되는 거야.”

 

“됐어, 사주기 싫으면 싫다고 해!”

 

신경전은 이틀 후 몇 십만원짜리 디지털피아노로 타결되었습니다.

 

피아노를 사러가서 딸의 반응을 살펴보니 비싼 피아노를 특별히 좋아하는 것 같지는 않은 것으로 마음대로 해석했습니다. 저 스스로는 피아노에 대한 자격지심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실 피아노는 사소한 예입니다. 최근 육아모드에서 교육모드로 넘어가면서 아이 엄마와 사사건건 부딪히고 있습니다.

 

이번엔 영어학원이 소재로 올라왔습니다. 아이가 학교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서, 영어문법을 가르치는 학원에 보내겠다는 것입니다.

 

“사교육 안 시키기로 하고 사립학교 보낸 것 아니었나, 아직 국어문법도 모르는 얘한테 무슨 영어문법이야!"

 

제가 아이를 사립학교에 보낸 것은 사교육 대신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맞벌이를 하고 있으니 사교육을 안 할 수 없는데, 비용을 따져보니 저렴한 사립학교에 보낼 정도는 되었습니다. 아이가 아무 것도 모르는 초등학교 시절만큼은 좀 더 좋은 환경을 선물해주고 싶었습니다.

 

영어학원 이야기가 나오니, 9살인 딸아이를 벌써 경쟁의 현실 속으로 떠미는 것 같아 고민이 됐습니다. 제가 껴안으면 이제 조금 컷다고 수줍어하지만 여전히 어리광을 부리는 아직 어린 딸인데 말입니다. 정해진 틀 속에서 경쟁하고 실패하면 상처가 남는 그런 삶을 벌써부터 아이에게 주는 것이 아닌가 걱정입니다. 1학년 땐 학교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만족했는데, 점점 경쟁이 부각되는 모습을 보니 괜히 사립학교 보냈나 후회가 됩니다.

 

넘어져도 괜찮아. ⓒ소인환
넘어져도 괜찮아. ⓒ소인환

 

시험이라도 다가오면 엄마의 다그침이 시작됩니다.

 

‘이렇게 하는 게 아니라고~’

 

‘무조건 묻지말고 스스로 먼저 해결을 해보라고~’

 

‘왜 같은 실수를 또 하냐고~’

 

‘생각을 하고 문제을 풀라고~’

 

저녁 밥을 먹으며 듣자니 오만가지 생각이 듭니다.

 

‘알아서 하라고 하고서는 틀린 것마다 잘 못 했다고 지적하면 아이보고 어떻게 하라는 거지?’

 

'왜 아직 어린 아이에게 이렇게 어려운 것을 가르치는 거지?'

 

그래서인지 아이는 공부만 하면 수동적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하면 되는 거야?’ 수시로 확인합니다. 매일 아침 ‘오늘은 무슨 옷 입느냐’고 묻습니다. 일기는 항상 ‘뭐뭐 해서 좋았다’로 끝납니다.

 

답답해서 참견을 하자면, ‘그럼 직접 애들 공부시키던지’ 하는 대답이 돌아옵니다. 저는 말문이 막혀버립니다.

 

자녀가 성공하려면 아버지의 무관심이 필요하다던데, 안그래도 요즘 회사일이 바빠져서 싸우기도 귀찮고 차라리 그냥 내버려둘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비슷한 고민을 하는 선배 부모님의 글을 찾아 읽다보니, 딸 아이가 첫 걸음을 뗐을 때 감동을 받아서 블로그에 썼던 글이 떠올랐습니다.

 

“사랑하는 딸아! 넘어져도 괜찮아, 넘어져도 되는 세상은 내가 한 번 만들어 볼께.”

 

혹시 제 딸이 넘어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경쟁속의 삶에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오늘 저녁엔 아내와 조용히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그리고, 주말엔 정해진 틀 속의 경쟁이 아닌 새로운 도전을 위한 모험을 찾아 떠나봐야겠습니다.

 

“하은아, 하정아! 넘어져도 되는 세상은 아빠와 같이 가보자~.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고 뛰어보렴.”

 

*칼럼니스트 소인환은 미생물공학과 교육학을 공부했으며, 두 딸과 주말에 북한산에 가는 취미를 가지고 있다. 온라인 교육 전문지 기자, 교육기업 홍보, 채용 및 교육 담당자를 거쳐 현재는 유아교육기업에서 건강한 유아교육 환경을 만드는데 기여하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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