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찾아간 서울 서초구 서초영어센터의 ‘유치부 영어 파닉스(phonic)’ 수업에서는 노래와 그림을 통해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었다.
이날 수업의 주제는 알파벳 G, H, I의 발음법. 강사는 각 단어에 해당하는 단어를 보여주며, “G는 그그그 걸(Girl), 글라스(Glass), 고릴라(Gorilla). H는 흐흐흐 햇(hat), 히포포타머스(hippopotamus), 핸드(hand). I는 이이이 이글루(igloo), 인섹트(insect), 인디언(indian)”이라며 노래에 맞춰 반복적으로 발음 교육을 했다. 수업을 듣는 아이들도 반복되는 소리를 따라하며 발음을 익혔다.
영어교육은 언제 시작해야하고,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강사는 “거부감만 없다면 어리면 어릴수록 영어를 배우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언어체계가 갖춰지기 전에 영어를 가르쳐야 한국어와 함께 쉽게 배울 수 있다. 만약 아이의 언어체계가 이미 발달했다면 놀이를 통해 영어가 재미로 다가가도록 해야 한다. 계속적으로 반복하고 리듬을 이용해 흥미를 유발해야 한다”고 답했다.
영어교육을 언제 어떻게 시작해야 되는지에 대한 엄마들의 관심은 대단하다. 하지만 주변에서 그 정확한 시기와 방법에 대해 확실한 답변을 해주는 사람들을 찾는 것은 힘들다. 자신의 경험에 의존해 해주는 조언들 속에서 공통점을 찾기가 어렵다. 학자들 역시 영어교육의 시작과 방법에 대해 확실한 답을 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 언제부터 시작해야 하나?
영어교육을 시작해야 하는 나이에 대해 학자들의 의견은 분분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육학자, 언어학자들이 아이가 국어를 비롯해 언어에 관심을 갖게 되는 나이에 시작해야 한다는 데에는 동의했다. 그리고 그 시기가 빠르면 빠를수록, 어리면 어릴수록 좋다는 것에는 입장을 같이 했다. 특히, 13세가 되면 뇌의 언어습득 능력이 떨어지므로 그 이전에 시작하라고 조언했다.
뇌신경학자 브로카(Broca)는 “인간의 두뇌는 유아기에 가장 빠르게 발달한다. 우뇌가 폭발적으로 발달하는 만 5세 이전 유아기는 외국어를 받아들일 때 모국어와 같은 언어 저장 공간에 저장한다. 따라서 모든 것을 이미지로 받아들이는 우뇌시기에 영어환경에 노출되면 그만큼 자연스럽고 쉽게 외국어를 습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 영어교육, 어떻게 해야 하나?
많은 교육학자들은 아이들은 먹고 보고 듣고 하는 오감을 통해 배우기 때문에, 영어 역시 오감을 통한 놀이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어떤 아이는 노래를 듣고 부르는 것을 좋아하지만, 어떤 아이는 뛰어 노는 것을 좋아하고, 또 어떤 아이는 책 읽어주는 것을 좋아한다. 아이들의 발달 정도와 욕구에 맞춰 다양한 영어 놀이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
아동발달학자 졸리(Jolly)에 따르면 인간은 유희 본능이 있어 이를 자극하면 학습자의 동기를 유발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즉, 학습 역시 노래나 게임을 통해 학습 자체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주고, 내용을 반복해 자연스럽게 영어를 학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1990년 언어교육학자 위버(Weaver)는 언어 교육 이론에 따라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등 네 가지 언어 기능을 통합해서 가르치는 방안으로 이야기 활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아이들이 영어에 대해 조금씩 말문을 트고 영어와 친해질 수 있게 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부모가 아이와 함께 영어로 놀이하는 것이다. 반복되는 구절의 노래를 부른다거나 주변의 사물을 플래시카드로 만들어 게임을 하고 아이가 좋아하는 영어동화책을 읽어주는 등 놀이를 통해 영어를 자연스럽게 접하도록 해주면 아이는 금세 영어에 흥미를 갖게 된다.
어리면 어릴수록 좋은가봐요
말을 어느정도 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