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이 만든 지역화폐 '산하머니'
주변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연재] 볍씨 아빠의 육아일기
지난 한 학기 대학원을 다니면서 나의 공부에 대한 주제는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두 가지 주제였다
'기본소득'과 관련해서 간단히 설명을 하자면, 모두에게, 자산 심사없이, 매달 일정 금액을 현금으로 제공하는 제도를 뜻한다. 예를 들면 양육수당이 대표적일 것이다. 양육수당을 받는데 있어서 필요한 것은 내 아이가 몇 개월인지 확인만 되는 것이다. 이를 다른말로 표현하면 '육아 기본소득'이라고 부를 수도 있다. 우리 사회에서 보편적으로 제공되는 사회복지 지원제도는 무상급식, 장애인 및 노인에 대한 지하철 무임승차 등이 있을 것이다. '기본소득'은 '시민수당'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보편적으로 모두에게 일정금액을 제공한다는 것은 아직 우리 사회에서 어려운 점이 있을 것이다.
두 번째 나의 공부 주제는 '지역화폐'였다. '지역화폐'는 지역에서 필요에 따라 '돈'을 만들어서 쓴다는 개념이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에 튼튼한 공동체를 만들기도 한다. '지역화폐'와 관한 사회운동은 1980년대부터 다른 나라에서 진행되어 왔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진행되어 오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표적으로 '지역화폐'를 쓰는 곳은 대전의 '한밭 레츠'다. (자세한 내용은 검색을 하면 많은 내용이 나오니 참조 하시길)
'지역화폐'를 공부하면서 우리가 쓰는 돈에 대한 고민을 다시 하게 된 면도 있지만, 이를 나의 인간관계에 적용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됐다. 산하를 키우면서 주변으로부터 아이의 옷, 장난감, 책 등 등 많은 도움을 받았다. 덕분에 가정경제에 많은 보탬이 됐다. 많은 사람들에게 받은 보답을 잘 해야 하는데. 문제는 나와 아내는 그리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충분히, 잘 전달하지 못한 성격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지역화폐'를 매개로 사람들에게 받은 고마움을 전달해보면 어떨까 생각을 하게 됐다.
우선 아내와 나는 이름을 지역화폐의 이름을 정하기로 하였다. 산하 이름을 처음 정할 때 친구 녀석이 모 대부업계 광고 로고송을 부르면서 "산하머니" 아니냐면서 놀린 적이 있었다. 그때 아내는 불쾌해 했지만, 불현듯 그 이름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우리집 '지역화폐'의 이름은 '산하머니'로 결정됐다.
그럼 '산하머니'의 성격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에 대한 고민을 하였다. '산하머니'를 만든 목적은 우리에게 도움이 준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달하겠다라는 생각도 있지만, 보다 즐거운 인간관계를 만들어 보자는 의도도 있었다. 그래서 '산하머니'는 시간이 지나면 가치가 소멸되는 화폐로 만들기로 하였다.

화폐의 앞면은 산하의 사진과 '산하머니'의 의미를 적은 '돈보다 귀한 것'이라는 주제어를 정했다. 뒷면에는 '산하머니'의 성격을 적었다. 이 화폐의 사용기한은 한 달이다. 한 달이내에 이 화폐를 사용하지 않으면 소멸된다. 그리고 한 달 이내에 자신이 받고 싶은 것들을 적어야 한다. 식사대접, 허드렛일, 간식 이용 등. '산하머니'를 통해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자주 만나는 1석2조의 효과를 누리겠다는 것이다. '산하머니'는 이렇게 탄생하게 됐다.
'산하머니'의 본격적인 유통은 내년 초가 될 듯 하다. 물론 잘 안될 수도 있을 것이다. 내용을 좀 더 보완해서 우리 '산하'를 통해 재미난 인간관계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도 하면서.
*칼럼니스트 김광백은 10여년 가까이 장애운동을 하고 있는 활동가이며, 지역사회를 진보적으로 바꾸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시민입니다. 현재는 인천사람연대 장애의제 팀장으로 활동하면서 2012년 2월에 태어난 산하(딸, 태명 볍씨)의 육아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볍씨 아빠의 육아일기는 네이버 블로그(http://blog.naver.com/138100)를 통해서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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