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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에 든 우리 아이의 3단 폭풍구토

그날 밤 세탁기는 하염없이 돌고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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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볍씨 아빠의 육아일기

 

산하의 두 번째 생일을 축하하며. ⓒ김광백
산하의 두 번째 생일을 축하하며. ⓒ김광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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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금요일(7일) 저녁. 여느 때와 다름 없는 저녁이었다. 어린이집 다녀와서 목욕하고, 저녁밥 먹고, 엄마랑 아빠랑 놀고. 대신 평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아내가 약속이 있어서 산하가 잠을 잘 때에 엄마가 없다는 점이었다.

 

아내가 약속이 있어서 산하랑 인사를 하고 나갔다. 산하는 "엄마 다녀오세요"라고 인사하고 평소와 다름없이 잘 논다. 나는 산하 잠자리 준비를 한다. 요와 이불을 깐다. 자기전 세수와 이닦기를 했다. 그리고 미지근한 물을 병에 담아서 머리맡에 놓고 산하와 잘 준비를 마쳤다.

 

산하는 자기 전에 항상 어린이집 친구들 얘기를 해달라고 한다. 나는 산하의 단짝 친구인 '라0' 이야기를 꾸며서 해준다. 산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잠이 드는데,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라0' 이야기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산하가 갑자기 "엄마~"하면서 울기 시작했다. 평소에는 그렇지 않은데 울때는 '엄마'를 찾는 산하다. 예전에도 잠이 들기전에 아내가 밖을 나가면서 심하게 운적이 있어서 나는 산하를 안아주고 있으면 잠이 드려니 하고, 안아주었다.

 

사건이 지금부터다. 잠이 들듯 말듯 한 산하는 갑자기 폭풍 구토를 시작하였다. 산하의 구토로부터 이불을 보호하기 위해 나는 온몸으로 산하 구토를 받아내었다. 어차피 내몸은 더럽혀 지니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노력하였다. 그러나 양이 많았다. 깔아놓은 이불에 구토가 흘렸다. 으윽~ 얼른 산하를 안고 화장실로 가서 옷을 벗기고, 내옷도 벗고 머리도 감기고 목욕도 시켰다.

 

구토 후에 많이 놀란 산하였지만, 목욕하고 나서 기분이 좋아진 듯 싶었다. 이불도 다시 갈고 재우려고 안아주었다. 산하는 무척이나 졸려하였다. 안고 있으니까 눕고 싶다고 했다. 눈을 꼭 감은채 누웠는데 다시 2차 폭풍 구토를 하였다. 이번에는 손쓸 시간도 없이 이불에 직격으로 하였다. '으윽~' 방금 목욕도 하였는데. 산하의 온 몸과 머리카락에 구토가 묻었다. 다시 화장실로 '휘익~' 산하는 울고, 구토냄새는 계속나고 치워야 하는 이불들도 있고. 그래도 그려려니 목욕도 시켰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몰랐다. 산하의 구토가 이정도로 마무리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다시 산하 머리를 말려주고, 옷을 갈아입히고, 이불을 깔았다. 안아주면서 산하를 재웠다. 너무 졸린데 구토때문에 자지 못해서 피곤한지 금세 잠들었다. 다시 뉘었다. 그런데 이불에 눕는가 동시에 다시 3차 폭풍구토! 산하는 대성통곡하고, 산하 머리카락과 옷들, 이불들에 또 다시 구토가 묻게 되었다. 다시 화장실로 뛰어가 머리 감기고 씻겼다. 30분도 채 되지 않은 시간에 3차례의 폭풍 구토와 토사물 범벅인 이불과 옷들을 보면서 약간 망연자실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안되겠다 싶어 밖에 용무를 보고 있는 아내를 긴급호출하였다. 다행히 가까운데 있어서 아내가 금세 들어왔다. 산하를 아내에게 맡기고 다시 이불을 깔았다. 이번부터는 산하 옷을 입히지 않았다. 산하는 아내 품에서 잠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산하가 흘린 토사물을 치우기 위해 대청소를 시작하였다. 밤 10시에.

 

이후 산하는 계속해서 7~8번 구토를 계속하였다. 덕분에 아내 역시 여러번 옷을 갈아입게 되었다. 산하는 5번 정도 구토를 하고 나니까, 더이상 구토할게 없는지 토사물은 나오지 않고 그냥 헛구역질만 계속하였다. 산하의 헛구역질은 새벽까지 계속되었다. 덕분에 잠을 이루지 못하였고, 대신 많은 이불들과 옷들을 세탁기에 돌렸다. 산하는 곤히 잠들었지만, 나와 세탁기는 오밤중에 신나게 돌았다.

 

다음날. 산하를 데리고 병원에 갔다. 걱정했던 장염 혹은 다른 병은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저녁에 먹은 음식 중에 상한 것이 있었나 보다. 산하는 계속해서 배와 머리가 아픈지 엄마 품에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았다. 오후 5시쯤 되니까 기력을 회복했는지, 그때부터 밥을 조금씩 먹고 혼자 잘 놀기 시작하였다.

 

주변의 육아 선배들은 이런 산하의 이야기를 하니, 모두 한 목소리로, '아이 키우면 다 그래. 너무 걱정하지 마'라고 해주셨다. 산하를 키우다 보면 앞으로 더 험난한 일들도 있겠지? 하루정도 그렇게 힘을 쏟고 나니 피곤이 몰려온다.

 

*칼럼니스트 김광백은 10여년 가까이 장애운동을 하고 있는 활동가이며, 지역사회를 진보적으로 바꾸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시민입니다. 현재는 인천사람연대 장애의제 팀장으로 활동하면서 2012년 2월에 태어난 산하(딸, 태명 볍씨)의 육아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볍씨 아빠의 육아일기는 네이버 블로그(http://blog.naver.com/138100)를 통해서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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