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에게 약을 어떻게 먹여야 하나요?
아기에게 약을 어떻게 먹여야 하나요?
  • 칼럼니스트 허지웅
  • 승인 2010.09.13 12:56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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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론] 바람직한 아기약 복용법

[연재]허지웅 약사의 약이 되는 이야기

 

아기들이 아프게 되면 부모들은 두 번 당황하게 된다. 처음에는 아기가 아파서 당황하게 되고 약을 먹일 때 한 번 더 당황하게 된다. 평소에 엄마를 잘 따르며 우유와 이유식을 잘 받아먹던 아기도 신기하게 엄마가 약 먹일 준비만 해도 벌써 눈치를 채고 긴장하는가 하면 처음부터 발버둥 치며 엄마와 힘겨루기를 하는 아기들도 있다. 이쯤 되면 아기와 부모, 모두 전쟁을 치르게 되는데 과연 어떻게 먹이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한다.

 

아이에게 약을 강제로 먹이는 것을 잘못된 것이다. ⓒ베이비뉴스
아이에게 약을 강제로 먹이는 것을 잘못된 것이다. ⓒ베이비뉴스
무엇보다도 아기들에게 약을 강제적으로 어떻게든 먹이려고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일 뿐만 아니라 잘못 먹이게 되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약을 먹이는 자세와 위치부터 생각해보면, 먼저 아기를 눕힌 상태에서 주위 가족들의 도움을 받아 움직이지 못하게 잡고 엄지와 중지로 양 볼을 가볍게 눌러 입안이 자연스럽게 벌어지게 한 다음 약을 먹이는 것이 좋다. 만일 아기가 약을 삼키지 않고 입 안에 머물고 있으면 약을 삼킬 때까지 볼을 계속 지그시 누르고 있는다. 이때,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이렇게 반자의적으로 아기에게 약을 먹일 때 아기를 바닥에 평평하게 똑바로 눕히려 너무 애쓰거나, 아기를 안은 채 상체가 뒤로 처진 상태에서 약을 강제적으로 먹이게 되면 아기가 울고 보채면서 입 안에 있는 약이 기관지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고개를 약간 옆으로 돌리게 하고 머리와 상체를 조금 높여주는 것이 좋다.

 

특히 약을 강제적으로 먹이기 위하여 코를 잡고 먹이는 경우가 있는데 코를 잡으면 입으로만 숨을 쉬게 되고 이 상태에서 약이 기도를 타고 넘어가면 자칫 질식할 위험도 있고 기관지염이나 폐렴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아기도 약 먹는 것에 대해 공포감을 가지게 되기 때문에 절대 코를 잡고 억지로 약을 먹이면 안 된다.

 

먹이는 횟수(시간 간격)나 양은 같은 약이라도 질병과 증상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의사의 지시와 약사의 복약지도를 따라야 하며 보통 말하는 ‘식후 30분’은 아기에게는 일반적으로 무의미하다. 오히려 정확히 4시간이나 6시간 간격으로 일정하게 먹이는 것이 성인에 비해 신진대사 기능이 덜 발달된 아기에게는 중요함을 기억해야 한다. 아기들의 약은 대체로 위장장애가 적어 공복에 먹이는 것을 염려할 필요는 없으며 오히려 젖이나 분유를 먹인 후 약을 먹이게 되면 먹은 음식까지 다 토하기 쉽다. 또한 이전에 먹다 남은 약은 일반적으로 먹이지 말고 폐기하는 것이 좋다.

 

아기가 약을 먹은 후에 토했을 경우는 약을 먹인 시간을 확인해 봐야 한다. 20분 이내에 토했다면 다시 먹이고, 20분 이상이 경과했거나 토한 약의 양이 많지 않다면 더 먹이지 않아도 된다. 아기가 약을 자주 토하는 경우, 1회 분량의 약을 조금씩 나누어 먹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때는 약 먹이는 시간이 길어져도 괜찮으니 억지로 한꺼번에 정해진 양을 먹이려 하기보다는 아이가 받아들이는 만큼씩 자연스럽게 먹인다.

 
부모들이 아기에게 약을 먹일 때, 손쉽게 먹일 수 있다는 생각에 젖병에 우유와 함께 먹이는 경우가 있는데 절대 피해야 한다. 우유 맛이 이상해지면 기억력이 좋은 아기는 한번 쓴맛을 경험한 것을 잊지 않고 약을 타지 않은 우유도 의심하게 되어 다시는 안 먹으려 하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약과 음식물은 서로 피해야 할 경우도 있는데 이것은 경우에 따라 약효를 강하게 하거나 약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주스나 아이스크림 등도 가능하면 같이 안 먹이는 것이 좋다. 실제 약품을 정해진 용량보다 많이 아기가 복용한 경우, 응급처치의 한 방법으로 우유를 먹일 수 있는데 이와 같은 이유에서이다.

 

마지막으로 약을 먹인 후에는 아기에게 호흡곤란이 있는지, 피부에 발진이 있는지, 두드러기, 열등의 다른 증상이 있는지 살펴보고 만일 이러한 증상이 있으면 더 이상 약을 먹이지 말고 곧바로 병원이나 약국에 문의하거나 방문해야 한다.

 

약을 먹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들의 마음가짐이라고 할 수 있다.

 

약을 먹기 좋아하는 아기는 거의 없다는 것과 약을 주는 목적은 아기들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키우자는 데에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증상에 따라 너무 심한 병만 아니면 약을 한 두 번 안 먹이는 것이 억지로 먹이는 것보다 오히려 바람직할 수도 있다. 즉, 아기들에게 약을 먹이는 주된 원인은 열, 감기, 설사 등인데 이러한 증상들은 꼭 약으로만 치료되는 것이 아니고 몸 안에 있는 면역기능에 의해서도 자연히 회복되는 경우도 많이 있기 때문에 부모들이 먼저 마음의 여유를 갖고 먹이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Tip : 주사기나 약통은 사용하기 전에 반드시 깨끗이 씻고, 아이가 삼킬 수 있을 정도의 양을 조금씩 눌러 짜 주면 거부감 없이 약을 먹일 수 있다. 복약지도를 하다보면 약통을 늘 새 것으로 받아가거나 이런저런 이유로 서너 개 이상 받아가는 경우를 자주 본다. 물론 필요에 따라 약통을 더 받아 갈 수는 있다. 하지만 자라나는 아이와 환경을 생각한다면 불필요하게 새것을 가져가기 보다는 오히려 이미 받은 것을 깨끗이 세척하여 사용하는 것이 환경보호뿐만 아니라 아이에게도 안전하다. 왜냐면 약통은 완전 멸균된 것이 아니기에 반드시 사용 전에 세척이 필요하고 연약한 피부의 아이에게 새 옷보다는 형제, 자매가 입던 옷을 물려 입는 옷이 더 좋을 수 있는 이치와 같이 매번 새 것을 쓰는 것보다 이전에 사용한 것이 외관상 문제가 없으면 재세척하여 쓰는 것이 훨씬 더 우리 아기들에게는 좋을 수 있기 때문이다.

 


*칼럼니스트 허지웅은 약대 졸업 후 약국뿐만 아니라 국내 유수의 제약회사와 외국계 제약회사에서 제품의 허가등록, 학술, 소비자상담, 특허 및 상표등록, 생산, 품질보증 등 옴니버스한 제약산업을 두루두루 경험하고 현재 밸리데이션 전문연구회 회장으로 한국 제약산업의 발전을 위해 활동하고 있으며 "藥으로는 몸의 병을 치유하고, 詩로는 마음의 병을 치유하자"며 늘 사람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갖고 꿈꾸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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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val**** 2011-04-25 16:04:00
부모들의 마음가짐
얼마전 산모교실에서 강사선생님이 가장 강조

wo**** 2011-04-25 08:10:00
아이들은
약을 먹이는 순간..을 너무나 잘알더라구요~
좋은 정보 감사하구요..
울신랑님

no**** 2011-04-25 04:01:00
너무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알고 있는 내용인듯하면서도 다시 한번 짚어주셔서 저에게는 너무나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기 약먹이는 것 정~말 전쟁.. 완전 전쟁.
요즘 감기 걸려서 약을 먹일려고 하는데.. 너무 안 먹

tenys**** 2011-02-28 23:38:00
아이들 약먹이는 건 전쟁이죠..
어찌나 입을 안 벌리고 자꾸

dnwls**** 2011-02-28 08:16:00
아이 약먹이기가..
정말 힘들죠. 울 아가도 넘어릴때 약을 먹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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